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OCI홀딩스가 말레이시아에서 전량 생산하고 있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의 '비중국산 프리미엄'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에 따라 중국산 폴리실리콘 사용 제품의 수입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이에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을 든든한 현금창출원으로 삼아 지주사로서 '사업회사 총괄과 신규 사업 발굴 및 투자'라는 향후 역할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강점에 OCI홀딩스 호실적, 이우현 지주사 역할 자신감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사진)이 비중국산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의 강점을 기반 삼아 실적 개선을 이어가면서 향후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는 데 안정감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태양광 시장조사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 비중국산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과 중국산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은 각각 킬로그램(kg)당 22.7달러와 7.9달러로 그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10월 마지막 주와 비교하면 중국산 대비 비중국산 가격은 147%였는데 11월 둘째 주에는 187%까지 늘어난 것이다. 1년 전만 하더라도 비중국산과 중국산 제품의 가격은 차이가 없었다.

물론 태양광 가치사슬(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가격 하락 탓에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비중국산 제품은 상대적으로 중국산에 비해 가격 방어를 잘 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미국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에 따라 비중국산 제품이 중국산보다 더 많은 수요를 얻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2년 6월21일부터 시행된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은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전부 또는 일부라도 채굴·생산·제조된 모든 상품 및 부품, 또는 신장 지역 강제노동과 관련된 특정 단체에서 생산된 상품 및 부품의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하는 법률이다. 이 법은 제한 기준에 속하는 원재료 등이 공급망에 포함된 제품에도 적용된다.

이에 OCI홀딩스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OCI홀딩스는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M을 통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전량 말레이시아에서 생산하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은 3만5천 톤이다. OCI홀딩스는 폴리실리콘 원재료인 메탈실리콘도 중국이 아닌 브라질, 프랑스 등에서 생산된 제품을 구매해 사용한다.

미국 내 기업을 제외하면 OCI홀딩스는 독일 바커와 함께 세계에서 '유이'하게 비중국산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세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은 상위 10개 기업이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중국 기업이 7개고 나머지는 OCI홀딩스, 바커, 미국 험록이다.

최근에는 OCI홀딩스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사용한 중국 기업이 자사 제품을 미국에서 비중국산 제품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태양광 전문매체 PV매거진 등 해외언론에 따르면 9월 중국 태양광업체 론지는 OCI홀딩스의 폴리실리콘을 사용한 태양광 모듈로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의 수입 승인을 받았다.

론지가 앞서 7월에 중국 기업인 퉁웨이의 폴리실리콘을 사용한 모듈로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의 승인을 받지 못한 점과 대비되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런 OCI홀딩스의 비중국산 제품 강점을 실적 개선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OCI홀딩스는 높은 비중국산 가격이 연동될 수 있게 주요 고객사들과 협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협상력 강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OCI홀딩스 관계자는 “향후 새로 맺는 계약 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연동될 수 있게 주요 고객사들과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며 “협상력이 높아졌다고 보는 견해가 맞다”고 말했다.

이런 영업환경 변화와 계획은 이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OCI홀딩스 지주사 전환에 안정감을 더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은 OCI홀딩스 전체 영업이익에서 70%가량을 차지하는 핵심이다. 향후 나은 조건으로 계약을 맺어 수익성을 더 높인다면 곧바로 전체 OCI홀딩스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 기존 OCI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기로 결정했을 때 신용평가업계에서는 OCI홀딩스가 안정적 현금창출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을 내놓은 적 있었다.

OCI홀딩스는 지주사 전환을 통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과 에너지솔루션 등 태양광 및 도시개발 자회사들을 총괄하면서 신규 사업 발굴과 투자에 집중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익창출을 통한 재무 안정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권혁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OCI홀딩스는 그룹 사업과 투자 전략을 주도할 지주사로서 투자부담이 내재하고 있다”며 “향후 분할 및 지주사 전환, 신규 사업 추진 과정 등에 따른 현금흐름 및 재무안정성 추이에 관해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OCI홀딩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OCI홀딩스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3분기 영업이익 915억 원, 영업이익률 37.6%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5~10%인 점을 고려하면 보기 드문 높은 영업이익률이다.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강점에 OCI홀딩스 호실적, 이우현 지주사 역할 자신감

▲ 말레이시아 사라말주 산업단지에 위치한 OCI홀딩스 자회사 OCIM 공장 전경. < OCI홀딩스 홈페이지 갈무리 >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OCI홀딩스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은 4분기 영업이익 1114억 원, 영업이익률 47.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3분기 영업이익 915억 원, 영업이익률 37.6%보다 증가하는 것이다. 2024년 연간 예상 영업이익은 4920억 원, 예상 영업이익률은 50.4%에 이른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태양광 시장이 성장하면서 미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 OCI홀딩스의 협상력은 강화할 것”이라며 “론지 제품의 미국 세관 통과 성공 이후 OCI홀딩스 제품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OCI홀딩스는 올해 안에 공정거래위원회에 지주회사 전환신고 절차 등을 거쳐 지주회사 전환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존 OCI는 5월1일 인적분할을 통해 존속법인인 OCI홀딩스와 화학회사인 신설법인 OCI로 분할됐다.

OCI홀딩스는 현재 OCI 지분 33.25%를 확보하고 지추회사 전환 요건을 충족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상장사의 경우 30% 이상의 자회사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

OCI홀딩스는 향후 OCI 사업부문과 관련된 법인들의 지분을 OCI주식회사 현물출자하고 OCI의 신주를 배정받는 방식으로 OCI 지분율을 44.78%까지 끌어올린다.

이 회장은 10월 OCI홀딩스와 OCI의 현물출자 및 신주배정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OCI홀딩스는 앞으로도 각 사업부문별 효율적 경영 활동은 물론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지속적 노력을 통해 지주회사로서 기업 가치 확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