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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사장 후보 면면 살펴보니, '실세' '마케팅' '대관' '글로벌' 4인4색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4-02-19 1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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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사장 후보 면면 살펴보니, '실세' '마케팅' '대관' '글로벌' 4인4색
▲ KT&G 사장 후보들의 특장점이 뚜렷하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KT&G를 이끌어갈 차기 사장 후보 4명의 뚜렷한 특장점이 시선을 끈다.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이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핵심 실세로 이력을 쌓아올렸다면 이석주 전 AK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은 애경그룹에서 역량을 두루 인정받아왔다.
 
권계현 전 삼성전자 부사장과 허철호 KGC인삼공사 대표이사 사장은 담배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KT&G에게 중요한 홍보와 대관 능력을 보유한 인물들이다.
 
KT&G 사장 후보 면면 살펴보니, '실세' '마케팅' '대관' '글로벌' 4인4색
▲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

19일 KT&G가 공개한 새 사장 후보 4명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들이 가진 강점이 모두 서로 다르다.

우선 KT&G 내부 출신으로 사장 최종 후보에 오른 방경만 수석부사장을 보면 KT&G의 핵심 실세로서 내부 사정에 가장 밝은 인물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방 수석부사장은 1971년생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98년 KT&G에 입사했다. 그가 언론을 통해 대외적으로 알려진 시기는 2011년 2월 비서실장에 오르면서부터다. 당시 그는 임원도 아니었지만 비서실장 자리에 오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비서실장은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보좌하는 자리로 통상 회사에서 능력을 두루 인정받는 인물이 맡는다는 점에서 방 수석부사장의 역량은 이미 예전부터 검증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는 비서실장으로 2년 일한 뒤 2013년 KT&G 마케팅본부 브랜드실장을 맡았으며 2014년 3월 상무로 승진했다. 이 시기 새 콘셉트의 제품 개발과 출시에 주도적 역할을 맡아 시장 흐름을 선도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2015년 2월 KT&G 글로벌본부장에 오르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역량을 뽐내기 시작했다. 이 시기 성과를 보면 KT&G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포석을 깐 주인공을 방 수석부사장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KT&G에 따르면 방 수석부사장이 글로벌본부장을 맡을 당시 KT&G의 진출 국가 수는 기존 40여 나라에서 100여 나라로 늘었다. 글로벌사업의 최대 매출도 이 시기 달성됐다.

2018년 전무로 승진한 뒤 2020년 전략기획본부장을 겸임하게 된 것도 이런 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방 수석부사장은 2021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글로벌본부장을 내려놓고 사업부문장을 맡았으며 2022년에는 수석부사장에 오르며 총괄부문장을 맡는 등 회사의 핵심 중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2021년 3월 백복인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회사 내 유일한 사내이사 2인 중 한 자리를 꿰찬 것 역시 방 수석부사장이 회사의 실세로 평가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KT&G가 새 사장 선임 절차를 밟기 이전부터 백 사장의 뒤를 이을 차기 수장으로 방 수석부사장이 유력 후보로 거명된 데는 이런 배경들이 자리 잡고 있다.

KT&G는 2021년 방 수석부사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하며 “사업에 대한 통찰력과 신속한 업무 추진력, 회사 전략 및 재무현황에 대한 전문적 지식은 회사가 글로벌 시장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지속성장해 나가는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방 수석부사장이 내부에서 입지를 탄탄하게 다진 인물이라면 이석주 전 AK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은 외부에서 두루 역량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특히 사업과 전략 분야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KT&G 사장 후보 면면 살펴보니, '실세' '마케팅' '대관' '글로벌' 4인4색
이석주 전 AK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이 전 사장은 1969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컨설턴트로 일했으며 이후에는 경영전략 컨설팅기업인 V&S투자자문도 운영했다. 컨설팅업계에 오래 몸담은 만큼 그의 사업·전략·기획 능력을 의심하긴 어렵다.

그는 투자자문 회사를 이끌며 제주항공 설립 자문을 맡아 애경그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다. 안용찬 전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의 권유로 2008년 애경산업에 신규산업·혁신부문장 상무로 입사했는데 이후 화장품 ‘에이지20’s’를 기획해 성공을 거두면서 애경그룹 안팎의 신뢰를 얻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 전 사장은 마케팅 전문가로도 유명하다. 2014년 애경산업 마케팅화장품부문 디자인전략기획실 총괄을 거쳐 같은 해 8월 제주항공 마케팅본부장 전무에 올랐다. 1년 뒤에는 제주항공 커머셜본부장으로 임명됐다.

