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현대차그룹 임원 인사에서 승진한 이승조 현대차 부사장(왼쪽)과 구자용 현대차 부사장. <현대자동차그룹>
이번 인사에서 현대차 73명, 기아 43명, 현대모비스 20명 등 모두 239명의 임원이 승진했다. 우수인재를 대상으로, 성과에 대한 보상과 미래 리더십 육성을 위한 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그룹은 현대차 97명, 기아 38명, 현대모비스 20명 등 총 252명의 역대 최대 규모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지난해와 비교해 승진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이에 대해 그룹 측은 "이번 인사는 올해 역대 최대 실적 달성에도 회사·사업별 성과 기여도에 대한 면밀한 검증을 강화함에 따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규모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최대 시장인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집권과 글로벌 각 지역에서 심화하는 지정학적 리스크, 연비 규제 등 각국 정부 정책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경영환경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올해 최대 실적을 경신한 현대차는 지난 11월 사장단 인사에서 호세 무뇨스 사장을 사상 최초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로 내정한 것에 이어, 이번 승진 인사에서 해당 실적 경신에 기여도가 높은 인원들을 발탁해 승진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재무 목표 초과 달성과 2030 전략 수립 등 성과를 창출한 이승조 전무, IR담당 임원으로서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전원 'A등급' 획득과 인도법인 기업공개(IPO) 성공 등 성과를 이끈 구자용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기아는 지난 11월 사장단 인사에서 재무 목표 초과 달성의 공로를 인정받은 구 재경본부장 주우정 사장이 이미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로 내정됐고, 이번에 재경본부 내 요직과 미국판매법인 재무총괄 등을 거친 김승준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보임됐다.
또 시장 상황에 대한 탄력적 대응을 주도하며 최대 실적 달성에 기여한 이태훈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인사했다.
현대로템은 방산 사업부문의 대규모 해외 수주 실적을 이끌어낸 이정엽 디펜스솔루션사업부장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해 디펜스솔루션사업본부장으로 임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임원 인사에서 근본적 체질개선과 미래 사업전환 가속화를 주도할 핵심리더 발탁을 확대했다.
지난 사장단 인사에서 완성차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한 장재훈 부회장이 기획조정담당을 겸직한다.
장재훈 부회장은 그룹 관점에서 사업과 전략의 최적화를 통해 성과 극대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미래 신사업 육성과 투자를 총괄 관리하면서 변화와 혁신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해 나갈 예정이다.
또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구축을 주도할 중량감 있는 핵심리더 확보를 위해 모두 53명을 대상으로 부사장·전무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전기차(EV)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 등 친환경 모빌리티로의 전환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전동화를 앞당길 수 있는 혁신 기술 개발을 주도할 핵심인재 발탁을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배터리, 수소 등 에너지 영역 전반의 기술 개발을 이끌고 있는 김창환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전무와 내연기관과 전동화시스템을 망라한 구동계 핵심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한동희 전동화시험센터장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인사했다.
현대차그룹은 2025 사업 전략을 공표한 뒤, 신규 선임한 전체 임원 중 40대 비중을 2020년 21%에서 올해 41%로 2배가량 확대하며 미래 준비를 위한 리더십 세대교체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술 부문에서는 기본성능, 제어 등 기존 차량개발분야와 로보틱스, 전동화, 수소 등 미래 핵심기술 분야 우수인재를 고루 발탁했고, 신규 선임한 임원 중 64%가 40대다.
대표적으로 로보틱스지능SW팀장 주시현 책임연구원, 전동화프로젝트실장 곽무신 책임연구원, 수소연료전지설계2실장 한국일 책임연구원을 상무로 승진 인사했다.
더불어 조직 내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고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여성 임원 11명에 대한 승진도 단행했다.
작년 하반기 인사에서 4명이 승진했던 것과 비교해 약 3배 확대된 것으로, 브랜드, 정보기술(IT), 신사업·전략 등 고객가치 혁신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 임원이 배출됐다.
브랜드 감각과 글로벌 역량을 활용해 현대카드 브랜드 가치 제고에 기여한 현대카드 Brand본부장 류수진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인사는 내년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조직과 리더십을 최적화하는데 집중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그룹의 미래 사업 전환을 위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의 과감한 발탁과 육성 등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