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4-02-19 14:40:59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의힘 공천이 비교적 큰 잡음 없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천결과가 발표된 곳을 살펴볼 때 무난한 지역을 먼저 결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구·경북(TK) 현역의원들 재배치나 서울과 부산 등 조정이 쉽지 않은 지역의 공천이 많이 남아 있어서다.
▲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2월18일 여의도 당사에서 5일차 면접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제3지대 이탈이나 쌍특검 법안 재표결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천 파동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14일부터 진행한 지역구 공천면접 결과, 이렇다 할 '물갈이'는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은 18일 지역구 공천 신청자 면접을 완료했는데 전체 253개 지역구 가운데 89명(단수추천 86명·우선추천 3명)의 공천이 확정됐다.
이 가운데 현역의원이 공천 받은 곳은 35곳이며 현역의원 중 공천 탈락자는 비례대표 출신인 최영희, 서정숙 의원 2명뿐이다. 지역구 출신 의원은 탈락자가 단 한명도 없다. 장제원, 김웅 의원은 공천심사가 진행되기 전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특히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권 공천 확정자 21명 가운데 18명이 현역의원이었다. 영남권을 비롯해 지역구 현역이 컷오프(공천 배제)된 사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애초 국민의힘 공천에서 대통령실 인사가 유리한 결과를 받고 현역의원들이 대거 교체될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의 부산 해운대 갑 단수공천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특혜’ 시비도 일지 않는 모양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민의힘은 원래 대통령실에서 윤핵관들 챙길 거야, 무리하게 사람 바꾸려고 할 거야라고 전망했었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고 경선 위주로 가고 있다”며 “대통령실에서도 무리해서 ‘이 사람 공천 안 줘’ 이런 분위기도 감지되지가 않는다”고 평가했다.
예상과 달리 현역의원들이 공천에서 배제되지 않는 것을 두고 탈락자가 컷오프에 반발해 개혁신당으로 이탈하거나 소속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나서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오는 29일 '쌍특검'(김건희 특검법·대장동 특검법) 재투표 가능성도 있어 현역의원 공천 탈락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옥임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15일 YTN 뉴스앤피플에서 국민의힘 공천 상황에 관해 "지금 제3당이 문을 확 열어놓고 (현역의원 탈락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아닌가"라며 "그런 데다 특검과 관련해서 재표결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재의결을 어느 시점에 할 것인가에 따라서 공천할 때 지금 기존 의원들에 대해서 굉장히 조심스럽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지금까지 무난하게 진행된 공천과 달리 19일부터 시작하는 수도권,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공관위의 ‘후보 재배치’는 이번 공천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18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지금까진 비교적 간단했는데 이제 고차방정식으로 들어가 난상토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재형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는 박진 전 외교부 장관과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거론되는 서울 강남을 공천 결과에 따라 당 내부에서 ‘교통정리’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 전 장관이 과거 3선에 성공한 종로에 차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9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분들(박 전 장관, 이 전 비서관)이 신청했던 지역구에 공천하지 않고 다른 곳에 재배치한다는 것까지 내부 의견이 모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또 윤희숙 전 의원, 권오현 전 대통령실실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 등 4명이 공천을 신청한 서울 중·성동갑이나 하태경 의원, 이혜훈 전 의원,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면접을 본 서울 중·성동을 등도 조정이 쉽지 않은 곳으로 분석된다.
서울 뿐 아니라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많은 지역의 공천이 이뤄지지 않았다.
부산은 안병길 의원의 서구·동구와 박수영 의원의 남구갑 등 2곳, 대구에서는 동구갑(류성걸), 동구을(강대식), 북구갑(양금희), 수성을(이인선), 달서갑(홍석준) 등 국민의힘 소속 현역의원이 있는 5곳의 공천 심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사진 가운데)가 2월19일 의원총회에서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울산도 김기현 전 대표의 남구을은 물론 친윤(친윤석열)계인 박성민 의원의 중구, 이채익 의원의 남구갑 등 3곳의 심사 결과가 남아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김기현 전 대표나 박성민 의원 단수공천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김 전 대표와 박 의원 등) 발표를 보류한 곳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현재 논의 중에 있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공관위가 예고했던 ‘하위 7명’ 컷오프 명단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컷오프 대상 7명과 아직 심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현역의원들 가운데 공천 탈락자가 나올 수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국민의힘 공천과 관련된 갈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장성철 소장은 18일 MBC라디오 정치인싸에서 “(국민의힘 공천이) 발표되지 않은 지역들은 현역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이 마음에 들지 않아 바꿀 생각이 있기 때문”이라며 “국민의힘이 쉬운 숙제는 다 풀었지만 이제부터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