2017년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을 때 역대 제주항공 수장 가운데 최초의 마케팅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은 것은 이런 이력 때문이다. 이 전 사장의 취임 이전에 제주항공을 이끌었던 인물 대부분은 항공·재무 전문가였다.

제주항공을 이끌면서 마케팅 전문가 경력에 특유의 젊은 감각을 더해 시너지를 내고 업계 동향을 읽는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0년에는 애경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로 이동해 애경그룹 전반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제주항공의 재무 위기를 극복하는 한편 애경케미칼의 글로벌 사업 확장 등에도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사업쪽으로 유능하다고 평가받는 인물만 차기 사장 후보로 올려놓지 않았다. KT&G의 사업 특성을 고려해 대관 쪽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도 후보로 발탁해 놓았다.
 
KT&G 사장 후보 면면 살펴보니, '실세' '마케팅' '대관' '글로벌' 4인4색
▲ 권계현 전 삼성전자 부사장.

권계현 전 삼성전자 부사장과 허철호 KGC인삼공사 대표이사 사장이 바로 이런 인물들이다.

권 전 부사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교를 졸업한 뒤 1989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공직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외무부 기획관리실·조약국을 거쳐 주네덜란드 대한민국 영사관 1등서기관, 주호놀룰루총영사관 영사, 주과테말라 공관 차석, 외교통상부 조약국 주무서기관 등으로 일했다. 참여정부 때는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으로 파견되기도 했다.

공직에서만 15년 넘게 일하다가 민간기업으로 넘어온 것은 2005년부터다.

2005년 8월 삼성전자 경영지원총괄 해외홍보그룹장으로 부임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권 전 부사장 이외에도 해외 언론사 기자를 해외홍보 인력으로 채용하는 등 해외홍보 조직을 키우고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외교관 출신인 권 부사장을 영입한 것으로 해석됐다. 

권 전 부사장은 2011년 말까지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 스포츠마케팅그룹장을 맡는 등 홍보 분야에서만 6년 넘게 일했다. 외교관으로서의 이력과 홍보 임원으로서의 이력을 합쳐 보면 홍보와 대관 업무에 자연스럽게 역량을 쌓았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홍보 쪽에만 능력이 치우친 것도 아니다.

2012년부터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동남아PM그룹장 겸 서남아PM그룹장, 중국법인 무선사업부 총괄부사장, 중국총괄 부사장 등을 거치는 등 해외사업 전문가로서 역량도 보였다.

KT&G가 권 전 부사장을 최종 후보에 포함한 것은 홍보나 대관뿐 아니라 KT&G에게 중요한 해외사업에도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로 그를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KT&G 사장 후보 면면 살펴보니, '실세' '마케팅' '대관' '글로벌' 4인4색
허철호 KGC인삼공사 대표이사 사장.

방경만 수석부사장과 함께 내부 출신 후보 2인에 이름을 올린 허철호 KGC인삼공사 대표이사 사장도 홍보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뒤 사업에서 역량을 펼친 인물로 여겨진다.

허 사장은 1967년생으로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1996년 KT&G에 입사했다.

허 사장은 KT&G에서 홍보2부장을 맡은 뒤 자회사인 KGC인삼공사로 이동해 홍보1부장과 커뮤니케이션실장을 거쳤다. KT&G로 복귀해 홍보실장을 3년가량 맡다가 대구본부장과 남서울본부장 등 현업에서도 활약했다.

2022년 3월 KGC인삼공사 대표이사로 발탁된 뒤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허 사장은 KT&G의 유력한 차기 사장 후보로 꼽히는 방 수석부사장보다 4살 많고 입사 연도는 2년 빠르지만 승진은 늦었다. 방 수석부사장이 과거 전무로 일할 당시 허 사장의 직급은 상무였다.

KGC인삼공사 대표이사로 이동하면서 사장을 달아 직급상으로는 방 수석부사장을 넘어섰지만 자회사 대표라는 점에서 존재감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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