[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를 최대 주주로 둔 소셜미디어(SNS) X(옛 트위터)가 미국 회계기준과 동떨어진 방식으로 재무 숫자를 조정해 기업 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X가 일론 머스크의 다른 기업인 xAI하고 진행했던 일부 거래도 의혹 영향권에 든다는 의혹도 나왔다.
 
일론 머스크 X 자의적 회계 처리 의혹 받아, 외신 "재무신뢰도 악화"

▲ 일론 머스크 X 최대주주가 20일 미국 메릴랜드주 옥슨힐 게이로드 내셔널 리조트앤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보수정치행동(CPAC)' 행사에 참석해 무대 위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블룸버그는 X 재무 현황을 잘 아는 취재원 발언을 인용해 “일반적 기준이 아닌 회계 처리 방식으로 나온 수치가 투자자의 낙관론을 지탱한다”고 보도했다. 

X가 “특수관계자(related parties)”와 같은 불투명한 주체로부터 수입은 기록하고 구조조정 비용은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이 거론됐다. 

X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인공지능(AI) 기업인 xAI로부터 2억 달러를 상회하는 수익을 거뒀다는 내용도 언급됐다. 반면 X가 xAI에 투자한 금액은 회계 장부에서 빠졌다. 

X는 xAI가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 ‘그록’으로 유료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비롯해 사업적으로 얽혀 있다. 

이를 종합해 X는 지난해 26억 달러(약 3조7280억 원)의 순매출 및 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14억 달러(약 2조78억 원)를 거뒀다고 밝혔다. 

그러나 X의 전신인 트위터는 2021년 51억 달러 매출을 벌고도 EBITDA 기준으로는 손실을 내 X 회계처리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블룸버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상장사에 요구하는 ‘일반기업회계기준(GAAP)과는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X는 440억 달러(약 63조790억 원)로 추정되는 기업 가치에 기반해 외부 투자금 유치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X는 투자자 모집을 위해 크게 개선된 회사 재무 정보도 공유했다. 재무 정보가 투자 유치를 위한 의도를 깔고 자의적 방식으로 작성됐을 수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는 “가치가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X는 여전히 부채를 떠안고 있는 기업”이라며 “금융당국이 경고하는 수준 이상의 부채 비율”이라고 짚었다. 

X는 최근 아마존과 애플 및 스텔란티스와 같은 대형 광고주 유치에 성공하며 재무 상황을 개선하고는 있다.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최측근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지녔다는 점도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 불투명한 회계 처리 의혹이 이어지면 신뢰에 악영향을 끼쳐 투자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 

조사기관 무디스애널리스틱의 데이비드 해밀턴 매니징디렉터는 “불투명한 회계는 재무정보 신뢰도를 낮춘다”며 “투자 리스크를 보상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을 일으킬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