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에 반대를 권고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ISS는 투자자들에게 12월12일 열리는 두산에너빌리티 임시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된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다.
▲ (왼쪽부터)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이 지난 10월21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두산에너빌리티-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 건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두산에너빌리티는 주총에서 두산밥캣을 분할해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의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ISS는 세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지침)을 제시하는 의결권 자문 전문기관이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에 반대를 권고한 이유로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사이의 이해가 상충된다는 점을 들었다.
ISS는 “이러한 이해상충은 소수주주를 희생시키면서 얻는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의 영향력을 이용하려는 경제적 유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기업이 소수주주들의 이해관계를 보호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ISS는 “해당 거래는 외부 평가기관을 거쳤지만 사외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 검토를 거치지 않는 등 주주 이해관계를 보호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보인다”며 “중대한 이해상충을 고려할 때 회사를 위한 최선의 대안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분할합병을 거쳐 핵심사업에 집중하게 되는 장점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합병거래를 찬성하기에는 재무적으로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ISS는 “두산에너빌리티를 하나의 사업에 집중하게 하고 비핵심 투자 자산을 분리하는 분할에 장점은 있지만 합병 거래는 설득력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금 수익이 부채를 더 줄이고 두산에너빌리티의 사업 확장 계획에 재무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금을 얻게 되는 단순 지분매각보다 복잡한 분할 합병을 진행하기로 한 이사회 결정은 최선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