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도널드 존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충격을 하루 만에 털어내며 2000선 회복에 성공했다.

트럼프 당선자의 수락연설이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낮췄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스피 지수는 10일 전날보다 44.22포인트(2.26%) 오른 2002.60에 거래를 끝냈다.

  국내증시, 트럼프 경계심 완화돼 하루 만에 반등  
▲ 코스피지수가 10일 전날보다44.22포인트(2.26%) 오른 2002.60에 거래를 끝낸 가운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뉴시스>
코스피에서 개인투자자는 31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는 2296억 원, 외국인투자자는 482억 원 규모의 주식을 각각 순매수했다.

전날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자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는 저점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자가 당선 수락연설에서 미국사회의 통합과 화합, 공정성 등을 강조한 점이 국내증시의 분위기를 오름세로 돌아서게 한 계기가 됐다.

트럼프 당선자는 9일 “이제 미국은 분열의 상처를 묶고 단합해야 한다”며 “미국의 모든 공화당원과 민주당원, 무소속 등 모두가 이제는 하나의 통합된 국민이 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연설 내용이 예상했던 것보다 급진적이지 않은 데다 돌발적인 정책을 펼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하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12월에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국내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자가 스스로를 '저금리주의자'라고 밝힌 만큼 급격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종지수는 대부분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는데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는 업종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업종별로 주가 상승폭을 살펴보면 건강관리업체 및 서비스 17.51%, 제약 7.98%, 우주항공과국방 7.64%, 기계 5.19%, 철강 5.04%, 건설업 3.75% 등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자가 인프라투자를 늘리겠다고 공약한 데 영향을 받아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14.80% 올랐다. 두산 7.54%, 두산엔진 6.77% 등 두산그룹 관련주의 주가도 크게 상승했는데 두산인프라코어뿐 아니라 두산밥캣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자가 세부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규모 인프라투자를 약속했다”며 “두산밥캣은 매출 60% 이상을 북미에서 올리고 있어 인프라투자의 직접적인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는 방산업종의 주가도 올랐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한국항공우주 11.09%, 한화테크윈 4.95% 등이다.

반면 트럼프 당선자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관련종목들의 주가는 대부분 하락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현대모비스 –5.88%, 넥센타이어 –4.83%, 금호타이어 –4.74%, 기아차 –4.39%, 현대차 –3.37%등이다.

코스닥 지수는 10일 전날보다 23.49포인트(3.92%) 오른 623.23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에서 개인투자자는 79억 원, 기관투자자는 358억 원 규모의 주식을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는 513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