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확실성에 더 오른다는 금값, ETF부터 통장까지 소액 금테크 인기

▲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대선과 경기침체, 중동지역 지정학적 위기 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의 가치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금값 상승에 따른 금 투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투자업계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부터 은행 통장, 직접 구매에 이르기까지 여러 투자방식의 장단점도 명확한 만큼 각자에 맞는 투자방식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금 1kg은 10만8980원에 장을 마쳤다. 금값은 올해 4월 처음 10만 원을 넘긴 뒤에도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12월28일 8만6340원과 비교하면 26.2% 오른 것이다. 1년 전과 비교해도 33% 상승했다.

가격이 오르면서 거래도 최근 크게 활발해졌다. 거래소에 따르면 금 1kg는 8월 들어 일평균 12만7471g 거래됐는데 7월(7만9323g)이나 6월(5만7105g)의 두 배 수준에 이르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미국 대선과 증시불안, 중동전쟁 위험 등에 불확실성을 우려하며 안전자산인 금 투자를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에서 4년5개월만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5일 하루에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된 금(1kg)은 32만8087g으로 최근 1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12일 보고서에서 “지난주 금 가격은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됐지만 연방준비제도 금리 인하 전망이 유지되며 올랐다”며 “중동 지역 정세 불안에 따라 안전자산 수요가 유입된 점도 금 가격에 긍정적이다”고 바라봤다.

투자업계에서는 금 관련 상품이 지속해서 늘고 있는 상황에서 보유목적과 기간, 과세여부 등을 살펴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 투자방식은 크게 골드바로 대표되는 현물매매와 ETF 등을 통한 간접투자로 나뉜다. 

골드바는 한국 금거래소부터 최근에는 편의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실물 금을 보유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지만 10%의 부가가치세를 부담해야 한다.

실물 금은 증권사를 통해 한국거래소에서 사고 팔 수도 있다. 

1g 단위로도 거래돼 소액도 투자할 수 있고 매매차익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증권사 수수료 0.3% 가량이 붙고 실물로 인출할 때는 부가가치세 10%를 내야 한다.

시중은행에서 금 통장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금 통장은 자유롭게 금을 통상 그램 단위로 사고팔 수 있는 상품으로 시중은행 모바일 앱에서도 손쉽게 가입이 가능하다.

금 통장 가입자는 목표가격을 설정해 해당 가격에 이르면 은행이 알아서 금을 자동매매하는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다만 배당소득세 15.4%와 은행 입출금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며 실물로 인출 가능하지만 역시 부가가치세 10%가 따라붙는다.

금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인 ETF는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금을 사들일 때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로 여겨진다.

금 ETF 투자는 0.3%의 운용사 수수료와 배당소득세 15.4% 등을 부담해야 한다. 금 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인 만큼 실물로 인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다른 투자방식과 달리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 등을 통해 금에 투자하면 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에 더 오른다는 금값, ETF부터 통장까지 소액 금테크 인기

▲ 국내 ETF 가운데 유일히 금현물에 투자하는 ACE KRX금현물 ETF는 최근 개인 순매수세가 이어진 가운데 13일 기준 순자산총액 3180억 원 수준으로 지난해 말(1천억 원 가량)의 3배 가량으로 뛰었다.


금 ETF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이 대표적이다. 국내 ETF 시장에서 유일하게 금현물지수를 좇는 상품으로 최근에는 시장 관심 속에 13일까지 38일 연속 개인 순매수세가 유입됐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골드선물(H)’,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골드선물(H)’ 등도 눈길을 끈다. 두 상품은 한투운용 ETF와 달리 환 위험 차단은 돼 있지만 뉴욕 상품거래소에 거래되는 국제 금 선물 가격을 좇는다.

김승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마케팅담당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점에는 금현물 ETF 등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추천한다”며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활용하면 세액공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시장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금값의 중장기 전망도 밝게 보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금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집권하던 시절에는 자국 우선주의 확대 등 불확실성 증가와 인플레이션율 상승으로 금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금 가격은 기준금리 인하 흐름 진입으로 장기적으로 오를 것”이라며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정책 불확실성과 교역상대국 관세 부과 등의 공약이 안전자산 선호로 이어지며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