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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치료제 놓고 GC녹십자 JW중외제약 설전, 이유는 한국혈우재단 때문?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3-08-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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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GC녹십자와 JW중외제약이 이례적으로 A형 혈우병 치료제의 안정성을 놓고 설전을 벌인 배경에 한국혈우재단이 꼽히고 있다.

한국혈우재단은 국내 혈우병 환자 치료의 절반 이상을 맡고 있는데 최근 JW중외제약의 A형 혈우병 치료제 도입을 위한 심의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혈우병 치료제 놓고 GC녹십자 JW중외제약 설전, 이유는 한국혈우재단 때문?
▲ GC녹십자가 공식 자료에서 JW중외제약의 혈우병치료제 '헴리브라'를 언급한 것을 놓고 이례적이라는 시선이 많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가 공식적 자료에서 경쟁사의 치료 약물과 관련해 안전성을 언급한 것을 놓고 드문 사례라는 시선이 많다.

GC녹십자는 21일 미국출혈장애학회(BDC) 참가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해당 자료에서 JW중외제약의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성분명 에미시주맙)'의 혈전 이상사례 보고율이 자사 혈우병 치료제와 동일한 형태의 '8인자제제'보다 2.8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JW중외제약의 헴리브라 투여 후 발생한 이상 사례 전체 2383건 가운데 혈전 이상 사례는 97건으로 전체 이상 사례의 4.07%를 차지한 반면 자사의 8인자제제는 1.44%에 그쳤다는 것이다.

물론 국내 제약업계에서 사이가 좋지 않은 기업 사이에 드물게 이같은 설전이 벌어지는 경우가 있지만 GC녹십자의 이번 행보는 이례적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JW중외제약도 GC녹십자 자료가 나온 지 하루 만에 유감을 표명하며 GC녹십자 자료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GC녹십자가 발표한 자료 출처인 미국 식품의약국(FDA) FAERS는 자발적 이상 사례 보고 시스템으로 전체 약제 이상 사례가 모두 수집되지 않아 이상 사례 중복이나 보고 누락 등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뿐 아니라 GC녹십자가 집계한 이상 사례 건수도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상 반응 발생률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총투여환자 수 대비 이상 사례 발생 건수’가 필요하지만 투여 환자 수 없이 FDA 보고된 이상 사례만으로 비교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JW중외제약은 헴리브라 전체 이상 사례 수는 2383건으로 8인자 제제의 전체 이상 사례 수 9324건보다 많지 않고, 혈전 이상반응 사례도 헴리브라가 97건, 8인자 제제가 134건으로 헴리브라의 이상반응 사례가 적다고 주장했다.

두 회사의 설전이 헴리브라의 혈우재단 부설 의원 처방 심사 과정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제약업계에서는 한국혈우재단이라는 파이를 놓고 서로 치열한 공방을 펼치는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혈우병 치료제 놓고 GC녹십자 JW중외제약 설전, 이유는 한국혈우재단 때문?
▲ JW중외제약은 GC녹십자 자료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국혈우재단은 국내 혈우병 환자 치료에서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데 최근 한국혈우재단이 헴리브라와 관련해 의약품심위원회를 열고 도입 여부를 결정하고 있어서다.

헴리브라가 위원회 심사과정을 통과하면 한국혈우재단 부속 병원에서 헴리브라를 처방할 수 있게돼 국내 혈우병 치료제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보건복지부가 올해 5월 기존 치료제 내성을 가진 항체보유 중증 A형 혈우병 환자에게만 적용되던 헴리브라의 건강보험 급여를 만 1세 이상의 ‘비항체 중증 A형 혈우병 환자’까지 확대 적용하면서 경쟁력이 높아진 상태다.

실제 5월부터 보험 적용이 확대되면서 올해 2분기 헴리브라 매출은 4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14.3% 급증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환자 절반 이상의 치료를 맡고 있는 한국혈우재단까지 헴리브라를 처방하게 된다면 GC녹십자로서는 경쟁 강도가 높아진 셈이다.

특히 JW중외제약으로서는 국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 한국혈우재단의 처방이 필수적이다.

GC녹십자가 JW중외제약을 견제하기 위해 자료를 배포했다고 보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GC녹십자의 혈우병 치료제 모두 한국혈우재단의 의약품심의위원회 문턱을 넘었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혈우병 치료제 시장 점유율 75%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더구나 일각에서는 GC녹십자 초대 회장인 고 허영섭 회장이 한국혈우재단을 설립했다는 점에서 JW중외제약이 처방 심의를 넘지 못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현재 한국혈우재단 산하 의약품심의위원회는 헴리브라 처방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일부 안정성 문제가 제기돼 JW중외제약에 자료 보완을 요청한 상태다.

GC녹십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번 연구는 이전부터 진행해온 것으로 전혀 상관이 없다”며 “또한 특정 회사의 제품의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폄하하고자 한 것도 아닐 뿐더러 다양한 혈우병 신약 출시 속에서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실제 의료현장에서 안전성을 확립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연구자적 관점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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