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4-10-02 14:5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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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정부와 여당의 앞길에 ‘빨간불’이 켜졌다.
야당의 견제가 심해질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당정이 힘을 합쳐야 하는 상황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패싱'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지고 있다. 게다가 대통령실이 한 대표를 견제하려 했다는 폭로가 나오며 당정 관계는 더욱 꼬이는 모양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중동 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점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여당이 지지율을 반등시킬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연금개혁을 비롯해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국정을 끌어갈 동력이 더 떨어질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동훈 대표가 초청 대상에서 배제돼 당정 관계가 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추경호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물론 국회 상임위원장·상임위 간사단까지 대통령실로 초청하는데 한 대표를 굳이 초청하지 않은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이 불필요한 잡음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제가 (당대표 때) 겪었던 건 ‘패싱’인데 여기는(윤석열-한동훈) 다르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며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대놓고 그냥 무시하고 때린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시중에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사이가 안 좋다라는 소문이 있는데 그걸 이렇게까지 확인시켜줄 필요가 있나”라며 “차라리 만찬 회동을 발표하실 때 한 대표하고는 따로 독대를 해서 여러 현안 문제를 한번 풀겠다고 하시면 되는데 대통령이 그렇게 하면 체면이 깎이나”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의 폭로와 관련해 한 대표가 직접 불쾌감을 나타내면서 윤·한(윤석열-한동훈) 관계는 더욱 풀기 어려워진 상황으로 보인다.
공개된 녹취에 따르면 김 전 선임행정관은 한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지휘할 때 본인의 이미지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흘리며 이를 공격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김 전 선임행정관은 지난 7월 국민의힘 대표 전당대회를 앞두고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 소속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며 "이번에 잘 기획해서 (한 후보를)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재 정부투자 금융기관 감사인 사람이 지난 전당대회 당시 좌파 유튜버와 직접 통화하면서 저를 어떻게든 공격하라고 사주했다고 한다”며 “국민들과 당원들께서 어떻게 보실지 부끄럽고 한심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의힘은 이날 자신에 대한 '공격 사주' 의혹을 받고 있는 김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에 대한 진상규명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을 마친 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을 지나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운영을 위해 협력해야 할 당정이 협력은커녕 갈등을 겪고 있는 사이 정부여당을 향한 민심 이반은 심각한 상황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에이스리서치가 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7.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당지지도 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직전조사보다 8.0%포인트 하락한 반면 민주당은 5.7%포인트 올랐다.
리얼미터가 지난 9월30일에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낮은 25.8%였으며 국민의힘 지지도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인 29.9%로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두 자릿수 이상 벌어졌다.
이처럼 윤 대통령과 한 대표와의 관계가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더욱 하락해 국정운영 동력을 완전히 상실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지금 이렇게 가면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도 무너질 것”이라며 “20%대가 무너진다는 건 여권의 완전 분열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려는 연금개혁, 노동개혁, 의료개혁 등은 이해관계자들의 강도 높은 저항이나 개혁 추진 과정에서 국민들의 불만을 피할 수 없는 만큼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추진력을 얻어야할 필요성이 크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과 한 대표를 비롯한 여권의 국정기조 전환이나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리스크 해소 등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획기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떠오른다.
박성민 대표는 “이제 한 달 뒤인 11월이면 (대통령) 임기가 딱 절반이 되는데 이제는 정말로 전환해야 된다”며 “적어도 지지율 35% 이상은 올라가야 국정 동력이 생기는데 이를 위해 사람도, 생각도, 행동도 다 바꿔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부겸 전 총리는 “대통령이 이 문제(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정리하겠다든가 사정기관을 통해 정확한 수사결과를 내놓든지 해서 이 고리(특검법 통과-거부권 행사)를 끊어줘야 한다”며 “문제를 풀지 않고 계속 이렇게 끌고 가기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9월28과 29일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임의전화걸기(RDD) 100%, 자동응답조사(ARS)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9월23일부터 2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무선(97%)·유선(3%)·임의전화걸기(RDD) 및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다. 리얼미터 정당지지도 조사는 26일과 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 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