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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장 연말 인사 핵심변수로 떠오른 '내부통제', 연임 무풍지대 없다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4-08-27 15: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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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끊이지 않는 횡령, 배임 등 금융사고를 두고 경영진에 직접 책임을 묻겠다고 날을 세우면서 '내부통제'가 5대 시중은행장 연말 인사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5대 시중은행장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 연임이 점쳐졌으나 이제는 누구도 자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평가된다. 
 
5대 시중은행장 연말 인사 핵심변수로 떠오른 '내부통제', 연임 무풍지대 없다
▲ 왼쪽부터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장은 모두 올해 12월31일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어 각 은행들은 9월부터 차기 행장 후보군 추천과 검증 등 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 발표한 은행지주와 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 따라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절차를 임기만료 3개월 전에 시작해야 해서다.

당장 이날만 봐도 SC제일은행은 내년 1월 임기가 끝나는 박종복 행장의 용퇴 소식을 전하며 조만간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다음 은행장 선임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올해 2분기 실적발표 때만 해도 상반기 호실적에 기업 밸류업에 따른 주가부양 성과까지 부각되면서 행장 연임 가능성을 두고도 긍정적 분위기가 우세했다. 

하지만 최근 우리은행의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대상 350억 원 규모 부당대출 의혹부터 NH농협은행의 횡령, 배임사건 등이 연달아 터져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이번 우리은행의 전직 회장 부당대출 의혹으로 금융권 지배구조 문제가 다시 크게 불거지면서 주요 은행의 차기 행장 선임절차를 지켜보는 시선이 한층 날카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5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정부 초반부터 은행 지배구조 개선과 책무구조도 등을 논의했는데 우리은행은 담당자가 퇴사할 때까지 기다린 뒤에야 수습절차를 시작했다”며 “새로운 지주 회장과 은행장 체제가 1년 게 지속됐는데 과거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현재 우리은행은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해 금감원의 재조사를 받고 있는 데다 이날 검찰 압수수색도 진행됐다. 

금감원은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지난해 9~10월 여신감리부서로부터 부당대출 관련 사실을 보고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2023년 7월 선임됐는데 그 직후부터 내부통제 관리에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도 올해 초부터 횡령, 배임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내부통제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농협은행은 3월 109억 원 규모 부당대출 배임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5월 53억 원, 11억 원 규모의 배임사고가 추가로 발생했다. 최근에도 117억 원 규모 부당대출 사고가 터졌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도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에 수백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 임직원의 불공정거래 사고 등이 있었다. 금감원은 현재 KB국민은행 종합검사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상대적으로 큰 사고가 없었지만 예고 없이 터지는 금융사고 특성상 마음을 놓을 상황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5대 시중은행장 연말 인사 핵심변수로 떠오른 '내부통제', 연임 무풍지대 없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월1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당국이 조기 도입을 압박하고 있는 책무구조도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대표이사와 임원 등이 담당하는 내부통제 책무를 명확히 해 문제가 생기면 직접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은행들은 2025년 1월2일까지 금융당국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해야 하고 당국은 올해 10월31일까지 조기제출하는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당국은 시범운영 기간에는 내부통제가 완벽하지 않아도 책임을 묻지 않는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는데 이 기간 예상치 못한 내부통제 이슈가 불거질 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2022년 국민은행 대표에 선임됐고 2023년 연임에 성공해 올해 임기 3년차를 보내고 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모두 초임 행장으로 연말 임기 2년이 끝난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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