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들이 2025년 경영전략으로 ‘실행과 소통’을 내세웠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는 밸류업의 흔들림 없는 이행을 뒷받침하면서 역동적 조직문화로 시장 지배력 강화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KB금융 비은행 CEO들, 양종희 '밸류업' 화두에 '실행과 소통'으로 화답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2025년 최우선 경영과제로 밸류업 이행을 강조하고 있다.


20일 KB금융에 따르면 17일 KB국민카드와 KB증권, KB캐피탈을 마지막으로 상반기 주요 계열사 경영전략회의가 마무리됐다. KB금융은 3일 지주를 시작으로 10일에는 KB국민은행과 KB손해보험 KB라이프가 임직원과 함께 지난해 성과를 돌아보고 새해 경영 방향성을 공유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각각 경영전략회의 보도자료를 통해 경영계획과 목표 등을 시장과 공유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취임 뒤 첫 경영전략회의에서 사업전략과 아이디어 등의 실행을 통한 고객 가치 제고를 강조했다. 또 실행 문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는 소통 확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김 대표는 “실행이 최고의 가치가 돼야 한다”며 “조직 사이 장벽을 허물고 한 팀이라는 생각으로 활발히 협업하는 문화를 정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문철 KB라이프 대표이사 사장도 첫 경영전략회의에서 대담한 업무 추진력과 내부 구성원의 소통을 내세웠다. KB라이프는 빠른 실행력의 ‘스피드업’, 고객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밸류업’,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점프업’을 3대 경영전략으로 제시하고 실행력 강화를 위한 팀빌딩 강연과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KB증권은 경영전략회의에서 신년사의 연장선상에서 자산관리와 기업금융 등 핵심사업부문의 영업력 강화, 글로벌사업 확대 등 업무 추진력을 강조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밖에도 올해 취임 2년차에 들어서는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역시 고객 중심 경영 실행체계의 조기 완성을 목표로 제시했고 빈중일 KB캐피탈 대표이사는 플랫폼 수익창출 역량 강화를 위한 적극적 행보를 예고했다.

양종희 회장 시대 계열사 전문경영인의 목소리와 함께 그룹 공통 경영화두가 부각되면서 시장을 향한 메시지에 힘을 싣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 회장은 올해 밸류업 계획의 ‘이행’을 최대 경영과제로 강조하고 있다.

양 회장은 2024년 11월 ‘연례 주주간담회’에서 “기업가치 제고계획의 완성은 실행력에 달려있다”며 “밸류업 환경에 맞춰 질적성장을 추구하는 경영관리 체계로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히 이행해 신뢰를 쌓아가겠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올해 시무식과 직접 주재한 그룹 경영진 워크샵에서도 기업가치 제고계획의 이행을 가장 크게 앞세웠다.

또 밸류업에서부터 강조해온 ‘실행’의 경영철학을 KB금융그룹을 향한 신뢰와 연결해 그 의미를 더욱 확장하고 있다.
 
KB금융 비은행 CEO들, 양종희 '밸류업' 화두에 '실행과 소통'으로 화답했다

▲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17일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서 진행한 2025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KB국민카드 >


금리인하와 고환율, 미국의 정권 변화와 한국 정치 불확실성 확대 등 경영환경의 변화와 상관없이 고객과 시장에 약속한 내용을 지킬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KB금융그룹의 기초체력과 사업 경쟁력을 통해 근본적 기업가치를 입증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양종희 회장 취임 2년차인 올해도 비은행 계열사들의 역할과 존재감이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 이익 기여도가 가장 높다. 은행과 비은행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강점으로 은행업종 가운데서도 밸류업 대장주로 꼽히고 있다.

비은행 계열사의 호실적에 힘입은 이익체력 확보는 이자이익 의존도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고 주주가치 제고 실행력에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2024년 3분기 누적 기준 카드와 증권, 생명보험, 손해보험 등 비은행 주요 계열사 4곳의 순이익 비중이 전체의 41.7%에 이른다. 2022년 30.1%, 2023년 37.7%에서 지난해 비중을 40% 이상으로 키우면서 기여도를 높여가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비중은 약 29%, 하나금융지주는 17%대를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아직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비중이 5% 수준에 그친다.

BNK투자증권은 2024년 4분기에도 KB금융 비은행 계열사들의 수수료이익이 늘어나면서 그룹 비이자이익이 2023년 같은 기간보다 118.8% 급증한 것으로 추정했다. 

양종희 회장은 2025년 신년사에서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과 격변이 예상된다”며 “KB금융은 이런 상황에서 고객과 시장에 견고한 신뢰와 안정감을 보이고 주주환원 강화, 자본비율 관리,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제고 등을 흔들림 없이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