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률 진에어 대표이사가 내년 에어부산, 에어서울과 통합을 앞두고 실적 개선과 재무 안정화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여기에 최근에는 3사간 임금 격차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통합 준비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통합을 주도하는 박병률 진에어 대표이사로서는 고환율과 항공업계 경쟁 심화에 따른 실적 악화에 열악한 재무구조, 3사 사이 임금 격차에 따른 노사 갈등 가능성까지 3중고에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항공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통합 대한항공 아래 LCC 3사의 통합이 1년 남짓 남은 상황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강조한 ‘화학적 결합’이 성사되는 길에 많은 장애물이 놓여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2027년 3월 통합을 앞두고 있다. 이들의 통합은 가장 큰 항공사를 이끄는 박병률 진에어 대표이사가 주도하고 있다.
2025년 말 기준으로 3사의 총 보유 항공기 수는 58대(진에어 31대, 에어부산 21대, 에어서울 6대)로, 통합이 완료되면 국내 LCC 가운데 가장 많은 항공기를 보유한 티웨이항공(46대)을 훌쩍 뛰어넘게 된다.
다만 3사가 나란히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진에어는 2025년 별도기준 매출 1조3811억 원, 영업손실 163억 원을 기록했다. 에어부산은 매출 8326억 원, 영업손실 45억 원을 냈다. 비상장기업인 에어서울은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적자 전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3사의 실적 저하는 원달러 환율 상승 등에 따른 비용 증가와 LCC 경쟁 심화로 인한 운임 수익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024년 1300원 대를 유지하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450원을 넘어섰다. 항공기 임차료, 정비비 등 달러 결제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항공사로서는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했다.
국제선 운임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국내선은 수요 감소에 따라 운임(Yield)이 크게 하락했다. 진에어의 경우 지난해 4분기 국내선 운임은 1km당 142원으로 2024년과 비교해 17% 가량 떨어진 것으로 확인된다.
기단 현대화와 기반 정비를 위한 지속적 투자로 재무 구조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진에어의 부채비율은 421%, 에어부산은 804.1%에 달한다.
에어서울은 최근 6년 동안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기준 에어서울의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 1261억 원이다.
지난해 모기업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에어서울은 1천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았으나, 실적 부진으로 인해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며 산하 LCC 3사도 통합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한진그룹 산하 항공사 5곳의 여객기 모습. <대한항공>
올해도 LCC 업황 둔화와 고환율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실적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항공기 추가 도입을 위한 추가 투자도 예정돼 있는 만큼 재무 개선 여부도 불투명하다. 박병률 대표로서는 통합을 실현하기까지 넘어야 할 장벽이 만만치 않은 셈이다.
더구나 각 회사의 임금 격차로 인한 갈등도 문제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에어부산의 평균 급여는 3600만 원으로 진에어(4400만 원)의 81.8% 수준에 그친다. 2024년 기준 연 평균 급여는 에어부산이 6400만 원, 진에어가 7500만 원이었다.
에어부산 사측은 올해 4% 수준의 임금 인상을 약속했다. 진에어가 3% 인상을 결정한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다만 이 정도의 인상 폭으로는 임금 격차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2027년 1분기까지 단계적 임금 인상을 통한 동일 임금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서는 올해 최소 13% 정도의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파업까지 예고했던 에어부산 노조는 지난 13일 설 연휴를 앞두고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측과 잠정 합의를 하기로 결정했다. 임금 인상률은 기존 사측이 제시했던 4%로 동일하지만, 수당 인상과 처우 개선 등의 방안이 포함됐다.
노조가 한 걸음 양보했지만,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는 만큼 박 대표로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여겨진다.
박병률 진에어 대표는 지난 1월22일 진에어 창립 18주년 기념 행사에서 "2026년은 항공산업의 지형을 바꿀 통합이라는 역사적인 전환점을 목전에 둔,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닌 한 해"라며 "통합 LCC 출범을 잘 준비하고 '아시아 최고의 LCC'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다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