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금융지주사와 및 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우리금융지주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미 '매운맛'을 예고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을 위해 '보험사 인수'라는 승부수를 던져둔 상황에서 금감원의 결과 발표가 인수 승인 가능성을 점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 '금감원 검사' 발표 앞두고 초긴장, 임종룡 '비은행 강화' 난항 겪나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감독원 정기검사 고비를 넘기고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완주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우리금융그룹>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2024년 주요 금융지주 및 은행의 검사결과’를 4일 발표한다.

이번 발표에서는 우리금융뿐만 아니라 KB금융지주와 NH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 대한 검사 결과가 함께 공개된다. 

금융업계의 시선은 발표가 임박하면서 우리금융으로 쏠리고 있다. 

우리금융이 은행, 증권, 보험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노리는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동양생명·ABL생명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1월 금융위원회에 인수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는 우리금융 비은행 강화를 위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승부수로 평가된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보험사가 없다. 2024년 5월 한국포스증권 인수로 증권사 포트폴리오를 갖춘 가운데 보험사 포트폴리오까지 채워 비은행 강화를 위한 기틀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검사 결과에 따라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행정규칙인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지주가 경영실태평가 종합평가등급에서 2등급 이상을 유지해야 다른 금융사를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

금감원은 이번 발표에서 바로 경영실태평가 종합평가등급을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번 검사 결과를 토대로 추후 우리금융이 경영실태평가 3등급을 받으면 동양생명·ABL생명 인수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문제는 우리금융에 대한 검사 결과가 가벼운 수준에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실시한 금감원 정기검사 결과 발표 시점은 당초 지난해 12월로 예정됐으나 국내 정치가 탄핵 정국에 진입하면서 2025년 1월 그리고 2월로 두 차례 밀렸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해 12월 시기 지연을 두고 “원칙대로 ‘매운 맛’으로 국민과 시장에 알리기 위한 취지다”며 “(검사 결과 발표를 미룬 것이) 경미하게 취급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그런 의미였다면 ‘약한 맛’으로 이번 달에 발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사이 우리금융 검사의 핵심 사안인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규모는 500억 원대로 늘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1월24일 부당대출 관련 배임 혐의 금액을 517억 원으로 정정공시했다.

부당대출 규모는 당초 350억 원으로 알려졌으나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100억 원대 불법 대출이 추가로 드러난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우리금융은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을 받더라도 최종적으로 금융위원회 승인을 노려볼 수 있다.

금융위는 대상 금융사가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정리 등을 통해 종합평가등급이 2등급 이상에 해당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예외적으로 자회사 인수를 승인할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 '금감원 검사' 발표 앞두고 초긴장, 임종룡 '비은행 강화' 난항 겪나

▲ 우리금융지주의 비은행 강화 전략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우리금융그룹>


다만 우리금융 검사 결과가 어떤 경향을 지니는지에 따라 보험사 인수뿐만 아니라 임 회장의 비은행 강화 전략이 곳곳에서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신청한 우리투자증권 심사 결과 역시 영향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매매업 인가를 받지 못하면 우리투자증권은 기업공개(IPO), 파생상품 거래 등 기업금융(IB) 관련 업무를 영위할 수 없다. 그룹 실적기여도 제고를 기대하기 어려워지는 셈이다.

임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이대로 멈춰 절벽 끝에 계속 서 있을 수 없다”며 “신뢰가 훼손된 우리금융을 더 단단한 신뢰의 기반 위에 바로 세우는 것은 지금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탄한 ‘도약기반’을 확보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위상을 더욱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