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통상정책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할 것이란 포부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참패와 상황 판단 미흡, 프랑스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처 미흡의 책임을 통상교섭본부장으로 관련 실무를 맡았던 안 후보자에게 물었다.
 
산업부 장관 후보 안덕근 청문회서 통상 중요성 강조, 여야 ‘부산 엑스포’ 충돌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1월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반면 국민의힘은 지난해 하반기 경제 상황 반등에 안 후보자가 통상 전문가로서 기여했음을 강조하며 부산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얻은 경험이 대한민국의 미래 자산이 될 것이라 주장했다.

안 후보자는 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그간 쌓아온 다양한 경험과 통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우리 산업과 기업이 혁신을 주도하고 역동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경제가 지난해 10월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요인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판단한 뒤 산업통상자원부가 해야 할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안 후보자는 “산업통상자원부는 급변하는 세계정세와 경제 환경 속에서 산업-통상-에너지 정책 사이 유기적 연계를 토대로 우리 기업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도록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어진 청문회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 참패와 프랑스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처 미흡을 지적하며 안 후보자가 산업부 장관으로서 충분한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산업부 장관 후보자는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수출 악화, 통상정책 실패 등의 책임을 지고 경질돼야 할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장관후보자로 지명돼 국회 인사청문회 자리에 앉아 있다”고 비판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부산 유치가 실패할 것을 기업들이 다 알았음에도 왜 그렇게 말을 못 했냐 물어보니 ‘그렇게 하면 찍힐까봐 그럴 수 없었다’고 답변했다”며 “이것이 세계 경제 10대 강국 대한민국의 현주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판세가 기울었으면 그것을 정확하게 국민들한테 보고해야 되는데 마치 역전할 수 있을 것처럼 사기를 친 것이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부의 ‘프랑스판 IRA’ 대처가 매우 미흡하다고 바라봤다.

그는 “프랑스판 IRA 실시에 따른 산업부 차원의 대책을 물었더니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다”며 “이의 제기 절차 신설이 성과인 것처럼 답변을 하셨는데 마음이 참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들은 ‘대비할 시간이 필요하니 유예기간을 늘려 달라’, ‘프랑스의 탄소배출량 계산식에 문제가 있으니 변경하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이 입장은 관철시키지도 못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눈높이에 봤을 때는 한창 모자란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 장관 후보 안덕근 청문회서 통상 중요성 강조, 여야 ‘부산 엑스포’ 충돌

▲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1월3일 국회에서 열린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반면 국민의힘은 고금리 기조와 중국의 경기 둔화, 미중 경쟁, 공급망 재편 속에서도 20개월 만에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것은 통상 분야가 거둔 성과라고 바라봤다.

노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안 후보자에게 “통상교섭본부장을 하면서 공을 많이 들였을 텐데 마이너스 고리를 끊고 플러스로 전환을 하게 된 요인이 어떤 것이 있는지 설명해달라”고 질의했다.

이에 안 후보자는 “적극적으로 정상외교를 펼치면서 주요 국가들과 우리의 경제관계를 심화시킨 부분들이 있다”며 “저희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네트워킹을 강화하면서 산업부가 대한민국 산업의 역량을 키워 온 결과”라고 평가했다.

노 의원은 안 후보자의 답변을 듣자 “(안덕근 후보자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은 경제 부진과 관련해서 통상교섭본부장의 능력을 살리라는 취지”라며 안 후보자가 수출 증가를 위해 어떤 방책을 마련했는지를 물었다.

안 후보자는 “수출회복세를 강화시키기 위해서 250조 원 규모의 사상 최대 무역금융을 동원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거두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 기술 자본이 우리나라로 몰려들게 해서 국내 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대답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산업부 관료 경험이 좀 부족하다, 공직 경력이 부족해서 산업부장관의 직무를 수행하는 데 지장이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산업부 업무 중에 통상 업무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며 학계에서, 그리고 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충분히 장관으로서의 직무수행 능력의 영향을 키워 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안 장관의 청문회 태도와 관련해서 “아닌 것은 아니다 또 잘못된 게 있으면 잘못됐다고 인정을 하고 당당하게 대처하라”며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 석상에서 이런 나약한 모습을 보이면 나중에 부처를 장악하는 데 지장이 있다”고 다그치기도 했다.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은 안 후보자를 향해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수출 플러스 무역수지 적자 전환 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치켜세웠다.

그는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와 관련해선 엑스포 유치를 위해 노력해온 부분은 결코 사기가 아니었다며 옹호했다.

권 의원은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서 열심히 해 오셨는데 국민들에게 사기를 친 것은 아니지 않나”며 “그 부분에 관련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셔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자는 권 의원의 말을 듣자 “국민들의 말씀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엄중하게 받아들이느라 너무 위축된 모습을 보여 드린 것 같다”며 “저희가 사실 많은 국가들과 소통을 하면서 우리 기업들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많이 발굴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특히 저희 통상교섭본부로서는 굉장히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며 “한동안 정체됐던 통상 네트워크가 정상외교와 엑스포 유치활동을 계기로 100개 이상의 국가들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청문회는 오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으로 비상의원총회를 하게 되면서 오후로 연기됐다. 

청문회 도중 마치 안덕근 후보자 청문회가 아니라 방문규 산업부 장관의 청문회를 하는 것 같은 광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방 장관은 4일 이임 후 7일 고향이자 총선 출마 지역으로 거론되는 경기 수원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문규 장관은 석 달도 채 안 되는 89일을 재직했다”며 “석 달 만에 다시 이뤄지는 인사청문회를 맞이하며 우리 야당 위원들은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당 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출판기념회에 참석해달라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가수 태진아의 ‘사랑은 아무나 하나’ 노래 가사를 인용해 “방문규 장관은 점 하나도 찍지도 못하고 간 것 같다”고 비난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