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B핀테크 대표 강정훈 "사명부터 상품까지 KB 시너지 강화, 신뢰 바탕으로 성장"
조혜경 기자 hkcho@businesspost.co.kr2024-11-27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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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훈 KB핀테크 대표이사가 25일 강남역 드림플러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그룹에 최근 들어 ‘KB’ 이름을 단 계열사가 하나 더 생겼다.
KB금융그룹의 손자회사이자 KB캐피탈의 자회사인 ‘KB핀테크’다.
KB핀테크는 대출비교서비스 ‘알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팀윙크’를 모태로 한다. 지난해 12월 KB캐피탈이 팀윙크를 인수한 뒤 올해 10월 KB핀테크로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했다.
금융소비자의 편의 확대를 위해 금융상품 비대면 비교서비스가 나날이 늘고 있는 이때, KB핀테크는 어떤 성장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KB핀테크 초대 대표인 강정훈 대표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KB금융그룹과 시너지가 최대 무기입니다.”
25일 KB핀테크 사무실이 있는 강남역 드림플러스에서 만난 강 대표는 KB핀테크의 강점으로 그룹 시너지를 강조했다.
그룹 시너지라고 하면 계열사 상품 제휴 등이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강 대표가 첫 째로 꼽은 KB금융그룹과 시너지는 '신뢰'였다.
“나이대를 불문하고, 심지어 20대도 왜 핀테크업체의 대출비교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지 물으면 왠지 불안하다는 대답을 듣습니다. KB금융그룹 계열사라는 신뢰감은 여러 대출비교서비스 가운데 고객들이 KB핀테크를 선택하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대출비교서비스시장의 경쟁력은 누가 더 많은 제휴사와 상품을 확보했는지에서 나온다.
이런 측면에서 KB핀테크의 경쟁력은 토스나 핀다 같은 경쟁사와 비교해 아직 뒤처진다.
하지만 KB핀테크는 이들과 차별되는 무기로 KB라는 브랜드 힘이 지닌 신뢰를 새로 장착했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KB핀테크는 슬로건으로도 ‘가장 믿을 수 있는 금융 솔루션’을 내걸었다.
▲ 강정훈 KB핀테크 대표이사가 25일 강남역 드림플러스에서 KB핀테크의 사업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 대표는 고객 유치뿐 아니라 KB핀테크의 제휴 규모를 키우는 데도 KB금융그룹의 신뢰 이미지가 한몫할 것으로 바라봤다.
예를 들어 A은행이 이미 토스와 제휴하고 있는데 KB핀테크랑 또 다시 손을 잡아야 한다면 그 이유가 KB금융그룹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KB금융 계열사에서 저희 플랫폼으로 유입되는 고객들은 은행이나 증권, 카드 등 비교적 꾸준한 금융거래 내역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른 플랫폼에 광고로 유입되는 고객들과 비교해 조금 더 우량한 고객군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제휴사에 내세울 수 있는 KB핀테크의 차별성이 됩니다.”
KB핀테크는 그룹 계열사에서 대출을 시도했으나 승인되지 않은 고객들이 KB핀테크의 서비스 ‘KB알다’를 통해 다른 대출 상품을 찾을 수 있도록 연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강 대표는 이를 위해 올해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KB증권, KB저축은행, KB손해보험 등 계열사와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단계로 마지막 주자인 KB손해보험은 12월 서비스를 개시한다.
KB금융그룹과 시너지를 바라보는 강 대표의 시선은 대출비교서비스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KB핀테크는 대출비교서비스의 안정적 성장을 바탕으로 카드 상품 비교, 보험 상품 비교 등 여타 금융 상품 비교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할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아직 대출서비스 안에서도 자동차담보대출, 전세대출 등 확장해야 할 영역이 남아있습니다. 대출중개서비스를 조금 더 확대하고 안정화한 뒤에는 KB금융그룹 계열사들과 단순 대출상품 연계를 넘어 카드, 예적금, 보험 등 다양한 금융상품으로 협업 범위를 확대하려 합니다.”
애초 KB핀테크라는 이름을 정한 배경에도 이런 큰 그림이 있다.
▲ 25일 방문한 KB핀테크 사무실에 'KB핀테크' 로고가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사명을 정할 때 KB 뒤에 ‘업’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이 와야 한다는 가이드가 있었습니다. 현재 저희 대표서비스가 대출중개다보니 KB대출중개플랫폼 같은 이름도 검토했는데 사명을 그렇게 한정 지으면 확장성이 없어지게 됩니다. ‘핀테크’라고 했을 때 대출비교에 한정되지 않고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강 대표에게 KB핀테크는 대출비교서비스로서 두 번째 도전이다. 그는 토스에서 대출비교서비스를 이끈 경험이 있다.
KB캐피탈이 KB핀테크(당시 팀윙크) 인수를 계획하면서 그에게 대표직을 제안한 이유도 플랫폼 서비스를 성공시켜본 경험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1985년생으로 2010년 컨설팅기업 맥킨지 앤 컴퍼니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비바리퍼블리카(토스), 토스뱅크 등을 거쳐 2023년 5월 팀윙크 대표에 올랐다.
큰 기대를 받은 만큼 부담도 적지 않을 텐데 강 대표는 인터뷰 내내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조급하게 가지는 않겠다고 했다.
“대출비교서비스는 초창기 때 만들어보기도 했고 그동안 쌓아온 금융권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유의미한 시장규모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 부족한 제휴사와 상품, 이용자 수도 계속 늘려야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성장에 대한 자신이 있고 계열사 시너지 도움을 받으면 조금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직 출발 단계인 만큼 성장과 관련한 구체적 수치를 설정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아직은 구체적 목표를 정해두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올해 대출 승인액이 지난해보다 2배 정도 성장했으니 내년에는 그 이상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올해 기반을 마련한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는 더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KB금융그룹 시너지로 다른 영역까지 확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 KB핀테크 직원들이 25일 강남역 드림플러스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 KB핀테크 >
KB핀테크는 정식 출범을 했지만 아직 KB금융그룹 브랜드 통일 등 마무리할 작업들이 있다. 강 대표는 남은 변경 작업들은 올해 안으로 마무리할 계획을 세웠다.
“이번 주부터 홈페이지, 앱 아이콘 등 주요 서비스 화면에 KB금융그룹 글꼴과 브랜드 색채 등이 적용됩니다. ‘KB알다’로의 브랜드 변경과 함께 진행되는 서비스 고도화 작업은 12월 마무리 할 예정입니다.”
KB핀테크는 현재 34명의 직원이 있는, 리딩금융인 KB금융그룹 안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조직이다.
자유로운 스타트업의 문화를 유지하고 있어 정장을 입지도 않고 노란색 KB 배지도 없다.
하지만 강 대표는 KB금융그룹의 일원으로서 큰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KB핀테크로 새 출발을 하면서 우리가 하는 하나하나가 KB의 이미지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고객들께 한층 더 신뢰받는 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겁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