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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 이수환 "동남아 신용평가 고객 최적화 모델 제공"

조혜경 기자 hkcho@businesspost.co.kr 2024-12-16 16: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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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 이수환 "동남아 신용평가 고객 최적화 모델 제공"
▲ 이수환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 대표가 11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금융회사들이 ‘동남아시아 진출’을 두고 이야기할 때 가장 큰 걱정거리로 꼽는 것이 있다. 바로 신용평가다.

신용평가 체계가 꼼꼼하게 갖춰진 국내와 달리 빈틈이 많은 환경 속에서 평가 데이터가 부족한 일명 ‘씬파일러’들을 대상으로 성능이 우수한 신용평가모델을 마련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동남아시아시장에서 신용평가 기술로 금융사들의 러브콜을 받는 업체가 있다. 금융기관에 인공지능(AI) 기반 신용리스크 솔루션 ‘에어팩’을 공급하는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PFCT)가 주인공이다.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는 올해 2월 OK금융그룹 인도네시아법인 OK뱅크와 손잡고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 뒤로 약 1년 사이 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법인, 우리카드 인도네시아법인, 롯데카드 베트남법인까지 파트너사를 빠르게 늘렸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동남아 진출이 가속화하는 상황 속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의 인기 비결을 무엇일까.

11일 서울 서초구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 사무실에서 이수환 대표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실질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대표는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가 신용평가모형 개발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을 묻자 실질적으로 효과가 나는지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론적으로 좋은 모형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고객사가 원하는 효과를 내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는 고객사의 전략에 최적화한 모형을 제공합니다.”

이 대표는 신용평가가 어렵기로 소문난 동남아시아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핵심 경쟁력으로도 성능을 꼽았다.

신용평가모형의 성능에는 정보의 규모가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신용평가가 고객의 연체이력, 소비수준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분석해 대출 실행시 연체 가능성을 파악하게 해주는 시스템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동남아시아에서 ‘정보 부족’을 해소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한국과 다른 규제의 벽이 가로막고 있어서다.

“한국에서는 신용평가 데이터를 거래할 수 있어서 규모가 큰 회사와 작은 회사의 신용평가 데이터 격차가 크지 않습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의 경우는 각 금융사가 보유한 데이터로만 신용평가모형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는 신용평가모형의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실마리를 ‘데이터 규모’가 아닌 ‘데이터 해석’에서 찾았다.

국내와 다른 데이터 형태가 각 금융회사들이 동남아에서 신용평가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신용평가 데이터가 정형화한 형태라면 인도네시아는 미가공 데이터(로우데이터)가 그대로 제공됩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신용카드 개수가 5개 미만인 경우로 분류된다면 인도네시아에서는 보유 개수가 그냥 나옵니다. 거기에 문화적 차이도 이해해야 합니다. 인도네시아는 모계 사회적 성격이 있어서 자녀들이 어머니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뷰]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 이수환 "동남아 신용평가 고객 최적화 모델 제공"
▲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 직원이 금융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는 동남아 진출 초기 이런 데이터 형태의 차이를 극복하는 데는 집중했고 성과는 확실했다.

예를 들어 고객사가 기존에 사용하던 신용평가모형의 성능이 10이라면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의 모형은 30~40의 성능을 낸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너무 빠르게 성과를 창출하다보니 모형의 신뢰성 등에 의구심 어린 시선을 받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능이 확인되고 나서부터는 ‘정보의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문도 열렸다.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는 11월 인도네시아 1위 신용평가사 ‘페핀도’와 협약을 체결하고 AI신용평가 점수 체계 및 모델을 개발하는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페핀도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은 신용평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데 페핀도의 모든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국내기업은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가 유일하다.

“이번 계약은 페핀도의 모든 데이터를 바탕으로 AI신용평가모형을 만들어 금융기관에 공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해당 모형의 성능은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들의 신용평가 역량 고도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는 인도네시아에서 확인한 성과를 바탕으로 최근 베트남으로 발을 넓혔다. 다음 목적지로는 호주를 꼽는다.

“호주에서도 다양한 기회를 찾고있습니다. 아직은 한국의 신용평가 기술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되는 만큼 더 많은 곳으로 가보려고 합니다.”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회사(P2P·온투금융사) ‘피플펀드’에서 출발했다. 현재는 ‘아시아 최고의 렌딩테크(여신금융기술) 기업’을 목표로 한다.

이 대표는 1982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보스턴컨설팅그룹, 베인앤컴퍼니 등에서 10년 동안 경영컨설턴트로 일했다. 2015년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에 전략총괄이사(CSO)로 합류했으며 2023년 8월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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