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이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험난한 수감을 앞두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강원랜드가 창립 뒤 가장 나쁜 점수를 받은 데다 내부기강 해이가 이어지면서 사퇴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삼걸 올해도 국감 험난, 강원랜드 사상 최악 경영평가에 내부 기강해이 겹쳐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이 2022년 10월20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따르면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은 24일 열리는 산자위 국정감사에 기관증인으로 참석한다.

국정감사에서는 강원랜드의 악화된 경영평가가 도마 위에 오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가 6월27일 발표한 2022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미흡(D)판정을 받았다. 2022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는 교수·회계사·변호사 등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공기업·준정부기관·감사 평가단이 4개월에 걸쳐 진행했다.

강원랜드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미흡 등급을 받은 것은 창립 이후 처음이다. 최하등급인 아주미흡(E)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E등급을 받은 공기업이 전체 공기업의 3.1%인 것을 감안하면 최하위권의 점수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 가운데 D등급을 받은 공기업·준정부기관은 강원랜드와 지난해 32조6034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며 역대 최악의 실적을 올렸던 한국전력 둘 뿐이다.

강원랜드가 코로나19의 여파를 벗어나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한 것을 생각하면 강원랜드가 경영평가에서 D등급을 받은 점이 의아하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다만 정부는 강원랜드의 도덕적 해이가 너무나도 심각해 재무구조 개선에도 불구하고 D등급을 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발표에서 강원랜드를 꼭 집어 “비위행위가 발생하는 등 공공기관이 준수해야 하는 사회적인 책임을 소홀히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삼걸 올해도 국감 험난, 강원랜드 사상 최악 경영평가에 내부 기강해이 겹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월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에서 2022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지표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랜드의 도덕적 해이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월26일 발표한 ‘2022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강원랜드에게 5개 등급 가운데 4등급 판정을 내렸다. 강원랜드는 2021년 평가에서도 4등급을 받았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강원랜드가 청렴체감도에서 최하점인 5등급을 받았다는 것이다. 청렴체감도는 외부 민원인과 내부 직원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조사다. 청렴 체감도에서 5등급을 받았다는 것은 민원인과 내부 직원들이 강원랜드에 부패행위가 심각하다고 여기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도 국감을 앞두고 강원랜드의 내부 기강 해이를 지적했다. 

구 의원이 강원랜드에서 제출받은 ‘직원징계심의의결서’ 자료 등에 따르면 강원랜드 직원들은 직원 식당에서 가족에게 사원증을 사용하게 하는 방식으로 모두 181회의 식사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뿐이 아니다. △서류 조작을 통한 자녀 양육비 부당수령 △주민등록증 신원확인 미흡에 따른 과태료 처분 △카지노 고객 정보 삭제 △카지노 기기 드롭박스 제거 열쇠 분실 등 강원랜드의 직원 통제 실패가 도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자근 의원은 “강원랜드가 지난해 최악의 경영평가라는 성적표에 이어 종합청렴도에서도 공공기관 중 최하위권을 기록했다”며 “이런 가운데 직원들의 각종 비리와 일탈행위 등이 심각한만큼 경영진의 사퇴를 비롯한 뼈를 깍는 고강도 쇄신작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삼걸 사장이 부인상에 강원랜드 직원을 동원했다는 의혹도 질타의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영호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이 사장은 지난해 12월23일부터 12월25일까지 비서팀 직원 3명을 경조 출장에 동원했다. 이들은 조문객 응대, 음식 접대, 부의금·방명록 관리, 신발·화환 정리 등 장례 지원 업무를 했다.

강원랜드 주변 지역사회는 물론 일부 이사들도 이 사장 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국감에서 이러한 여론이 거론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선 고한‧사북‧남면‧신동 지역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와 정선군 변영연합회, 태백시번영회, 태백시 지역현안대책위원회, 영월군번영회, 삼척 도계읍번영회 등은 6월21일 성명서를 통해 경영평가 악화와 역대 최저 주가에 이삼걸 사장의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취임 뒤 줄곧 지역상생과 소통을 말로만 외치고 주민을 우롱하며 약속한 사안들을 차일피일 미루는 등 강원랜드와 지역사회에 엄청난 재앙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카지노 산업에 대한 무지, 독불장군식 무통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6월26일 열린 강원랜드 이사회 회의에서도 몇몇 이사가 2022년 경영평가 악화의 책임을 물어 이 사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의원들은 산업부 고위직 재취업 사례와 관련해 이 사장에게 질의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부와 산업부 산하기관들로부터 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산업부를 퇴직한 고위공무원 57명은 대부분 강원랜드·가스공사·한전 등 산하 공기업·공공기관 주요 직위, 업계 5위권 로펌·재계 10위권 이내 대기업·유관 협회 등의 임원으로 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재취업하는 곳들은 모두 산업부 정책, 예산 등에 예민하게 반응해야 하는 산하기관·기업·로펌들”이라며 “향후 직간접 혜택을 기대하면서 산업부 출신 인사를 영입하는 상황으로 카르텔, 방패막이 등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를 하다가 취득한 인맥과 정보를 활용할 이해충돌 소지를 줄일 수 있는 더 엄격한 기준의 퇴직자 재취업 심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