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전기자동차에 쓰이는 중대형 2차전지인 리튬이온 배터리를 현대차에 제공하기로 했다. 조석제 LG화학 사장은 ‘마일드 하이브리드카’로 전기차시장을 주도하려는 현대차를 타고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LG화학, 현대차에 자동차 배터리 공급  
▲ 조석제 LG화학 사장
LG화학이 차량용 48볼트(V) 리튬이온 배터리를 현대자동차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배터리는 2017년 출시될 신형 아반떼 ‘마일드 하이브리드카’에 탑재된다. 현대차는 아반떼 이하급 차량에도 모두 48V 리튬이온 배터리를 쓰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조석제 LG화학 사장은 “48V 리튬이온 배터리는 단위 제품당 매출액이 크지 않지만 수량이 엄청나게 많아 전지사업 매출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이미 제품개발을 마친 상태로 2016년부터  출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48V 리튬이온 배터리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 배터리가 장착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 연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48V 리튬이온 배터리가 기존의 12V 납축 배터리보다 저장용량이 크고 충전이 빠르며 순간적으로 높은 전류를 흐르게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현대차를 비롯해 폭스바겐 벤츠 포드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2015년부터 그동안 사용해온 12V 납축 배터리를 48V 리튬이온 배터리로 대체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아반떼 마일드 하이브리드카에 48V 리튬이온 배터리에 맞는 48V급 전기모터가 달리면서 성능이 강화된다.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나오는 에너지로 모터를 돌려 전지를 충전하거나, 시동을 껐다 출발할 때 전기모터 기술을 활용하는 기술이 적극 활용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48V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최대한 활용하면 기존보다 연비를 7~8%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대차는 이미 이를 장착한 아반떼 개발작업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환경규제에 맞서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연비 높이기에 여념이 없다. 마일드 하이브리드카가 순수 전기차로 넘어가기 전까지 전기차 판매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각국 정부의 환경규제 탓에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자동차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0.2%에서 2017년 1.0%로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 사장은 지난 18일 LG화학 2분기 기업설명회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를 포함한 중대형 2차전지사업 매출액이 현재 6천억 원 정도인데, 2016년에 2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현재 수주상황이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

LG화학 사업부문은 석유화학(76.9%), 전지(12.0%), 정보전자소재(11.1%)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 중 전지부문이 자동차 배터리 덕에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2분기 매출은 5조8688억 원, 영업이익 359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매출은 0.8% 줄고 영업이익도 28.3%가량 줄었다.

업계는 3년간 정체를 보인 LG화학의 자동차 배터리 수주가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풀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선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판매증가에 따른 고정비 부담 감소로 LG화학의 중대형 2차전지사업은 내년에 흑자전환될 것”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유럽 완성차업체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수주가 성공할 경우 기업가치도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