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그룹이 27일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국내에서 8만 명을 채용하고, 68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기아 광명 이보 플랜트를 둘러보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 두번째). <현대차그룹> |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모빌리티 퍼스트무버의 위상을 확보하고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규모 국내 채용 및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26년 말까지 3년 동안 국내에서 8만 명을 채용하고, 68조 원을 투자한다고 27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미래 신사업 추진 △사업확대·경쟁력 강화 △고령인력 재고용 등 세 부문에서 8만 명을 채용한다. 3년 동안 매년 평균 2만7천 명 가량을 채용하는 셈이다.
완성차 부문 고용 증가에 따른 국내 부품산업 추가 고용 유발 11만8천 명을 고려하면 전체 고용 효과는 19만8천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 철강 등 타 산업까지 포함하면 고용 창출 효과는 더욱 증대될 것이라고 현대차그룹은 전했다.
채용은 전동화 및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가속화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집중된다. 전체 8만 명의 55%인 4만4천 명이 신사업 분야에서 채용된다.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SDV, 탄소중립 실현,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프로젝트 등의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동화 분야에서는 전기차(EV) 라인업 확대, 국내 EV 전용공장 건설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EV 라인업을 31종으로 늘리고,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151만 대(수출 92만 대)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신형 EV 및 EV 전용 부품·모듈 연구개발은 물론 혁신 EV 제조 기술 개발, EV 전용공장 건설, EV 생산을 위한 인력을 대규모로 채용한다.
SDV 분야에서는 고객이 소프트웨어로 연결된 안전하고 편안한 이동의 자유와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누릴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로 대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SDV 등을 통해 이동 데이터를 축적하고 인공지능(AI)과 접목해 다양한 이동 솔루션으로 확장한 뒤, 로지스틱스(유통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종합 시스템), 도시 운영 체계 등과 연결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GBC 프로젝트, 친환경·스마트 건설 기술 개발,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 사업, 신소재 활용 강판 개발, 스마트물류 솔루션 사업 등에서도 신규 채용이 이뤄진다.
사업확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2만3천 명을 새로 고용한다.
현대차·기아는 경쟁력 있는 신규 차종 개발, 품질·안전 관리 강화, 글로벌 사업 다각화, 브랜드 가치 증대를 위한 인원을 확충한다.
철강, 금융, 물류, 철도·방산, 정보기술(IT) 등의 그룹사도 핵심 사업 역량 강화와 글로벌 사업 확대 등을 위해 인력을 보강한다.
현대차그룹은 1만3천 명에 달하는 고령인력도 재고용한다.
현대차그룹 8개사는 노사 합의를 통해 ‘정년퇴직자 계속 고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26년 말까지 3년 동안 국내에 68조 원을 투자한다.
연평균 투자규모는 약 22조7천억 원으로, 2023년 17조5천억 원보다 30% 늘어난다.
현대차그룹은 연구개발(R&D)투자에 31조1천억 원, 경상투자에 35조3천억 원, 전략투자에 1조6천억 원을 각각 집행한다.
연구개발 분야에는 제품 경쟁력 향상, 전동화, SDV, 배터리 기술 내재화 체계 구축 등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전체의 46%가 투자된다.
경상투자는 연구 인프라 확충, EV 전용공장 신증설 및 계열사 동반투자, GBC 프로젝트, IT 역량 강화 등에 이뤄진다.
현대차그룹은 EV 전용공장 건설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 순차적으로 가동한다.
올해 2분기에 기아 광명 이보 플랜트(EVO Plant)를 완공하고 소형 전기차 EV3를 생산해 국내외에 판매한다. 이어 내년 하반기에는 기아 화성 이보 플랜트를 준공하고 고객 맞춤형 전기차(PBV)를 생산한다.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에서는 2026년 1분기 제네시스의 초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전기차 모델을 시작으로 다양한 차종을 양산할 계획을 세웠다.
전략투자는 모빌리티, SW, 자율주행 등 핵심 미래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적 투자 등에 활용된다.
산업군별로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포함한 완성차 부문이 전체 투자액의 약 63%인 42조8천억 원를 차지한다.
이는 전동화와 SDV 가속화, 수소 생태계 구축, AAM, 로보틱스 등에 투자된다.
미래 모빌리티를 포함한 완성차 부문 외에 부품, 철강, 건설, 금융 부문 등 에서도 기술 개발, 신사업 발굴, 핵심 사업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해 2026년까지 25조2천억 원의 맞춤형 투자를 실행한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서울 삼성동 부지에 추진중인 GBC 프로젝트 관련 투자를 본격화할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초 50층 대 타워 2개동과 문화·편의시설을 위한 저층 4개동 등 총 6개동의 GBC 설계 변경 제안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105층 타워와 문화∙편의시설용 저층 건물 등 총 5개동으로 구성되었던 과거 설계안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초고층 타워를 50층대 건물 2개동으로 분산배치했다.
현대차그룹은 "설계 변경은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와 현대차그룹의 미래전략 등을 반영해 실용성·효율성·지속가능성이 보장된 새로운 공간 계획의 필요에 따른 것"이라며 "국군 작전제한사항 등 국가안보와 화재∙재난 등 안전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도시 안전 측면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설계 변경으로 감축한 투자비를 세계 최고 수준의 건축가와 협업을 통한 미래 랜드마크 디자인 개발과 탄소저감 친환경 신기술 적용, 도심항공 모빌리티(UAM)∙PBV∙로보틱스 등 첨단 모빌리티 기술 접목 등에 집중 투입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서울시가 내년 하반기 중 설계 변경안의 인허가 절차를 완료하면 건설 본격화로 GBC 프로젝트에서만 2026년까지 약 4조6천억원 투자 및 9천2백명의 신규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현대차그룹은 예측했다.
2030년까지는 총 19조5천억원 투자, 누적 기준 5만6천명가량의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계 전문가는 "GBC 부지는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 변경과 공공기여 규모 합의 등이 이미 이뤄졌고 용적률, 건폐율, 용도 등 주요 도시계획 사항도 결정된 상태"라며 "설계 변경안이 도시계획 사항을 준수하고 있다면 인허가 절차 간소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 대규모 고용 창출과 집중적 투자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미래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다양한 신사업은 물론 기존 핵심사업 분야에서도 차별화한 기술과 제품으로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