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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사람과 비슷해지는 게임 컴퓨터 캐릭터, 싱글 게임 선호도 더 높아지나

이동현 기자 smith@businesspost.co.kr 2024-11-22 16: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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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사람과 비슷해지는 게임 컴퓨터 캐릭터, 싱글 게임 선호도 더 높아지나
▲ 엔비디아는 2023년 5월29일 인공지능(AI) 컴퓨터 캐릭터(NPC) 제작 엔진 '아바타 클라우드 엔진(ACE)'을 활용해 생성형 AI가 탑재된 '진'(사진)이라는 캐릭터 영상을 공개했다. <엔비디아 유튜브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장으로, 게임 분야에서도 이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게임 업계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를 컴퓨터 캐릭터(NPC)에 적용해 게임 콘텐츠의 품질을 향상시키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AI 적용으로 NPC가 마치 사람과 비슷하게 작동하면 혼자서도 완성도 높은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AI가 진화할수록 혼자서 즐기는 싱글 게임이 더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게임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생성형 AI를 접목해 인간처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NPC를 제작하려는 시도가 게임 업계에서 지속되고 있다.

구글은 지난 15일 스탠포드 대학교와 함께 1052개의 AI NPC를 제작해 사회통계학적 실험을 진행했다. 

AI NPC는 거대언어모델(LLM)에 기반한 신경망 학습으로 만들어졌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실제 사람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나이, 인종, 성별, 교육 수준, 정치 이념 등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샘플링한 학습 데이터가 사용됐다.

이렇게 형성된 AI NPC는 한 사회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돕는 종합사회조사(GSS)에서 학습 데이터를 제공한 인물과 85%의 답변 일치율을 기록했다.

연구진은 "기존 인구통계학 모델이 특정 집단에 편향된 결과값을 내놓는 것과 달리 AI NPC는 편향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며 "오히려 각 개인의 개별적 배경과 경험을 더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이 AI NPC를 직접적으로 게임에 도입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IT기업 텐센트는 이미 실제 게임에서 이를 구현하고 있다.

텐센트 산하의 게임 개발사 '텐센트 게임즈'는 지난 8월30일 슈팅 게임 '아레나 브레이크아웃'에 적용한 AI NPC인 '파쿨(F.A.C.U.L.)'을 소개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게임 이용자는 2명에서 3명의 AI NPC에 음성으로 명령을 내렸고, 각 NPC 개체는 주변 사물과 명령을 인식해 적절히 게임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를 들어 특정 물건을 넘겨달거나 어디를 사수하라는 간단한 명령부터, 아군과 적의 상태에 대한 자체 보고, 명령을 거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등 실제 슈팅 게임에 필요한 행동을 무리 없이 이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엔비디아의 AI NPC 제작 엔진 '아바타 클라우드 엔진(ACE)'이 탑재된 게임도 2025년 출시될 예정이다. ACE는 2023년 5월29일 자체 상호 작용을 수행하는 NPC 캐릭터 '진'이 등장하는 영상을 공개해 전 세계 게임 이용자들에 큰 충격을 줬다.

미국 IT 매체 톰스하드웨어와 더버지 등에 따르면 ACE는 오픈AI의 'GPT-4o'를 기반으로 음성을 생성하고, 웹카메라 등을 통해 게임 이용자 모습이나 주변 상황까지 식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기업 가운데 게임 내 AI NPC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곳은 크래프톤이다. 크래프톤은 지난 7일 진행한 3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자체 AI NPC 'CPC' 개념을 제시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이강욱 크래프톤 딥러닝본부장은 "CPC는 이용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협력 게임을 할 수 있고, 플레이어가 CPC 조언을 받거나 CPC 플레이를 지도할 수도 있다"며 "CPC 구현을 위해 지금까지 축적한 원천 기술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CPC는 비용이나 서버 문제에 영향을 받는 거대언어모델(LLM)이 아닌 게임 클라이언트(실행 프로그램)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언어모델(SLM)을 기반으로 구현될 예정이다.

이 본부장은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와 배틀로얄 슈팅게임 '배틀그라운드'에 우선 CPC를 적용할 것"이라며 "인간과 CPC가 함께하는 새로운 차원의 게임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인조이는 NPC들과 상호 작용을 통해 '카르마'라는 수치를 올리는 게 주요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CPC가 도입되면 일정한 선택지에 따라 효율만을 중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게 선택지를 탐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틀그라운드에 도입되는 CPC 모습은 텐센트가 접목한 AI NPC와 유사한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AI로 사람과 비슷해지는 게임 컴퓨터 캐릭터, 싱글 게임 선호도 더 높아지나
▲ 영국 시장조사업체 미디어리서치가 2023년 1분기부터 2024년 1분기까지 주요국 게임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25세 이상의 게임 이용자는 1인용 게임(싱글 플레이)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리서치 웹사이트 갈무리> 
1인 게임(싱글 플레이) 선호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AI NPC는 싱글 모드 게임을 더욱 풍부하고 몰입감 있게 만드는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미디어리서치는 2023년 1분기부터 2024년 1분기까지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독일, 프랑스, 폴란드, 터키, 남아프리카 게임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참가자의 53%가 싱글 플레이 게임을 더 선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5세 이상의 이용자 사이에서 싱글 플레이 게임은 압도적 인기를 차지했다. 16~24세 연령 층에서만 '플레이어 대 플레이어(PvP)' 게임 선호가 두드러졌다.

미디어리서치 측은 "젊은 세대는 사회적 놀이에 더 많은 중점을 두지만, 20대 중반부터는 삶이 바빠져 약속 시간을 조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그러다 보니 싱글 플레이 게임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AI 연구자이자 게임 디자이너인 마이크 쿡은 최근 인터뷰에서 "AI NPC와 상호 작용을 위해 많은 대화를 계속해 이어가야 한다면 피로감만 높아질 것"이라며 "AI NPC 경험은 짧고 집중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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