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일본 정부가 개인정보 침해 문제를 명분으로 네이버를 향해 라인 지배권을 내놓으라고 압박한 ‘라인 사태’가 정치권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세계적 IT 기업인 구글에서 간부로 일했던 경력을 지닌 이해민 조국혁신당 당선자가 라인 사태와 관련해 소극적 태도를 보인 윤석열 정부를 향한 공세의 최전방에 나서며 주목받고 있다.
 
[22대 국회 핫피플] 구글 출신 조국혁신당 이해민, '라인 사태' 저격수로 선봉에

▲ 이해민 조국혁신당 당선자. <조국혁신당>


이해민 당선자는 엔지니어 경험을 바탕으로 라인 사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대응을 촉구하면서 동시에 빠르게 변화하는 IT 업계에 맞는 정치권의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규제 개편에도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해민 당선자는 22대 총선 당선자들 가운데 이공계 출신인 황정아 민주당 당선자 등과 함께 윤석열 정부가 크게 삭감한 연구개발(R&D) 예산과 관련한 의정 활동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당선자 스스로도 정치로 뛰어든 이유로 윤석열 정부의 R&D 예산 삭감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국혁신당 인재 영입식에서 "무엇보다도 신속하게 연구개발 예산을 정상화하는 일부터 뛰어 들겠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지난 10일 SBS BIz '초선 의원에게 경제를 듣다(초경청)'에 출연해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정치에 몸담은 이유에 관해 "내가 몸담고 있는 과학기술계가 윤석열 정권이 들어온 이후 너무 허망하게 무너지는 것에 대한 위기 의식이 컸다"며 "과학기술 쪽은 한번 무너지면 회복에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가 2025년부터는 R&D 예산을 복원할 뜻을 나타냈지만 이 당선자는 한 번 타격을 입은 과학기술 연구의 회복이 힘들다는 것을 고려해 당장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지원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이 당선자는 "지금 연구비를 빼면 예를 들어 우선 냉동실에 있는 모든 연구 대상들이 폐기된다"며 "내년에 예산을 다시 받는다 해도 연구실이 그동안 연구를 15년을 해왔다고 치면 다시 15년 뒤로 돌아가서 시작을 해야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국내 IT산업 관련한 규제 체계를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는 견해도 갖고 있다. 

빠르게 바뀌는 기술과 IT기업 현실을 고려할 때 허용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나열한 뒤 나머지는 모두 금지하는 방식의 '포지티브 규제'에서 금지사항을 빼고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당선자는 자신의 총선 공약으로 △글로벌 표준에 맞는 정책 입안 △국가과학기술혁신청과 국가 CIO(최고정보관리자) 주도의 전문 정책 주도 등을 내놨다.

이 당선자는 구글에서 일했던 경력을 지녀 라인 사태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국내 IT 관련 규제를 개선해나갈 인물로 꼽힌다.
 
[22대 국회 핫피플] 구글 출신 조국혁신당 이해민, '라인 사태' 저격수로 선봉에

▲ (사진 두 번째줄 왼쪽부터) 이해민, 박은정 조국혁신당 당선자가 조국 대표와 함께 채상병 특검법안 수용을 촉구하는 거리행군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지난 4월26일 조국혁신당 당선자들과 함게 정치권에서 처음 라인 사태와 관련해 목소리를 냈으며 그 뒤 논평과 발언을 꾸준히 이어가며 윤석열 정부의 느리고 소극적인 대응을 비판하고 있다.

이 당선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가 일본의 행정지도에 관해 유감을 표명한 점을 놓고도 날을 세웠다. 정부의 구체적 대응 방향을 내놓지 않고 네이버 뜻에 어긋나지 않게 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에 그쳤다는 것이다.

그는 11일 논평을 통해 "정부 대처를 촉구한지 보름 만에 정부 입장이 나왔다"며 "참 빠른 정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안이 엄중함에도 용산 대통령실이나 외교부가 아닌 과기부가 관련 부처라는 이유로 입장을 내놨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하나마나한 소리"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에서 ‘디지털 영토’를 확장하고 있는 우리 기업이 일본에 통째로 넘어가게 생겼는데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라고 비판했다.

이 당선자는 라인 사태와 관련해 정부가 일본의 무리한 요구에 적극 대응하지 않음으로써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이 믿고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사라졌다는 데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이 당선자는 MBC라디오 뉴스하이킥에서 "문제의 핵심은 자국의 이득을 위해 일본 정부가 민간 영역에 개입을 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입을 닫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민간의 영역을 침범한 일본 정부에는 아무 말 못하고 이에 화가 난 우리 국민을 달래는 데 집중하는 행태를 보인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 당선자는 외교부가 당장 한일 투자협정에 따른 국가 개입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 당선자는 “일본이 이 문제를 정부 차원의 문제로 끌어올렸다”며 “라인 야후는 정부와 민간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대 국가 ‘외교’ 문제다”라고 바라봤다.

이처럼 라인 야후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세계적 IT 기업 출신 이 당선자가 국회 과방위에 배정된다면 윤석열 정부를 향한 야권의 공세에 한층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 당선자는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이는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 자신을 증인으로 채택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 당선자는 1973년 생으로 서강대학교 전자계산학과와 동대학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2007년부터 구글코리아 프로덕트 매니저(PM)로 임명돼 2018년 구글 시니어 PM을 거쳐 2022년 오픈서베이 최고제품책임자(CPO)에 올랐다. 22대 총선을 앞둔 2024년 3월 조국혁신당 영입인재로 입당해 비례대표 후보 3번을 받아 당선됐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