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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분쟁서 임종윤·임종훈에 섰던 신동국, 왜 송영숙 모녀와 손 잡았나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4-07-04 15: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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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키맨’이었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손을 잡으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에 2막이 올랐다는 시선이 나온다.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된 지 3개월도 채 안 돼 신 회장이 임종윤·임종훈 형제들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대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미약품 분쟁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280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임종윤</a>·임종훈에 섰던 신동국, 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259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송영숙</a> 모녀와 손 잡았나
▲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사진)이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손을 잡은 것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4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신 회장이 한미약품 기타비상무이사에 공식 선임된 지 약 2주 만에 등을 돌린 것을 놓고 갑작스럽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신 회장은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을 지지해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형제들의 승리를 이끌었다. 신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개인주주다.

신 회장은 그 덕분에 한미약품그룹 경영에 합류했다. 하지만 이번에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사들이면서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을 체결했다.

사실상 '혈맹'을 맺은 셈인데 이는 송영숙 회장 모녀와 대립각을 세웠던 형제들과 갈등이 쌓였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신동국 회장은 경영권 분쟁에서 형제들의 편을 들어주면서 그 보상 성격으로 한미사이언스 기타비상무이사에 올랐다.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의 상무에 종사하지 않고 사외이사가 아닌 이사를 말하지만 등기임원으로 이사회 등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없는 자리는 결코 아니다. 하지만 사내이사와 비교하면 권한이 크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자신의 지분을 활용해 형제들을 적극 도왔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에 절대적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를 주지 않은 것을 놓고 불만이 쌓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뿐 아니라 제약사 전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도 파악된다.

한양정밀의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신 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주식을 제외하고 법인 차원에서도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에스티, 한미약품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가 보유한 상장사 지분은 이 3곳이 전부다.

신 회장으로서는 자신의 지지가 임종윤·임종훈 형제들의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한 만큼 주요 제약사인 한미약품그룹에서 자신에게 걸맞은 대우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을 수 있다. 하지만 형제들이 이와 관련해 제공한 대우는 신 회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수 있다.

실제 그는 국내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형제들이 자신과 경영에 대해 상의하지 않았던 점에 대해 서운함을 토로하며 형제들의 경영에 문제가 많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연장선에서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신 회장의 경영 참여와 관련해 더 좋은 제안을 했을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법무법인세종이 3일 내놓은 입장문을 보면 “신 회장은 한국형 선진 경영체제 도입을 통해 한미가 글로벌 제약사로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역할을 다하고 지원하도록 할 것”이라고 돼 있다.

자료에 따르면 한국형 선진 경영체제를 창업자 가족 등 대주주(이사회 구성원)와 전문경영인이 상호 보완하며 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형태라고 설명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대주주는 사외이사와 함께 참여형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 경영을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신 회장에게 기타비상무이사 이상의 권한을 지닌 자리를 제안했을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형제를 지지한 이후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실망해 변심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한미약품 분쟁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280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임종윤</a>·임종훈에 섰던 신동국, 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259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송영숙</a> 모녀와 손 잡았나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가 3월28일 한미사이언스 주총장에 들어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신 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가치는 3일 종가 기준으로 2647억 원이다. 3월 정기 주주총회 당시보다 지분 가치가 30% 가까이 줄었다.

송영숙 회장 모녀와 형제 사이의 경영권 분쟁 불씨로 작용한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통합계획이 발표됐던 1월12일 종가와 비교해도 20% 가까이 떨어졌다.

제약업계 여러 관계자들은 신 회장이 무엇보다도 지분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한 목소리를 낸다. 그가 형제 측을 지지한 뒤 주가가 지지부진한 것에 크게 실망했을 수 있다는 뜻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

실제 한미사이언스가 3일 공시한 송영숙 모녀와 신 회장의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 체결 목적에는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항목도 포함됐다.

신동국 회장이 애초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직접 뛰어들 때도 이와 비슷한 행보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 회장은 경영권분쟁 당시도 주주총회 직전까지 어느쪽을 지지할 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이를 놓고 임종윤·임종훈 형제나 송영숙 회장 및 임주현 부회장 양측이 제시하는 논리의 옳고그름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자신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쪽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받았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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