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지난 10년 동안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이들의 자산 절반 이상은 부동산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0여 년 동안 우리나라 부자들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조사해 담은 ‘대한민국 부자보고서’ 단행본을 발간했다고 18일 밝혔다.
▲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가 2012년부터 조사한 부자의 변천사를 담은 '대한민국 부자보고서' 단행본을 출간했다. <하나은행> |
대한민국 부자보고서는 2007년부터 매년 발행됐으나 2012년부터 외부에 공개되기 시작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12년부터의 연구결과를 책으로 엮은 단행본을 선보인다. 지난 10년 동안 부자의 변천사를 객관적으로 분석한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서 정의하는 부자는 금융회사와 거래하고 있는 금융자산이 10억 원 이상인 사람이다.
부자가 보유한 총 자산의 절반 이상은 부동산이 차지했다. 해외 부자의 부동산 비중이 15%인 것과 비교하면 3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부자의 95%가 자가를 보유하고 있으며 추가 부동산을 보유한 비율도 절반을 크게 웃돌았다.
최근 10년 동안 주택가격이 약 40% 상승했고 부동산 펀드 규모도 7배 이상 성장했음을 고려할 때 부동산 투자가 부를 일구는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자산 100억 원 이상 또는 총자산 300억 원 이상을 보유한 ‘슈퍼리치’는 경제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더 빠르고 더 과감히 조정해 상당한 투자 수익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화자산을 선호하고 미술품 투자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부자 가운데 40대 이하의 ‘영리치’는 부동산보다 금융자산 비중이 높고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등 재테크에 적극적이었다.
부자 전체를 살펴보면 투자성향은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위험추구형보다 잃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금보존형 성향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정부 정책을 비롯한 세제 변화, 국내외 투자 환경 변화 등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10% 이상 수익을 낸 부자는 10명 가운데 3명꼴로 집계됐다. 일반인의 2.4배에 이르는 수치다.
팬데믹 기간 내 적극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변경한 부자가 그렇지 않은 부자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10년 동안 부자의 소득 원천을 보면 근로소득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재산소득 비중은 감소했다. 그렇다고 스스로 부를 일군 자수성가형 부자가 더 많아진 것은 아니었다.
부자 10명 가운데 6명이 상속형 부자인 것은 지난 10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다.
상속 자산의 유형은 다양해졌다. 과거 대표적 상속·증여 자산의 유형은 부동산이었으나 최근에는 현금·예금 또는 신탁상품을 활용한 증여도 확산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유언대용신탁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조사 결과 부자 10명 가운데 스스로를 부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2~3명 정도인 것으로 집계됐다. 스스로 부자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자산 평균은 2012년 114억 원에서 2021년 187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매년 변동폭은 컸다.
부자의 자산 기준을 100억 원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2020년 28%에서 2022년 46%까지 상승했다.
2022년부터는 부자의 기준을 300억 원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10%를 넘기 시작해 초고액 자산가에 대한 인식이 강해지고 있음이 나타났다.
저자로 참여한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들은 “부자들은 적은 돈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생활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삶의 철학이 부자가 된 근본적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