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퇴장하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친윤(친
윤석열)계로 꼽히는
추경호 원내대표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
최고위원회의에서 과반의 우군을 확보하면서 당권 안정화에 주력했지만 원외대표로서 차기 대권으로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대표는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고려해 앞으로도 정부와 차별화된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30% 언저리 낮은 수치에 머물러 있다.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꽃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7월초부터 8월 중순까지만 두고 보아도 20%대 후반(26.2%→28.6%→27.2%→28.6%→26.5%→26.9%)에 머무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의 자료를 보아도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25%→29%→28%)은 7월 동안 30%를 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동훈 대표로서는
윤석열 대통령에 이은 여당의 차기 대권주자로서 정치적 궤도를 같이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불리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대표 본인의 지지율도 최근 2주 사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공정이 데일리안의 의뢰를 받아 8월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전국 성인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9.8%가
한동훈 대표를 선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8.5%를 차지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수치다.
그러나 직전 같은 기관에서 7월29일부터 30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동훈 대표의 호감도가 29.5%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하락폭이 상당히 큰 것으로 분석된다. 불과 2주 사이에 9.7%포인트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동훈 대표로서는
윤석열 정부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면서도 당내 갈등을 촉발하지 않아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전당대회 직전 나왔던 원외 당대표의 한계론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으로 볼 수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앞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원외 당대표를 여러 차례 모셔봤지만 정치싸움의 전장이 국회 중심이다보니 원외 당대표의 경우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 대표는 차기 대권주자임에도 각종 현안에서 당내 견제의 목소리를 들으며 원외대표로서 한계를 절감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면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친윤계로부터 비판을 들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최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 문제는 대통령 통치행위 내지는 고유권한으로서 우리가 그 결단을 함께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동훈 대표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에 반대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저는
추경호다,
한동훈 대표가 아니다"며 농담조로 말하면서 "한 대표가 결국 대통령의 통치행위를 기본적으로 존중하면서 의견을 제시해야 할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본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대표는 김경수 전 지사의 복권문제 뿐만 아니라 전기료 감면 정책을 두고도
추경호 원내대표와 엇박자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대표는 애초 지난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기료 지원보다는 ‘감면’에 방점을 찍어 이야기 했으나 사흘 만에 입장을 바꾸어 ‘지원’에 중점을 두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와 같은 정책의 무게중심 변화의 배경에는
추경호 원내대표의 반발이 깔려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기료 감면 정책에서 일어난 국민의힘 당대표와 원내대표 사이 갈등은 앞서 민주당의 '25만 원 지원법안'에 대한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두고도 벌어졌다.
한동훈 대표는 여론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추 원내대표는 25만 원 지원법안으로 놓고 포퓰리즘 악법으로 필리버스터와 관련해 원내지도부 논의가 끝났다며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와 인터뷰에서 “
한동훈 대표는 필리버스터까지 해가면서 나올 때 국민들이 보기에 이거 너무 막 기를 쓰고 막는 것처럼 보이는 거 아닌가 했는데 그 때
추경호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필리버스터가 필요하다고 강하게 바라봤다”고 말했다.
정치전문가들은 이런 국민의힘 내부 의견충돌을 두고
한동훈 대표의 당 운영방식이 다소 거칠어 당내 갈등을 일으키는 면이 있다고 바라봤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최근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전기료 감면과 같은 사항은 당정협의를 끝내고 발표를 해야 하는데
한동훈 대표 주재 회의에 원내대표가 휴가로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를 한 것도 성급했던 것 같다”며 “전반적으로
한동훈 대표가 당을 운영하는 방식이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친윤(친
윤석열)계와 갈등에 발화점을 만드는 모양새다”고 짚었다.
서용주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사이가 나쁜 것까지는 모르지만 당대표가 민생드라이브를 거는데 원내대표가 받아주지 않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전당대회에서 벌어진 갈등의 잔불이 남아 있지 않나 싶다”고 분석했다.
이런 점으로 인해 한 대표의 앞으로 대권으로 가는 길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정치전문가인 신평 변호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
한동훈 대표는 여권 내에서 갈등과 투쟁의 과정을 통해
윤석열 정권과 차별화된 ‘새로운 정권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하지만 한 대표의 역량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아무리 팬덤이 강열하다고 하더라도 험란한 여정을 걸을 것이다”고 바라봤다.
이 기사에 인용된 차기 대선 적합도 여론조사는 무선 전화번호를 활용(RDD)한 자동응답(ARS)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