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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청문회서 '단통법' 'OTT' '법카 의혹'에 두루뭉술, 공영방송 노조엔 강경

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 2024-07-24 15: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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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같은 방송통신정책 질의에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반면 공영방송 지배구조 문제 등에 대해서는 자신의 소신을 분명히 밝히며 야당과 날을 세워 앞으로 방통위를 둘러싼 여야의 갈등이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숙 청문회서 '단통법' 'OTT' '법카 의혹'에 두루뭉술, 공영방송 노조엔 강경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이 후보자를 대상으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편향성과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 의혹을 제기하며 방통위원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국민의힘은 공영방송이 노조에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으로서 이를 해결할 적임자라 적극 엄호에 나섰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진숙 후보자에게 “방통위가 6개월 만에 단통법에 대한 입장을 바꿨는데 어디서 어떻게 바꿨는지, 이유는 무엇인지 알고 있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단통법에 대한 입장 변화는 미디어를 통해 알게 됐다”며 “방통위가 입장을 바꾼 이유는 전임 위원회의 결정이라 답변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해민 의원이 초고화질(UHD) 시청가구 현황이나 UHD와 관련된 지상파 방송사 정책을 물었지만 이 후보자는 “파악하지 못했다”는 답변을 내놓는데 그쳤다.

이에 이해민 의원은 “자꾸 (방통위원장에) 임명되고 난 다음 공부하겠단 말로 들리는데 장관급의 월급을 받는 직책을 맡을 자격이 있는지 낯뜨겁다”고 질타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OTT와 레거시미디어 규제에 관해 질의를 했을 때에도 이 후보자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준석 의원이 “OTT와 레거시미디어 규제수준을 맞추는 방향으로 레거시미디어 규제를 없애거나 OTT에 규제를 부과하는 방식 가운데 무엇을 선호하나”라고 묻자 이 후보자는 “(두 방식의) 밸런스를 잘 맞춰야 될 것 같다”고 두루뭉술하게 말했다.

이준석 의원은 "모유수유 촉진을 위해 조제분유 및 우유 광고를 못하는 방송광고심의 등 레거시미디어 관련 규제가 시대착오적"이라고 진단한 뒤 규제개선에 공감하는지 물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공감하지만 (개선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는 원론적 입장에 그쳤다. 이에 이준석 의원은 “너무 모호한 답변”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 후보자가 대전MBC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을 때에도 구체적 답변보다는 법이나 규정을 어긴 적이 없다는 입장만을 되풀이 했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가 살고 있는 곳 반경 500m 내에서 (법인카드를) 얼마나 사용했는지 봤더니 41회, 400만 원을 썼다”며 “(서울 강남) 타워팰리스 안 슈퍼마켓에서 법인카드로 20만 원을 썼는데 무슨 용도로 썼나”라고 따져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오래 전이라 구체적 사용내역은 기억하지 못한다면서도 “업무상 목적 외에 사적으로 사용한 건 단 1만 원도 없다”고 주장했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이 "후보자가 주말에 쓴 법인카드 내역만 342건, 8500만 원에 달한다"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주말 골프에 대해 말씀하시는데 주중에 골프를 쳤다고 하면 또 뭐라고 하시겠냐“며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였으나 자세한 해명을 내놓지는 못했다.

김현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MBC 보도본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보도본부에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세월호 피해자 학생의 핸드폰 영상 사용금지 지침을 내렸었다며 기억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가 “외국에서도 지나친 영상은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고 우회적 답변을 하자 김 의원은 “기억이 나나, 안 나나”라고 따져 물었고 이 후보자는 “기억 안 난다”고 말했다.  
 
이진숙 청문회서 '단통법' 'OTT' '법카 의혹'에 두루뭉술, 공영방송 노조엔 강경
▲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왼쪽)이 이진숙 후보자에게 질문하는 모습. <국회방송 유튜브 생중계 갈무리>

원칙적이고 모호한 답변을 내놓던 이 후보자가 명확한 입장을 밝힌 것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방통위 운영 문제나 공영방송 이사와 관련한 질문을 할 때였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2인 체제에서 방통위원장이 된다면 국회 몫 추천 없이는 2인 체제가 운영될 것인데 현안이 뭔가”라고 묻자 이 후보자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이다”라고 말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MBC가 상당히 국민의 사랑을 받는 매체였는데 (지금은) 여러 국민적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며 MBC를 도마에 올리자 이 후보자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언론노조가 주도적인 세력이 되면서 정치성이 굉장히 강화됐다”고 주장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K-콘텐츠가 글로벌화 되는 시기에 공영방송은 언론 노조들의 장악으로 편파방송 문제가 발생하고 정치적 도구로 타락하고 있다”며 생각을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강경한 어조로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검증받기 위해 청문회장을 오는데 (언론노조가) 진입을 막는 등 영향력을 국회까지 뻗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다”며 “언론사의 경우 상급기관을 민노총으로 두는 게 적절한지를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관계자들은 이날 청문회가 시작되기 전 국회 청문회장 앞에서 이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 후보자는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된다면 법과 절차를 따를 것이지만 기자를 거치면서 언론사가 민노총 노조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에 대해 공정성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진숙 청문회서 '단통법' 'OTT' '법카 의혹'에 두루뭉술, 공영방송 노조엔 강경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제출한 뒤 인사 없이 돌아서 오자 최민희 위원장이 다시 불러 세워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청문회에서는 최민희 과방위원장과 이 후보자 사이에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 후보자가 청문회 증인 선서를 마치고 증서를 최 위원장에게 제출한 뒤 곧바로 자리로 돌아가자 최 위원장은 "제가 인사하려고 했는데 돌아서 가시니 뻘쭘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다시 최 위원장에게 다가가 악수한 뒤 서로 고개를 숙여 인사했고 최 위원장은 이 후보자에게 "저와 싸우려 하시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 청문회는 이날에 이어 오는 25일에도 계속 이어진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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