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에게 ‘국정기조 바꿔야’ 외치다 끌려나간 국회의원 강성희, "최선의 조치" VS "왕정 회귀"

▲ 강성희 진보당 의원(사진 왼쪽)이 1월18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경호원의 제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정기조 전환을 외치다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의 사건을 두고 정치권에서 ‘과잉경호’ 논란이 불거졌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강 의원의 행동이 지나쳤다며 경호조치의 적절성을 주장한 반면 야권에서는 현직의원의 목소리를 틀어막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집니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그 말을 하기 전에 대통령이 지나가버렸다”며 “(그런데) 경호원들이 저를 밀치고 압박하는 과정이 있었고 결국 끌려나가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은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하려던 했을 뿐이라며 윤 대통령의 사과와 경호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그는 “장사가 안 돼 폐업을 하고 싶지만, 계약기간 때문에 그럴 수도 없다며 눈물 흘리는 상인들이 있다”며 “그 분들의 목소리를 대통령에게  전하는 것이 저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개인이 아니라 국민의 입을 막은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면 반드시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에 대한 문책이 있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전날 열렸던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자신과 악수를 나누고 지나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큰 소리로 자신의 주장을 외치다 경호원들로부터 제지를 당한 뒤 강제로 행사장에서 퇴장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경호원들이 강 의원의 입을 손으로 직접 막았을 뿐 아니라 팔과 다리를 붙잡고 강 의원을 들어 올려 행사장 밖으로 나가게 한 것은 지나친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강 의원 사건을 두고 “대한민국이 왕정국가로 회귀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국정기조 바꿔야 한단 말 한마디에 의원이 대통령실 경호원에게 입이 틀어막히고 사지가 들린 채 행사장에서 끌려 나왔다"며 "윤석열은 왕이고 김건희는 중전마마라서 무법천지 법 위에서 군림하려 하느냐"고 말했다.

국회 운영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박주민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실은 국회 운영위에 나와 당시 상황과 그렇게 대처했었던 이유를 분명하게 설명해야한다”며 운영위 개최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폭력적 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강 의원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행사에 참석했던 이용호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이라는 잔칫집 분위기를 깨 자신의 정치선전장을로 만들고자 대통령에 대해 계획된 도발을 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강 의원은 적반하장식 행태를 중단하고 사과부터 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을 번쩍 들어서 강제퇴장 시킨 것은 불가피한 최선의 조치였다고 생각한다”고 옹호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행사의 성격을 감안할 때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었고 의도적으로 한 행동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강 의원을 비판했다.

그러나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당시 영상을 공개한 뒤 “경호가 발동된 건 윤 대통령이 (강 의원과) 악수를 마치고 이미 몇 발자국 멀리 걸어 나간 이후”라며 “대통령은 국회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끌려나가고 있는 걸 뻔히 눈으로 보면서도 용인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김진표 의장은 입법부의 대표로서 대통령실에 공식적인 항의는 물론 사과 요구와 재발 방지를 촉구하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강 의원의 퇴장조치에 관해 “경호상 ‘위해 행위’라고 판단될 상황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