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토교통부의 항공사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24일 국토교통부의 항공운송사업자 관리·감독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항공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국토부의 항공사 관리·감독 강화하는 법안 발의

▲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국토교통위원회)은 국토교통부의 항공운송사업자 관리·감독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항공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진 황운하 의원실>


이 법안은 항공소비자 보호법으로도 불리며 △항공정책기본계획에 공정한 경쟁환경 포함 △ 피해구제를 위한 국토부의 자료요구 권한 부여 △피해구제 현황 및 마일리지 적립사용 현황 공개 등을 뼈대로 한다. 
 
국토부가 황운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이 한 해 출발·도착이 1 시간 이상 지연된 건수는 1만2322건이다. 

티웨이항공이 2402건으로 가장 많았고 진에어(2335 건), 제주항공(2299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국내 대형항공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지연 사례는 각각 1458건, 1741건이다.

항공사들의 보상 규모도 도마에 올랐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13건을 현금 보상했고 올해 들어서는 7월까지 26번의 보상을 진행했다. 

에어부산은 40회가량 식사 쿠폰이나 현금 지급 등으로 보상했고 제주항공은 구체적 내역 없이 8건을 보상했다고 보고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출·도착 지연에 따라 소비자 피해 구제에 나서 승객들에게 보상한 사례는 한 차례로 보고했다. 대한항공 측은 "지연 시 현장에서 자체 서비스를 통해 보상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이의를 제기해 피해 구제 차원에서 보상한 것이 1건"이라고 설명했다.

월간 항공소비자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지연 건수는 555건으로 전년 2분기보다 35% 증가했다. 

또한 운송불이행과 지연 건으로 피해구제가 접수된 사례는 전년 2분기보다 두 배 늘어 120건에 이른다.

항공사들이 배상 기준으로 삼는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은 지연 시간에 따라 해당 구간 운임의 10~30% 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황 의원실은 “소비자가 이를 입증하기 어렵고 항공사의 지연 이유를 나눌 명확한 세부기준이 없어 실제 보상으로 이어지기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황 의원실은 대한항공과 아시나아항공의 합병이 임박하며 항공운송사업 독과점에 따른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9월 국회에서 개최된 '항공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한 입법토론회'의 발제자로 참석했던 박상인 서울대학교 교수는 "항공권 가격 인상 우려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치가 실효성이 없다"고 짚었다.

보통 다른 나라의 경쟁당국은 항공사들의 가격경쟁을 유도하여 소비자에게 유리한 할인율을 적용하도록 관리한다는 것이다. 

국적기를 선호하는 국내 항공산업 특성상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을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경쟁사였는데 기업결합 이후 가격경쟁은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 의원실은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대형항공사 결합 후에도 공정한 경쟁이 계속되는지 당국의 적극적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대한항공의 반기보고서에서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2조5천억 원 규모다. 10년 전인 2014년 상반기 약 1조5억 원과 비교해 1조원 가까이 늘었다. 마일리지는 유효기간이 있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소멸되기 때문에 이연수익으로 분류된다. 

소비자가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을 못한 마일리지는 10년이 지나 항공사의 수익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황 의원실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로 잡혀있는 마일리지를 인위적으로 낮추려 할 수도 있는 만큼 국토부가 소비자 피해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황운하 의원은 "코로나19 때 항공사에 국민 혈세가 투입됐다"며 "기업결합을 앞두고 나오는 각종 우려사항에 대한 국민의 물음에 항공사도 명확한 답을 내놔야 한다" 고 말했다. 

그는 "국토부가 더욱 강력한 의지와 권한을 갖고 항공소비자를 보호하고 항공운송사업의 경쟁을 촉진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