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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대어급 리모델링 나온다, 건설사 실적 쌓고 기술 개발하며 수주 준비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3-11-14 1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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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대규모 리모델링사업장의 시공사 선정이 내년에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사업장은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수직증축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려 한다. 이를 대비해 주요 건설사들은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사업 실적을 쌓으면서 수주 경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대어급 리모델링 나온다, 건설사 실적 쌓고 기술 개발하며 수주 준비
▲ 서울 동작구 사당동 우성2차·우성3차, 극동아파트 등 이른바 ‘우극신’ 통합리모델링 사업의 조합창립총회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우성아파트 앞에 걸려있다. <우극신 리모델링조합>

14일 도시정비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서울 우극신(우성 2·3단지, 극동아파트, 신동아4차)와 남산타운 리모델링조합이 수직증축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 우극신 통합리모델링사업은 7호선 이수역·남성역 사이에 있는 사당우성2차(1080세대), 사당우성3차(855세대), 극동아파트(1550세대), 신동아4차(912세대)를 합친 것이다. 

아파트 4개 단지, 4397세대가 같은 시공사로 함께 리모델링을 추진해 5056세대의 단지로 재탄생된다. 예상 사업비만 2조 원가량의 대규모 리모델링사업이다. 

조합은 지난 10월31일 15개 건설사들에게 시공사 입찰 참여의사를 묻는 공문을 발송했고 대부분의 건설사로부터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 올해 안에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고 2024년 5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연다는 계획을 세웠다. 

남산타운아파트 리모델링조합도 2024년 상반기에 시공사 선정을 마친다는 방침을 세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남산타운아파트는 서울시 중구 신당동 844 일대 2002년 준공한 단지다.

남산타운은 아파트 42개 동, 5150세대 대형 단지로 이 가운데 임대세대를 뺀 3116세대가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예상 사업비 규모가 1조 원 이상으로 전망돼 대형건설사들이 현수막을 내걸고 적극적으로 수주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두 조합은 최근 정부와 서울시가 정책적으로 힘을 싣고 있는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통해 사업속도를 높이고 사업성을 확보하는 길을 선택했다. 정부 재건축 정책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재초환 부과금 면제 금액을 3천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올리고 부담금 기준금액과 부과 구간을 완화하는 법안이 2022년 9월 발의됐지만 구체적 기준을 두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11월 22일과 29일, 12월6일 등 연말까지 세 차례 열리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통과하지 못한다면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우극신 용적률은 248%, 남산타운 용적률은 230%로 두 곳 모두 재건축을 통해 일반분양 물량을 늘려 사업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기존 용적률 200%가 재건축과 리모델링의 사업을 가르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서울시 3종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기준 용적률은 200%이상 300% 이하로 100% 가량 여유 용적률을 일반분양을 통해 기존 조합원의 분담금을 줄이거나 기존조합원 세대 면적증가에 쓸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용적률 200%가 넘으면 단순히 사업성을 분석해도 재건축에서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커져 리모델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리모델링사업은 주택법을 따르고 있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아래 진행되는 재건축·재개발사업과 구분된다. 이에 재개발·재건축과 다르게 별도의 공공기여(기부채납)를 하지 않고도 기존 세대수를 최대 15%까지 늘릴 수 있다. 

결국 두 조합은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더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선택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아파트 단지가 사업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주택을 분양할 수 있는 면적을 모두 사용했기 때문에 별동·수평 증축은 한계가 있다. 리모델링 조합들이 수직증축으로 사업을 추진하려는 이유다.

리모델링사업을 진행할 때 수직증축을 진행하면 아파트 층수를 최대 3개 층(15층 이하 2개층)까지 추가로 올려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으면 수평증축 리모델링만 가능하고 B등급 이상이 나와야 수익성 높은 수직증축 방식이 가능하다.

또한 수평증축은 1차 안전진단만 통과하면 사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수직증축은 2차 안전성 검토 등 기술적 검증이 필요해 사업 추진이 까다롭다. 층수를 올리는 경우 하중 분산 문제로 안전성 확보가 더욱 필요하기 때문이다. 

리모델링사업은 뼈대를 남긴 채 공사를 진행하는 만큼 난도가 높아 기술과 경험을 갖춘건설사가 유리하다. 이에 건설사들은 2024년 나올 대어급 리모델링사업을 잡기 위해 기술 개발과 실적 확보에 들어갔다. 

DL이앤씨는 지난 6월 ‘포스트텐션(Post-Tension) 하중전이공법’ 개발에 성공해 건설업계 최초로 건설신기술 인증(제964호)을 획득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기초보강 공법으로 국토부 건설신기술 인증을 받은 첫 사례다.

DL이앤씨는 광주시 1호 리모델링사업인 삼익2차아파트(448세대) 단지에 이 기술을 적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해당 사업장의 시공사 선정은 올해 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이앤씨도 지난 2일 포스코 특수강건재 적용 ‘리모델링 전용 수직증축 구조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고 알렸다. 포스코이앤씨는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조합원들의 분담금 부담 완화 및 사업성 증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2021년 11월 수주한 반포MV아파트(177세대)를 수직증축 리모델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같은 해 8월 1차 안전진단을 진행했고 2022년 5월 수직증축이 가능한 B등급을 받았다.
 
2024년 대어급 리모델링 나온다, 건설사 실적 쌓고 기술 개발하며 수주 준비
▲ 2014년 주택법 개정 이후 2020년 리모델링 허가를 받은 1호 수직증축 리모델링사업인 서울 송파 성지아파트 조감도.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은 대치1차현대아파트 시공을 맡아 수직증축 리모델링사업 실적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치현대1차는 지난 4월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가를 받았다. 2014년 정부가 주택법 개정으로 수직증축을 허용한 뒤 송파 성지아파트(건설사 포스코이앤씨)에 이어 허가를 받은 두 번째 사례다. 

대치현대1차와 성지아파트, 반포MV아파트 등 수직증축 리모델링 기준을 충족한 곳은 모두 지반이 단단해 까다로운 안전진단 문턱을 넘을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정비사업 관련 정책이 재건축 위주로 나오고 있고 수직증축 인허가가 쉽지 않다는 점이 리모델링 사업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정부는 리모델링업계가 기다리는 내력벽 철거 관련 용역 결과도 발표하지 않았다. 

용역을 맡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내력벽 부분철거를 두고 안전성에 긍정적 평가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식 결과는 내년에나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들이 수직증축 리모델링 기술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만 안전성의 이유로 인허가가 문턱이 매우 높다”며 “재건축사업으로만 모든 정비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만큼 정부도 리모델링사업 관련 기술검증·안전성을 적극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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