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술공유사업이란 씨젠의 PCR 진단 노하우를 세계 진단기업 등에 무료로 나눠주고 현지 맞춤형 제품을 개발·생산하는 사업을 뜻한다. 이렇게 개발된 제품의 글로벌 판권은 씨젠이 갖는다.
13일 씨젠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씨젠은 앞으로 PCR에 기반한 기술공유사업 관련 인수합병(M&A)을 해나갈 계획이다”며 “인수합병의 경우 조 단위의 대규모는 아닐 것이고 기술공유사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IT, 장비, 소모품 관련으로 기술공유사업을 고도화할 수 있는 규모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그 시기 등 구체적 계획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바 없이 준비단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천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에 맞는 진단제품을 때맞춰 개발해 2020년 1조1천억 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했다. 2021년에도 1조37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엔데믹에 접어들며 씨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8536억 원, 올해 매출 예상치는 3500억 원 수준에 그친다.
다만 올해 들어 코로나와 무관한 사업에서 작지만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 2023년 2분기 씨젠의 코로나와 무관한 제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 증가했다. 3분기에도 36% 늘었다.
특히 3분기 시약 매출은 759억 원으로, 이 가운데 579억 원이 코로나와 무관한 제품에서 나왔다. 전체 매출의 63%, 시약 매출의 77%를 차지하는 규모다.
천 대표는 이러한 코로나와 무관한 사업 부문의 성과를 기반으로 기술공유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천 대표는 올해 7월14일 온라인 주주간담회에서 “코로나19는 일시적 현상이었고 이제 상황이 종료돼 코로나와 무관한 부문에서 진짜 실력이 나오는데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시장에 효과를 보여주며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이면 누구나 알 정도로 기술공유사업에서 성과를 낼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천 대표는 기술공유사업의 일환으로 글로벌 새 법인 설립을 통한 사업확장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에 새 법인을 설립해 씨젠의 기술을 제공하고 현지 법인의 인프라를 이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씨젠은 이미 미국, 캐나다 등 세계 각국에 8개의 해외법인을 세웠다. 글로벌 사업 비중은 85%~90%에 달한다.
▲ 씨젠은 기술공유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올해 6월 과학 학술지 네이처를 발행하는 영국의 ‘스프링거 네이처’와도 협약을 맺고 시약개발 글로벌 공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씨젠>
천 대표는 해외 법인과 별도로 전 세계 각국의 대표 기업과 함께 현지 합작법인을 세우고 씨젠의 PCR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기술공유사업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해외 진단기업들과 기술공유 협약도 맺어왔다. 올해 3월엔 이스라엘 진단기업 하이랩, 6월엔 스페인 진단기업 웨펜과 기술공유사업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3년 내 유럽 및 아시아 기업과 추가 계약 체결도 추진하고 있다. 2028년까지 100여 개국 대표기업과 계약을 성사시키겠다는 목표다.
씨젠은 기술공유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올해 6월 과학 학술지 네이처를 발행하는 영국의 ‘스프링거 네이처’와도 협약을 맺고 시약개발 글로벌 공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