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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과 인텔 반도체 인수합병 경쟁, 삼성전자도 가세할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09-30 1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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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기업 퀄컴이 33조 원을 들여 네덜란드의 NXP반도체 인수를 추진하며 사물인터넷과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반도체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텔이 지난해 18조 원이 넘는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앞서나가자 추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발맞춰 삼성전자도 외부업체와 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 반도체업계 인수경쟁 치열해져

월스트리트저널은 30일 “퀄컴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도체업계의 치열한 인수경쟁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며 “스마트폰 이후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퀄컴과 인텔 반도체 인수합병 경쟁, 삼성전자도 가세할까  
▲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CEO.
퀄컴은 NXP반도체와 인수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올해 안에 인수가 결정될 가능성이 유력하고 인수금액은 30억 달러(33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NXP반도체는 세계 차량용반도체 1위 기업으로 지난해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전문업체 프리스케일을 13조 원에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퀄컴이 사실상 두 업체를 한꺼번에 인수하게 되는 셈이다.

퀄컴은 자동차용 통합반도체 ‘스냅드래곤A’를 내놓고 시장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NXP의 기존 고객사 기반과 프리스케일의 인포테인먼트 기술까지 확보하면 차량용 반도체분야에서 절대강자가 될 공산이 크다.

NXP반도체는 자동차에 적용되는 각종 센서뿐 아니라 사물인터넷과 웨어러블기기 등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분야에 일찍부터 진출해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퀄컴이 스마트폰 수요둔화에 대응해 반도체사업의 다각화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이번 인수로 인텔 등 시스템반도체 선두업체를 빠르게 추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 역시 PC용 반도체 수요둔화에 대응해 사물인터넷과 자율주행기술에 집중하는 대규모 사업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사물인터넷 반도체기업 알테라를 18조 원 이상에 인수했다.

세계 대형 반도체기업들이 사물인터넷과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성장동력 확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대규모 인수합병이 계속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도 최근 영국의 반도체 설계기업 ARM을 35조 원에 인수하며 차세대 반도체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반도체기업들은 독자적으로 설계기술을 확보하는 것보다 이미 기술을 갖춘 외부업체를 인수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며 “대규모 인수합병이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이어진 인수합병은 모두 220조 원 규모에 이른다. 자율주행차 시장 개막이 임박하며 차량용 반도체의 시장선점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업체들 사이 경쟁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 삼성전자 경쟁력 확보방안은?

인텔과 퀄컴의 반도체 인수합병 경쟁에 삼성전자의 선택이 주목을 받는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시스템반도체사업부 아래 신사업추진팀을 신설하고 사물인터넷 기기와 자율주행차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퀄컴과 인텔 반도체 인수합병 경쟁, 삼성전자도 가세할까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
하지만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전문기업인 만큼 시스템반도체에서 후발주자로 약점을 안고 있어 인텔과 퀄컴 등 선두기업에 맞설 역량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두업체들이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기술역량을 계속 끌어올리고 있어 삼성전자는 추격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율주행 반도체 개발은 삼성전자가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장부품사업에서 핵심으로 꼽힌다.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려면 인수합병이나 외부업체와 협력 확대 등 적극적으로 맞대응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전장부품업체들의 경쟁은 자율주행기술 구현을 위한 시스템 경쟁이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선도업체와 기술격차를 좁히려면 인수합병으로 반도체 설계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에서 압도적 선두를 달리는 만큼 자율주행 반도체기술을 확보해 메모리반도체와 통합한 솔루션 형태로 시장에 내놓는다면 강력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9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났다. 소프트뱅크가 인수를 결정한 ARM의 반도체 설계기술과 관련된 협력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다.

ARM은 최근 자율주행차 개발에 특화한 새 반도체 설계기반 ‘코어텍스R52’를 공개했다. 이전의 설계보다 안정성을 대폭 개선해 자율주행차의 사고 가능성을 크게 줄인 것이 특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이 소프트뱅크의 ARM 인수결정된 뒤 만났다는 점은 충분히 의미있다”며 “삼성전자가 전장부품업체 인수를 적극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와 관련한 논의가 빠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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