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의힘이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두고 양비론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폭력 세력과 거리를 두면서도 더불어민주당과 경찰을 비판하는 ‘줄타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워낙 파장이 커서 '아스팔트 우파와 손잡고 여론전을 펼친다'는 그동안의 전략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긴급회의에서 전날 새벽 벌어진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를 두고 “폭력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은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경찰의 과잉 대응이 이번 사태를 촉발한 측면이 있다면서 폭력 세력을 일부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서울서부지법 폭동을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판하면서 명확히 선을 긋지 못하는 것이다. 여기에 사태 책임의 일부를 경찰과 더불어민주당의 정치공세에 넘기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사법부 공격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라는 점에서 이런 줄타기 전략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의에서 같은날 오전 조희대 대법원장 주재로 대법원에서 열린 긴급 대법관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보고했다.
천 처장은 "법관 개인에 대한, 재판에 대한 테러 행위 시도는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 부정일 뿐 아니라 사법부, 국회, 정부 등 모든 헌법기관 자체에 대한 부정행위일 수 있어서 굉장히 심각한 사안으로 봐야 한다는 말씀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저도 그렇고 다른 대법관들도 그렇고 30년 이상 법관 생활을 하면서 초유의, 미증유 사태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요컨대 사법부가 '뿔'이 단단히 난 셈이다.
그는 법원 시설의 물적 피해는 6억 원 내지 7억 원정도 발생했으며, 건물 7층의 영장판사 방만 의도적으로 파괴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경찰도 이날 이번 사태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한 총 90명 가운데 66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날부터 순차적으로 신청하고 있다. 단일 사건으로 전례를 찾기 힘든 규모이다.
그동안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한 대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극우 지지층을 지키면서 중도보수 유권자들을 포섭하기 위한 여론전을 펼쳐왔다. 집토끼(보수진영)를 묶어 세우면서 산토끼(중도층)에서 '반이재명' 정서를 가진 이들을 규합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잘못된 행위라고 '마지못해' 인정하면서도 대통령을 탄핵하려는 민주당은 비판해 왔다. 일부는 윤 대통령을 체포를 막으려 했고, 더 심한 쪽은 아스팔트 우파 집회 단상에 올랐다.
최근 탄핵 찬성 여론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을 역전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국민의힘의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이런 전략이 이번 서부지법 폭력 사태를 계기로 기로에 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폭력사태를 두고 중도보수성향 유권자들과 극우성향 유권자들 사이에 큰 틈이 생겼기 때문이다.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은 자칫 헌번기관 전체 대한 공격을 용인할 수도 있는, 그래서 법치주의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반민주당 성향의 중도보수층도 이를 인정하기는 힘들다.
실제로 20~30대 남성들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중도우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에펨코리아’ 등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서부지법 폭동 사태와 관련된 국민의힘의 입장을 두고 ‘폭도를 제외한 모든 국민을 적으로 돌리고 있다’, ‘국민의힘이 완전히 극우로 가고 있다’는 등의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제는 ‘선택의 시간’이 오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집토끼와 산토끼가 두 방향으로 나눠 뛰고 있으니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아스팔트우파와 결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사법권능을 정면으로 부정한 이 행위를 두고 우리 여당이 먼저 조금 더 단호한 자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 역시 같은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번 사태는)법치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이며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폭력 세력과 거리를 두면서도 더불어민주당과 경찰을 비판하는 ‘줄타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워낙 파장이 커서 '아스팔트 우파와 손잡고 여론전을 펼친다'는 그동안의 전략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긴급회의에서 전날 새벽 벌어진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를 두고 “폭력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은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경찰의 과잉 대응이 이번 사태를 촉발한 측면이 있다면서 폭력 세력을 일부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서울서부지법 폭동을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판하면서 명확히 선을 긋지 못하는 것이다. 여기에 사태 책임의 일부를 경찰과 더불어민주당의 정치공세에 넘기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사법부 공격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라는 점에서 이런 줄타기 전략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의에서 같은날 오전 조희대 대법원장 주재로 대법원에서 열린 긴급 대법관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보고했다.
천 처장은 "법관 개인에 대한, 재판에 대한 테러 행위 시도는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 부정일 뿐 아니라 사법부, 국회, 정부 등 모든 헌법기관 자체에 대한 부정행위일 수 있어서 굉장히 심각한 사안으로 봐야 한다는 말씀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저도 그렇고 다른 대법관들도 그렇고 30년 이상 법관 생활을 하면서 초유의, 미증유 사태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요컨대 사법부가 '뿔'이 단단히 난 셈이다.
그는 법원 시설의 물적 피해는 6억 원 내지 7억 원정도 발생했으며, 건물 7층의 영장판사 방만 의도적으로 파괴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경찰도 이날 이번 사태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한 총 90명 가운데 66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날부터 순차적으로 신청하고 있다. 단일 사건으로 전례를 찾기 힘든 규모이다.
그동안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한 대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극우 지지층을 지키면서 중도보수 유권자들을 포섭하기 위한 여론전을 펼쳐왔다. 집토끼(보수진영)를 묶어 세우면서 산토끼(중도층)에서 '반이재명' 정서를 가진 이들을 규합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잘못된 행위라고 '마지못해' 인정하면서도 대통령을 탄핵하려는 민주당은 비판해 왔다. 일부는 윤 대통령을 체포를 막으려 했고, 더 심한 쪽은 아스팔트 우파 집회 단상에 올랐다.
최근 탄핵 찬성 여론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을 역전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국민의힘의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이런 전략이 이번 서부지법 폭력 사태를 계기로 기로에 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폭력사태를 두고 중도보수성향 유권자들과 극우성향 유권자들 사이에 큰 틈이 생겼기 때문이다.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은 자칫 헌번기관 전체 대한 공격을 용인할 수도 있는, 그래서 법치주의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반민주당 성향의 중도보수층도 이를 인정하기는 힘들다.
실제로 20~30대 남성들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중도우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에펨코리아’ 등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서부지법 폭동 사태와 관련된 국민의힘의 입장을 두고 ‘폭도를 제외한 모든 국민을 적으로 돌리고 있다’, ‘국민의힘이 완전히 극우로 가고 있다’는 등의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제는 ‘선택의 시간’이 오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집토끼와 산토끼가 두 방향으로 나눠 뛰고 있으니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아스팔트우파와 결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사법권능을 정면으로 부정한 이 행위를 두고 우리 여당이 먼저 조금 더 단호한 자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 역시 같은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번 사태는)법치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이며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