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간편한 하늘길’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인류가 하늘을 길로 이용하기 시작한 지 백 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하늘길의 이용은 우리에게 마냥 편한 일은 아니다. 그 불편함 때문에 우리는 한강을 건너가기 위해 땅길도, 물길도 이용하지만 하늘길은 이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이야기도 조금씩 옛날 말이 되어가고 있다. 각 나라 정부와 기업들은 짧은 거리를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기술을 빠른 시일 내에 상용화하기 위해 기술 개발과 제도 정비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UAM이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면 이미 우리 생활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드론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8월부터 전국 14개 지방자치단체에서 드론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위플로는 이런 ‘간편한 하늘길’의 안전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스타트업 회사다. 한화시스템의 사내벤처로 시작해 분사한 기업으로, 비접촉식 센서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UAM, 드론의 상태를 점검하고 관리해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UAM과 드론이 다니는 하늘길은 대부분 도심을 관통할 뿐 아니라 비행 고도도 낮기 때문에, 이 비행체들의 추락은 기체에 사람이 탑승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UAM과 드론 사업에서 기체 정비가 매우 중요한 이유이면서, 김의정 대표가 위플로를 창업한 이유이기도 하다. 

새롭고 혁신적인 점검 시스템을 통해 UAM 시대의 도래를 좀 더 빠르게 당겨오겠다는 김의정 대표를 채널Who가 직접 만나봤다. 다음은 김의정 대표와 채널후의 일문일답.

- 위플로라는 기업이 일반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생소하다. 어떤 일을 하는 기업인지 설명해줄 수 있나.

위플로의 주요 멤버들은 원래 한화시스템 에서 무기체계를 개발하던 연구원이었다. 무기체계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점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인데, 미래 모빌리티에도 반드시 스마트하고 무인화된 점검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위플로의 구성원들은 그런 전문성과 기술력을 가지고 있었고, 좀 더 새롭고 혁신적인 점검 시스템을 만들어서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여는데 힘을 싣기 위해 위플로를 창업했다. 

위플로의 핵심기술은 두 가지, 퓨전센서와 인공지능이다. 퓨전센서를 통해 비접촉식으로 기체의 상태를 빠르게 점검할 수 있고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무엇이 문제인지 판단할 수 있다. 

- 지금도 사람이 직접 기체를 점검할 수 있는데, 비접족식 점검과 인공지능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드론도 드론인데, UAM시대가 온다면 이 기술들이 매우 중요해질 수 있다. UAM같이 크고 비싼 비행체는 사실 비행체에 자체적으로 점검시스템을 탑재해 끊임없이 점검을 하면서 비행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드론에는 비용적으로, 기술적으로 이런 시스템을 탑재하기 어렵지만 UAM에는 위플로의 비접촉식 점검 기술을 이용하면 기체에 시스템을 탑재하는 형태로 만들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위플로가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사람의 육안점검은 언제나 오판의 확률이 존재하고, 또 개인의 지식과 경험의 차이에 따라 점검의 질이 크게 차이나게 된다. 하지만 위플로의 센서와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또 미래의 모빌리티 점검에 훨씬 더 맞는 방식이라고 본다. 

- 위플로의 사업 설명 자료에 보면 정비 정확도가 98%라고 나와있는데, 98%라면 사실 안전 문제에 있어서는 조금 부족한 수치라고 볼 수 있지 않나. 98%라는 수치에 어떤 의미가 있나.

솔루션의 정확도 98프로는 현재 예지정비 관점의 확률적인 수치다. 예지정비는 어떤 문제가 며칠 후에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을 하는 것이고, 그 사이에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여러 이벤트들이 발생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98%의 예지정비 정확도는 매우 높은 수치다. 

이미 예지정비가 아니라 고장 판단과 관련해서는 99.8% 수준의 정확도를 확보해놓은 상태다. 앞으로 여러 추가적 사업들을 통해서 데이터를 더 많이 확보하게 되면 예지정비 정확도 역시 100에 가깝게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UAM시대라는 것이 조금 멀게 느껴지기도 한다. 혹시 지금 위플로의 사업이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 영역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현재 국토교통부의 드론 관련 사업이나 지상 모빌리티 사업에서 서비스가 운영이 되고 있다. 

작년에 국토부가 2027년까지 드론배송 상용화를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는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사업에도 위플로의 기체 점검 기술이 쓰이고 있다. 현재 이를 위해 전국 지자체 14곳에 위플로의 솔루션을 납품하고 있다.  

- 드론, UAM 무인 점검 시장의 경쟁 상태는 어떤가. 또 그 시장에서 위플로의 위치는 어느정도인가.

현재 드론이나 UAM 관련해서는 세계적으로 기체 제작사들의 경쟁이 심하고 아직 정비 분야의 업체는 많지 않다. 대기업들에서는 기체 점검 솔루션 개발 자체를 시작하지 않고 있고, 스타트업 쪽에서도 많지는 않다. 

위플로는 UAM 시장이 도래하기 전에 드론으로 미리 점검 사업을 하고 있고, 전기차 관련해서도 점검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얻은 빅데이터와 기술력을 통해 UAM 시장이 열린 후에도 그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들과 협업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고, 여러 가지 협력 성과를 거두고 있기도 하다. 미국과 일본의 주요 버티포트(UAM 이착륙장) 개발사들, 기체 개발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잘 알려진 협력업체로는 영국의 스카이포츠, 일본의 스카이드라이브 등이 있고 현대차가 미국에 설립한 슈퍼널과도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 스타트업을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투자인데, 이미 여러 가지 투자 관련 성과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경쟁력은 무엇인가.

항공우주쪽 스타트업계에서 위플로처럼 2년 정도 만에 이렇게 투자유치를 하고, 제품이 출시되고, 서비스까지 출시된 것은 매우 드물다고 알고 있다. 여러 전략적 투자자(SI),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투자를 받았고 최근에는 브릿지 투자도 완수했다. 

여러 투자를 받고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된 중요한 원동력은 무엇보다 지금 상황에서 실제로 필요한 기술과 사업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또 시기적절하게 그것을 사업화해서 실제로 매출이 나오는 사례를 만들었다는 것이라고 본다.  

- 위플로의 장기적 목표는 무엇인가.

현재 국토교통부의 사업 등에 힘을 싣고 있긴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사업을 지향하고 있다. 위플로의 목표가 국내보다는 세계에 있기 때문이다.

UAM 산업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가장 유망한 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UAM 산업에서 국내 최고가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점검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 대표로서 직원들, 더 나아가 앞으로 들어올 신입사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창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생각은 구성원들은 각자 하나하나의 각자 고유의 장점과 색깔을 가졌으면 한다는 것이다. 

각각이 가진 재능, 창의성을 발휘해 만들어 낸 생산물에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런것들이 쌓여 본인의 발전, 회사의 발전에 모두 기여하면서 성취감도 맛볼 수 있고, 또 도전적 목표를 스스로 세워가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구성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김의정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정보통신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LG전자 CTO스마트카 연구소, 한화 종합연구소, 한화시스템 미래기술랩 AAM(차세대 항공모빌리티) MRO(유지보수운영) 파트 리더로 일하다가 2022년에 위플로를 설립했다. 한화시스템에서 일하던 당시 한화종합연구소에서 시상하는 타격무기체계 관련 개발 은상과 특허발명상 등을 받았으며 50개의 특허에 제 1저자로 등록되어있다. 

김의정 대표의 인터뷰 영상은 채널Who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