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동채 전 에코프로그룹 회장이 2차전지 소재 수직계열화와 신사업 투자를 통해 위기 돌파를 추진한다.
지난 9일 에코프로 이사회가 이 전 회장을 상임고문으로 선임한 이후 계열사 전반에 걸친 신규 투자, 유상증자, 합병 계획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으로 인한 에코프로 실적 충격을 극복하기 위한 이 전 회장의 위기 대응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에코프로그룹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회사는 중국 전구체 제조사인 GEM과 공급망 구축을 위한 합작 투자를 진행키로 했다. 또 에코프로에이치엔 2천 억 원 유상증자를 통한 이차전지·반도체 소재 생산설비 확대도 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씨앤지 합병을 결정했다.
앞서 지난 9일 이 전 회장은 에코프로비엠이 인도네시아에서 제련-전구체-양극재 통합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중국 GEM의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지분을 인수, 전구체에 이어 제련업에도 진출한다고 밝혔다.
에코프로가 공급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 양극재가 중국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용 양극재와 경쟁에서 밀리면서 해결책을 강구한 것으로 보인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20% 가량 가격이 저렴하다. 최근 삼원계 배터리에서 니켈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40% 이상으로 니켈 제련 과정을 수직 계열화하면 악화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 전 회장이 내린 결정이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이 2천억 유상증자를 통해 2차전지 소재 생산설비 확충 투자에 나서는 이유도 양극재 제조 과정의 수직계열화, 이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지난 4일 2000억 규모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조달액 가운데 400억 원을 2차전지 안정성을 향상해주는 전해액 첨가제 생산설비 건설에 사용할 계획을 세웠다. 도 200억 원은 양극재 소성 공정에서 양극재가 담기는 용기인 도가니, 양극재 에너지 밀도 향상을 높이는 첨가제인 도펀트 관련 시설투자에 투입키로 했다.
에코프로는 제조 공정의 수직 계열화뿐만 아니라 리튬, 니켈 등의 핵심 원재료 조달사업도 수직 계열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필수 광물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리튬 화합물 제조사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폐배터리 리사이클 사업을 하는 에코프로씨엔지를 합병한 뒤 2차전지 원재료 회사를 설립키로 했다.
양극재 판가에 연동된 필수 광물가격 급등락은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광물가격 역래깅 효과(원재료의 투입 시차에 따른 이익 감소)로 주력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1조 7799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4.6%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105억 원으로 무려 95.2% 줄었다.
이 전 회장은 반도체 소재 신사업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환경사업 부문에서 간접적으로 반도체 시장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유상증자를 통해 직접 반도체 소재 사업에 뛰어든다는 결정을 내렸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기존 사업인 온실가스 감축 솔루션 부문에서 400억 원을 들여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제거하기 위한 허니컴 촉매(벌집 형태로 제조되는 촉매)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한편 반도체 소재 시설투자와 AI 반도체 첨단 패키징 관련 소재 사업에 300억 원을 투자키로 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이 반도체 소재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것은 에코프로의 고순도 화학 소재 공정 기술이 반도체 소재 생산에도 적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반도체 산업에서 고순도 화학 소재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한편 이 전 회장은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생산설비 증설 투자와 관련해선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상임고문으로 선임 된 후 “과잉 투자로 인한 수요둔화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고, 에코프로도 현재에 안주하다가는 3~4년 뒤에는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은 당초 지난해 말 기준 연 19만톤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2027년까지 71만톤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하지만 전기차와 배터리 셀 제조사의 투자 속도 조절에 따라 에코프로비엠 설비 투자 속도도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에코프로비엠은 헝가리 데브레첸에 12억8천만 달러 규모의 양극재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포항캠퍼스를 중심으로 1조2천억 원 규모의 전구체, 양극재 공장을 증설하는 등 포항과 헝가리에 계획했던 양극재 생산시설 투자는 계속 진행하고 있다. 김규완 기자
지난 9일 에코프로 이사회가 이 전 회장을 상임고문으로 선임한 이후 계열사 전반에 걸친 신규 투자, 유상증자, 합병 계획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으로 인한 에코프로 실적 충격을 극복하기 위한 이 전 회장의 위기 대응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이동채 전 에코프로그룹 회장이 올해 광복절 특사로 사면된 지 한 달 만에 상임고문으로 선임되며 경영에 복귀했다. 이 전 회장은 복귀하자마자 신사업 투자, 유상증자, 계열사 합병 등 굵직한 의사결정에 나서며 경영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에코프로>
13일 에코프로그룹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회사는 중국 전구체 제조사인 GEM과 공급망 구축을 위한 합작 투자를 진행키로 했다. 또 에코프로에이치엔 2천 억 원 유상증자를 통한 이차전지·반도체 소재 생산설비 확대도 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씨앤지 합병을 결정했다.
