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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플라스틱협약] 유엔환경계획 총장 "오염 끝낼 '천년 조약' 만들어야"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4-11-25 15: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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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플라스틱협약] 유엔환경계획 총장 "오염 끝낼 '천년 조약' 만들어야"
▲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이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 공식 미디어 브리핑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부산] “우리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해 지난 천일 동안 협상을 거쳐왔고 이제 천 년은 갈 플라스틱 오염 없는 미래를 마련할 조약을 체결해야 합니다.”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은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플라스틱협약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5)'의 개막식과 바로 이어진 공식 미디어브리핑을 통해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 플라스틱 조약이 강력한 형태로 체결돼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국제플라스틱협약은 2022년 유엔환경총회(UNEA) 결의안 514에 의해 조약 구성을 위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이번 부산 회의가 마지막 정부간 협상 자리다. 부산 회의는 오는 12월1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미디어브리핑에는 안데르센 총장 외에도 루이즈 바야스 발디비에소 정부간 협상위원회(INC) 의장, 한민영 외교부 심의관, 죠티 마터 플립 INC 서기가 참석했다.

안데르센 총장은 “이번 회의에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세 가지로 플라스틱 오염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수단 마련, 오염 방지를 위한 제품 설계와 공장전환, 합의사항을 실천하기 위한 자금 마련"이라며 “이번 협상이 쉬울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여기에 참석한 모든 국가들이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임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환경계획에 따르면 플라스틱 오염은 매년 심각해지는 추세다. 플라스틱은 모든 해양 쓰레기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약 천 만 톤씩 늘고 있다.

그런데도 플라스틱 생산량은 매년 늘고 있어 1950년 230만 톤에 머물렀던 글로벌 플라스틱 생산량은 2015년 기준 4억5800만 톤까지 증가했다.

발디비에소 INC 의장은 “플라스틱은 단순히 환경오염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입히는 피해도 매우 크다"며 “해양 내 플라스틱 오염은 전 세계적으로 약 2조5천억 달러(약 3500조 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힌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제플라스틱협약] 유엔환경계획 총장 "오염 끝낼 '천년 조약' 만들어야"
▲ 발언하는 발디비에소 의장. <비즈니스포스트>
이어 “플라스틱 오염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미세 플라스틱은 이미 인체의 여러 기관에서 발견되고 있다”며 “이는 인류의 생식 능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암을 유발하는 등 여러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 만큼 이번 행사에 세계 각국이 갖는 관심도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INC 주최 측 발표에 따르면 현재 INC-5에 등록한 인원은 3800여 명, 참가국가는 177개국에 참관 기관은 600여 개로 집계됐다.

한민영 외교부 기후변화 심의관은 “한국은 지금까지 중요한 국제 행사를 개최해온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7일 동안 생산적 논의가 될 수 있도록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다"며 “이번 협상이 마지막 회차인 만큼 회의장소 사용에도 최대한 유연성을 발휘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에서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은 플라스틱을 생산 단계에서부터 규제할지 여부다.

유럽연합(EU), 르완다, 페루 등 우호국연합(HAC) 소속국들은 플라스틱 전주기에 걸친 강력한 협약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들은 여기에 반대하고 있다. 이번 INC-5 개막 전에 이뤄진 사전 협의 과정에서도 사우디와 러시아 등은 여전히 생산 규제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플라스틱협약] 유엔환경계획 총장 "오염 끝낼 '천년 조약' 만들어야"
▲ 발언하는 한민영 외교부 기후변화 심의관. <비즈니스포스트>
발디비에소 의장은 이와 관련해 “앞서 얘기가 나왔듯 이견도 있고 (참가국들 사이에) 서로 이해가 상충하는 부분도 있다"며 “협상은 늘 그렇기 마련이고 그렇기에 우리는 회원국들에 이 문제에 지속적으로 검토를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이점을 좁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고 이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협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협상을 직접 담당할 그룹에도 당부한 부분이고 의장으로서 각자에게 협상 여지를 주고 싶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회원국들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우호국연합과 산유국 사이에서 애매한 입장을 보이며 비판의 대상이 됐던 한국은 이번 개막 행사에서 전주기에 걸친 플라스틱 규제 포함을 찬성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심의관은 “한국은 그동안 강력한 국제플라스틱협약 체결을 강력하게 지지해왔다"며 “우리는 플라스틱 전주기, 생산부터 폐기물까지 다루는 체결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한 심의관은 “이런 흔들림없는 의지를 통해 강력한 협약 달성을 이끌어나갈 것이며 각국의 컨센서스 형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중차대한 과제이며 INC-5가 이런 역사적 성과를 이끌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발디비에소 의장은 “한국은 이번 부산 협상 자리 개최에 있어 굉장히 그 역할을 잘해줬다"며 “협상 과정에서도 적극적, 건설적 역할을 해와 굉장히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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