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4-09-27 15: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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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정부가 유동성을 풀고 재정정책까지 쓰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중국 내수 관련 업종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이례적으로 지준율 및 기준금리를 포함한 각종 정책금리의 동시 인하를 예고하고 나섰고 증시 안정책도 발표되는 등 기존 관례를 벗어나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증권업계는 추격매수에 신중하라는 의견을 보내고 있다.
▲ 27일 중국 경기회복 기대감에 국내 관련주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 천안문 모습. <연합뉴스>
27일 코스피지수는 0.82% 하락한 2649.78에 마감했지만 중국 경기 부양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들의 주가는 상승 마감했다.
구체적으로 롯데케미칼(11.16%), 대한유화(5.09%), 롯데정밀화학(4.67%), 금호석유(2.73%) 등 화학업종 주가가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맥스(10.85%), LG생활건강(5.36%), 아모레퍼시픽(3.68%) 등 화장품업종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중국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에 오른 것인데 증권업계에서는 추격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강한 경기부양책 내놓고 있지만 효과에 관한 의구심이 있고 국내 기업 실적에 반영되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인민은행이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중국 노출도가 높은 화장품 대형사들도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중국발 소비 경기 회복이 한국 화장품기업들에게 주는 영향에 대해 사실과 오해를 가를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경기부양책에 소비가 늘어난다고 해도 중국 로컬기업 위주 화장품 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의 중국 실적 부진이 단순히 소비력 저하가 아니라 경쟁력 약화에 기인한 점이 있어 단순히 중국 경기부양책의 수혜주로 꼽기 어렵다는 점도 신중한 투자가 필요한 이유로 제시했다.
다만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 중국 생산법인을 보유한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업체들은 간접적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발 생산능력 증가에 힘을 쓰지 못하던 화학업종 주가도 오랜만에 큰 폭 반등을 보였지만 증권가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화학업종은 대표적 중국 관련 산업으로 중국 경기가 개선될 수 있다는 보도는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2027년까지 화학업종 약세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금리인하에 따른 수요 증가는 전체 폴리머 수요의 0.59%에 불과하고 인도시장의 잠재력이 크지만 아직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기대하기는 무리다”고 덧붙였다.
올해 초부터 지속된 증권업계의 화학기업 실적 추정치 하향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케미칼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올해 1월 1조1706억 원에서 9월 현재 영업손실 910억 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 중국 경기부양책에 롯데케미칼 주가가 뛰고 있지만 증권업계는 추격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강력한 부양책을 내놓는 이면을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부양 기대감에 시장 반응이 긍정적이지만 이면에 있으지도 모르는 불안 요인에 시선이 간다”며 “특단의 유동성 대책을 필요로 할 만큼 경기가 어렵다는 분위기도 섞여 있다”고 해석했다.
정 연구원은 “중국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내리지 않았다는 점은 은행 자금조달 여건을 완화하고 비용축소를 위한 것이다”며 “은행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도 “중국의 부양책은 증시의 기술적 반등을 이끌어냈지만 대내외 위험 수준은 높아 보인다”며 “중국 경제의 구조적 공급과잉 문제 해소에는 시간이 필요해 앞으로 2~3년에 걸쳐 공급과잉 구조조정에 따라 경기하강 압력이 더욱 심화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중국 인민은행은 24일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으며 시장의 기대감을 높였다. 지급준비율을 낮춰 시장에 1조 위안(189조 원가량)의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소식이 먼저 호재로 작용했다.
중국은 이날 예고대로 지급준비율 0.5%포인트 인하를 단행했다. 중국 최대 휴가 기간인 국경절(10월1일~7일) 연휴를 앞두고 침체에 빠진 내수를 살리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평가됐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