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매파적 기조를 보이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를 시사하면서 달러화 약세 흐름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비둘기 변신에 이어 ‘연준의 매파’로 불리는 크리스토퍼 윌러 연준 이사마저 추가 금리 인상이 불필요하다고 언급했다“며 “연준 매파 인사들의 변신으로 미국 국채 금리 하락은 물론 달러화 약세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투자 “미 연준 매파 인사들의 비둘기 변신, 달러화 약세 강화 전망”

▲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매파 인사들이 비둘기적 발언을 이어가 달러화 약세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방준비제도>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2%대로 하락했으며 달러화 지수는 지난 8월11일 이후 처음으로 102선까지 낮아졌다.

이는 미국 연준 인사들의 비둘기적 발언이 미국 금리인상 사이클의 종료에 힘을 실어주면서 달러화 약세 기대감을 강화시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파월 의장은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던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와 달리 11월 회의에서 추가 긴축 여부는 물가지표 등에 따라 이후 바뀔 수 있다고 시사해 비둘기로 돌아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크리스토퍼 윌러 연준 이사는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기업연구소 주최 행사에서 “지금의 통화정책 기조가 미 경제를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는데 적절하다는 확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하며 디스인플레이션과 경기 연착륙 가능성을 동시에 내비쳤다.

이처럼 연준의 매파 인사들이 비둘기적 발언을 이어간 가운데 물가·고용지표 역시 금리 인상 필요성을 낮춰 달러화 약세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박 연구원은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발표되는 10월 PCE물가와 고용지표 등을 통해 물가 압력이 재차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면서도 “연준의 금리인상 종료를 뒤집을 정도의 지표가 발표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변동성이 높은 고용지표가 변수로 떠오를 수 있으나 12월 FOMC 회의 직전에 발표될 11월 소비자물가는 에너지 가격 하락 등을 고려하면 전월비 기준으로 감소세를 기록할 여지가 높다고 전망됐다. 이는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에 힘을 더해줄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미국 경제가 비교적 견고하다는 점에서 달러화 지수의 급격한 추가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분석됐다.

박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 기대감으로 일단 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미국 경제 펀더멘탈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점은 달러화 지수 하락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