앞서 지난 9일 이 전 회장은 에코프로비엠이 인도네시아에서 제련-전구체-양극재 통합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중국 GEM의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지분을 인수, 전구체에 이어 제련업에도 진출한다고 밝혔다.
에코프로가 공급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 양극재가 중국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용 양극재와 경쟁에서 밀리면서 해결책을 강구한 것으로 보인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20% 가량 가격이 저렴하다. 최근 삼원계 배터리에서 니켈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40% 이상으로 니켈 제련 과정을 수직 계열화하면 악화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 전 회장이 내린 결정이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이 2천억 유상증자를 통해 2차전지 소재 생산설비 확충 투자에 나서는 이유도 양극재 제조 과정의 수직계열화, 이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지난 4일 2000억 규모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조달액 가운데 400억 원을 2차전지 안정성을 향상해주는 전해액 첨가제 생산설비 건설에 사용할 계획을 세웠다. 도 200억 원은 양극재 소성 공정에서 양극재가 담기는 용기인 도가니, 양극재 에너지 밀도 향상을 높이는 첨가제인 도펀트 관련 시설투자에 투입키로 했다.
에코프로는 제조 공정의 수직 계열화뿐만 아니라 리튬, 니켈 등의 핵심 원재료 조달사업도 수직 계열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필수 광물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리튬 화합물 제조사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폐배터리 리사이클 사업을 하는 에코프로씨엔지를 합병한 뒤 2차전지 원재료 회사를 설립키로 했다.
양극재 판가에 연동된 필수 광물가격 급등락은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광물가격 역래깅 효과(원재료의 투입 시차에 따른 이익 감소)로 주력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1조 7799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4.6%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105억 원으로 무려 95.2% 줄었다.
이 전 회장은 반도체 소재 신사업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환경사업 부문에서 간접적으로 반도체 시장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유상증자를 통해 직접 반도체 소재 사업에 뛰어든다는 결정을 내렸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기존 사업인 온실가스 감축 솔루션 부문에서 400억 원을 들여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제거하기 위한 허니컴 촉매(벌집 형태로 제조되는 촉매)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한편 반도체 소재 시설투자와 AI 반도체 첨단 패키징 관련 소재 사업에 300억 원을 투자키로 했다.
▲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전 회장은 배터리 수요 침체에 따라 2차전지 양극재 생산설비 증설 투자와 관련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이 반도체 소재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것은 에코프로의 고순도 화학 소재 공정 기술이 반도체 소재 생산에도 적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반도체 산업에서 고순도 화학 소재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한편 이 전 회장은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생산설비 증설 투자와 관련해선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상임고문으로 선임 된 후 “과잉 투자로 인한 수요둔화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고, 에코프로도 현재에 안주하다가는 3~4년 뒤에는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은 당초 지난해 말 기준 연 19만톤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2027년까지 71만톤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하지만 전기차와 배터리 셀 제조사의 투자 속도 조절에 따라 에코프로비엠 설비 투자 속도도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에코프로비엠은 헝가리 데브레첸에 12억8천만 달러 규모의 양극재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포항캠퍼스를 중심으로 1조2천억 원 규모의 전구체, 양극재 공장을 증설하는 등 포항과 헝가리에 계획했던 양극재 생산시설 투자는 계속 진행하고 있다. 김규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