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와 귤 가격 70% 이상 폭등, 2월 물가상승률 다시 3%대로 복귀

▲  통계청 공미숙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새해 첫 달 2%대로 떨어지며 둔화세를 보였던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과일값 고공행진이 계속된 상황에서 최근 국제유가 불안까지 겹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물가 상승 폭이 커지면서 최근 둔화세를 보이던 생활물가지수는 다시 상승 폭이 확대됐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로 2023년 2월보다 3.1%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에 3%를 웃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2.8%) 2%대로 떨어졌지만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농산물 물가가 20.9% 올라 전체 물가를 0.80%포인트 상승시켰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석유류 물가 하락 폭도 지난 달(-5.0%)보다 축소된 1.5%에 그쳤다.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7%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4.5%)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월(3.4%)까지 상승 폭이 둔화했지만 넉 달 만에 다시 상승 폭이 커졌다.

신선식품지수는 신선과실이 41.2% 오른 영향으로 20.0% 상승했다. 신선과일은 1991년 9월 43.9% 오른 뒤로 32년 5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다.

품목별로는 사과와 귤이 각각 71.0%, 78.1%로 올랐다. 토마토(56.3%), 파(50.1%), 딸기(23.3%), 쌀(9.2%), 배(6.1%) 등이 오른 반면 마늘(-1.5%), 양파(-7.0%), 당근(-15.7%), 망고(-10.5%), 상추(-6.3%), 화초(-4.4%), 고등어(-1.6%) 등은 내렸다.

신선채소는 12.3% 올랐다. 지난해 3월 13.9% 오른 뒤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5% 상승해 전달과 같았다. 전기·가스·수도는 전기(4.3%), 도시가스(5.6%), 지역난방비(12.1%), 상수도료(27%)가 올랐다.

서비스 물가는 2.5% 오르며 전달(2.6%)보다 상승 폭이 다소 축소됐다. 공공서비스 물가도 2.0% 오르며 전달(2.2%)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품목별로 보면 시내버스료(11.7%)와 택시료(13%)가 올랐고 유치원납입금(-8.4%)와 국제항공료(-1.6%)는 내렸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3.4% 올랐다. 외식 물가는 3.8% 오르면서 2021년 10월(3.4%) 이후 28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작았다. 

품목별로 보면 보험서비스료(17.9%), 공동주택관리비(3.6%), 구내식당식사비(4.7%), 치킨(5.4%) 등이 오른 반면 승용차임차료(-15.4%), 자동차보험료(-4.6%), 학교보충교육비(-6.5%), 관람시설이용료(-3.9%) 등은 내렸다. 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