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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대표 내정자 있어도 임시 대표 이어가, 안 앉히나 못 앉히나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4-08-26 15:3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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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내정자가 있음에도 연말까지 임시 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내정자에 대한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만 남겨 놓은 상황에서 몇 개월씩이나 임시 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데는 치열한 배달 시장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 대표 내정자 있어도 임시 대표 이어가, 안 앉히나 못 앉히나
▲ 배달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내정자가 있음에도 연말까지 임시 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것을 놓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피터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임시 대표이사.

26일 유통업계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이 임시 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차기 대표 내정자가 교체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내정자가 바뀐 것은 아니다”며 “배달앱 시장의 상황을 따져봤을 때 임시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이 차기 대표를 내정한 지는 2개월 정도가 지났다. 8월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외부에 내정자 이름을 알리기로 했었지만 피터얀 반데피트 임시 대표이사 체제를 연말까지 끌고 가기로 했다.

‘배달앱 시장 상황’이라는 설명에서 우아한형제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현재 배달앱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배달의민족이 여전히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있기는 하지만 무료배달 경쟁 이후 쿠팡이츠가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요기요도 네이버플러스멤버십과 협업, 중개수수료율 인하 등을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쿠팡이츠는 올해 3월 무료배달 시행 이후 월간활성이용자 수(MAU)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앱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월만 해도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MAU 차이가 1671만 명이었지만 7월에는 1474만 명까지 줄었다. 무료배달 서비스 직후 MAU 순위 2위에 오른 쿠팡이츠는 이후 단 한 번도 요기요에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우아한형제들로서는 쿠팡이츠의 성장세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배달의민족 대표 내정자 있어도 임시 대표 이어가, 안 앉히나 못 앉히나
▲ 우아한형제들은 9월11일부터 유료 구독 서비스 시행도 앞두고 있다. 유료 구독 서비스라는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대표까지 교체하기에는 시기상 위험 부담이 크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우아한형제들은 9월11일부터 유료 구독 서비스 시행도 앞두고 있다. 구독형 무료배달 서비스를 가장 먼저 내놨던 요기요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면 우아한형제들 입장에서도 유료 전환 이후 시장 상황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유료 구독 서비스라는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대표까지 교체하기에는 시기상 위험 부담이 크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대표가 바뀌면 업무 파악과 시장 상황 분석 등에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가운데 유료 구독 서비스 시행까지 앞둔 만큼 이 시기에 대표 교체라는 모험을 하기 보다는 안정을 택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피터얀 반데피트 임시 대표이사가 연말까지 어수선한 상황을 정리해 놓고 나면 내년부터는 새 대표가 우아한형제들을 이끌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2021년 롯데쇼핑 대표를 내정했음에도 공식 업무 시작을 연기한 적이 있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2021년 11월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대표로 내정됐음에도 정식 발령은 2022년 2월1일자로 났다. 공식 업무도 2월7일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당시 거주하고 있던 싱가포르에서 마무리해야 하는 일이 남아 있어 그룹에서 2개월 정도 시간을 준 것이기 때문에 우아한형제들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정자 교체 이슈가 있는 것도 아닌데 임시 대표 체제를 이어가는 것은 이례적이기는 하다”며 “그만큼 우아한형제들이 배달 시장에 있어 중요한 시기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고 바라봤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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