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2023-08-31 16: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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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의 주가가 최근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면서 서학개미들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 기대감이 부각되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리비안의 탄탄한 펀더멘털이 조명을 받으며 국내에서도 관련 수혜 종목에 대한 관심이 모인다.
▲ BYD의 깜짝 실적을 통해 전기차 산업의 미래가 밝은 것으로 나타나자 특히 리비안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미국증시에서 리비안은 주가가 2.55% 상승했다.
반면 다른 미국 전기차 업체인 루시드(0.47%), 테슬라(-0.10%), 피스커(-3.34%)는 주가가 보합세이거나 하락마감했다.
이들 4개 종목의 주가는 29일 모두 크게 상승한 채 마감했다. 리비안(8.67%)이 가장 크게 상승했으며, 테슬라(7.69%), 피스커(3.10%), 루시드(2.93%)가 뒤를 이었다.
중국 전기차 업체인 BYD가 깜짝실적을 기록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BYD는 상반기 매출 2601억 위안(약 48조 원), 순이익 109억5천만 위안(약 2조 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매출과 순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73%, 205% 급증한 것이다. 7월 차량판매량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전기차 시장 잠재력이 재확인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기가 침체되고 있음에도 BYD의 실적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서 전기차 산업이 경기 리스크와 무관하다는 시장 인식이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 정보업체 모틀리 풀은 "중국 경기에 안 좋은 신호만 나오고 있음에도 깜짝 실적을 기록한 건 그만큼 전기차 시장 미래 자체가 밝다는 것"이라며 “미국 시장에서도 같은 기대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30일 들어서는 다른 3개 전기차 업체 주가는 부진했던 반면 리비안만 주가가 치고 나오는 모양새가 됐다. 특히 테슬라 주가가 약보합에 머문 반면 리비안 주가는 상승한 점이 주목된다.
테슬라는 신제품보다는 가격 인하를 통한 경쟁력 제고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어 최근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커졌다. 신제품 사이버트럭에 대한 소식이 간간히 들려오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반면 리비안은 그동안 탄탄하게 실력을 쌓아오면서 월가 증권사의 평가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리비안의 목표주가를 상향한 월가 증권사로는 트뤼스트(28달러->30달러), 캔토르 피츠제럴드(27달러->29달러), 베어드(27달러->30달러), 도이체방크(26달러->29달러), 웨드부쉬(25달러->30달러) 등이 있다.
투자은행인 니덤의 크리스 피어스 연구원은 “리비안은 다양하고 탄탄한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으며 신제품 로드맵 전망이 밝아 잠재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리비안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국내 종목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신시스템은 차체 자동화 설비 기술을 바탕으로 2020년부터 리비안에 전기차 배터리설비를 제작, 납품하고 있다.
우신시스템은 최근에도 리비안과 신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우신시스템의 미국 현지법인 WNA는 올해 5월 리비안과 157억 원 규모의 자동화 라인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자동화 라인은 미국 일리노이주 노멀에 있는 리비안 공장으로 납품된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우신시스템의 글로벌 OEM(완성차업체)향 전기차 배터리 설비 수주가 약 2600억 원 규모로 차체설비 부문의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공급자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어 중장기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우신시스템은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 올해 5월에도 리비안과 신규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우신시스템 주가는 전날 리비안 훈풍에 힘입어 4.80% 상승마감했다. 그러나 이날은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5.79% 하락했다.
한편 피엔티는 코터, 프레스 장비 등 전극 공정 장비를 주요 고객사인 리비안에 납품하고 있다. 탄탄한 수주 기반 및 하반기 강한 모멘텀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심원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피엔티의 2분기 말 수주잔고는 연결기준 1조8500억 원이며 수주 시점부터 18개월 내외의 실적 인식 기간을 고려할 때 2025년까지 안정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피엔티 주가는 전날 4.38% 상승마감했으나 이날은 2.10% 하락마감했다.
아모그린텍은 CMC(고효율 자성 소재)를 제조하는 기업인데 CMC는 전기차 전력 변환 장치에서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전력 효율을 높인다. 아모그린텍은 2021년 하반기부터 리비안에 CMC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김규상 하나증권 연구원은 “리비안은 고출력 트럭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어 CMC의 대형화 또는 채택 개수 증가가 예상돼 아모그린텍 CMC의 ASP(평균판매단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