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쏘아올린 '통신 밸류업' KT·LG유플러스도 곧 발표, "코리아 밸류업 편입 재시도"

▲ SK텔레콤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가동하며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에 도전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SK텔레콤이 이동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자본효율성 개선에 나섰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가 선정하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에 재도전한다.

KT와 LG유플러스도 조만간 SK텔레콤에 이어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통신업계와 증권업계 따르면 SK텔레콤이 지난 24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것을 두고 자본효율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움직임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 정책의 개선을 기대하던 투자자 입장에서 다소 소극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을 것이나 자본효율성 개선이라는 방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과거 20년 동안 SK텔레콤의 실적을 보면 본업에 집중한 동안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은 모습을 보였으며, 주가 역시 ROE 상승에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SK텔레콤은 2026년까지 ROE를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ROE란 기업이 자기자본(주주지분)을 활용해 1년 동안 얼마의 돈을 벌어들였는가를 나타내는 대표적 수익성 지표다. SK텔레콤의 2022년과 2023년 ROE는 각각 8.1%, 9.6%였다.

SK텔레콤은 목표 달성을 위해 비핵심·저효율 자산은 매각하고 유무형 자산 운영비를 최소화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ROE는 그동안 국내 경쟁사 대비 높았지만, 미국이나 일본 통신사에 비하면 낮았다”며 “미국 버라이즌과 AT&T, 일본 KDDI의 지난해 ROE는 13%~14%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효율적으로 자원을 배치하려는 움직임은 KT와 LG유플러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KT는 현재 자회사 KTOSP와 KTP&M(가칭)을 설립해, 망 유지보수·개통 관련 업무조직을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대 5700여 명의 직원을 자회사로 전환 배치하거나, 특별 희망퇴직을 추진하고 있다.

퇴직 인원이 3천 명에 이른다고 가정했을 때, KT가 절감할 수 있는 인건비는 519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또 지난해 6.1%까지 떨어졌던 ROE는 2025년 8.5%까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임의로 KT 인건비 감소 효과를 연간 3천억~5천억 원이라고 추정했을 때 2025년 예상 총주주환원수익률은 최소 6.2%, 특별주주환원 시 8% 중후반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수익 개선에 따른 주주환원 확대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SK텔레콤이 쏘아올린 '통신 밸류업' KT·LG유플러스도 곧 발표, "코리아 밸류업 편입 재시도"

▲ KT와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에 이어 조만간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KT는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밸류업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8월 콘퍼런스콜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검토해왔으며, 그 결과는 시장의 기대에 맞춰 구체화할 때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도 이르면 11월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주환원 측면에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의 올해 기대 배당수익률은 6.6%로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높다”며 “11월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밸류업 프로그램에는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자사주 취득·소각 등의 추가 주주환원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통신 3사는 모두 올해 9월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들어가지 못했다.

통신사들은 배당금이 높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등 대표적인 저평가 기업으로 분류됨에도 ROE가 낮아 지수 선정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통신사들이 체질개선 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만큼, 올해 말 이뤄지는 ‘코라아 밸류업 지수’ 리밸런싱에서 편입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지 않은 기업이 실적발표와 함께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다면, 그 자체에 따른 효과뿐만 아니라 향후 밸류업 지수 리밸런싱이 있을 때 신규 편입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