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경호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 국민의힘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아 추 원내대표를 놓고 ‘독배를 들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윤석열 정부가 최근 기자회견에서 전향된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면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파헤칠 특검법을 비롯한 공세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대통령 거부권’ 외에는 별다른 대응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추 원내대표로서는 내부 결속 강화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 각종 법안의 길목 역할을 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회 구성을 놓고 민주당과 협상에 험로가 예상된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 원내대표는 야당의 이른바 ‘특검공세’를 방어하면서도 ‘협치’를 이뤄내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목표를 뒷받침할 입법성과를 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취임 2주년 기념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야당은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없었다면서 강공 드라이브를 펼치겠다는 태세라
추경호 원내대표의 어깨가 더 무겁게 됐다.
특히 추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 행사의 뜻을 내비친 ‘채상병 특검법’이 재의결을 통해 국회 문턱을 다시 넘는 것을 막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 뿐 아니라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이른바 양명주(양평고속도로 부당 계획변경 의혹, 명품백 수수 의혹, 주가조작 의혹)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김건희 여사 종합 특검법’도 제22대 국회에서 준비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추 원내대표로서는 법안 처리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이 가져올 수 있도록 수성하는 역할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법제사법위원회가 법안 처리에서 이른바 ‘시간끌기’를 할 경우 특검법과 같은 쟁점 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지연시킬 수 있다.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가 10일 국회를 방문한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오른쪽)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또 야당의 각종 특검법 재의결 과정에서 국민의힘 내부의 반란표 막기를 위해 벌써부터 내부 단속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추 원내대표는 전날 첫 기자회견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재표결이 이뤄질 경우와 관련해 “아주 중요한 사안에 대해 총의를 모아 당론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의원들의 단일대오가 흐트러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대구 달성군에서 당선된 추 원내대표는 영남 지역구 의원인 데다
윤석열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냈기 때문에 자칫 불통의 모습이 부각될 경우 국민의힘이 ‘용산 2중대’, ‘도로 영남당’이라는 오명을 벗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추 원내대표가 단순히 내부 단속을 넘어 원내 사령탑으로서 새로운 아젠다를 던져 국면을 전환하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인구절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한 새로운 부처인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문제나 연금개혁을 주제로 협치를 내세우며 특검 국면을 전환함으로써 방어를 꾀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인구 문제 부처 신설에 대해서는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한 긴급 입장발표에서 “한국이 현재 극도의 인구감소 문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서는 여당과 협치의 관점에서 논의를 이어갈 수 있다”고 대화의 문을 열어둔 바 있다.
추 원내대표는 원내사령탑에 오르기 전 야권에서도 대화와 협상 파트너로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소통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 목표가 몇 석이다’이런 이야기를 하기보다 야당을 존중하면서 끊임없이 대화하고 국민이 기대하는 정치를 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