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사진 가운데)이 확장현실 기기의 주요 부품으로 쓰이는 마이크로 올레드 수율과 양산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기회를 넓히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LG디스플레이가 아직 출시하지 않은 마이크로 올레드의 양산 기술력을 이미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확장현실 기기의 주요 부품으로 사용되는 마이크로 올레드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 올레드에 대한 생산 노하우를 확보해 확장현실 기기 시장의 확대 국면에서 사업기회를 넓혀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확장현실 기기에 들어가는 핵심 디스플레이 생산능력(capa)과 생산수율(production yield)를 꾸준히 높여와 기술력 측면에서 경쟁사인 소니보다 앞선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2020년부터 4K이상 해상도를 구현한 제품을 시험 생산해오며 양산 기술력을 이미 다져놓은 상태다”고 말했다.
마이크로 올레드는 확장현실 기기 판매가격의 20%, 원가의 50%를 차지하는 주요 부품으로 높은 화질을 갖춰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 중소형 올레드 패널의 해상도를 확장현실 기기에 맞게 개선한 디스플레이로 유리 기판이 아닌 실리콘 웨이퍼에 직접 물질을 증착해 제조한다.
LG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 올레드를 웨이퍼에 증착한 뒤 컬러필터를 형성하는 WOLED 방식을 적용하는데 이 방식은 대량생산에 특화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호영 사장은 확장현실 기기 시장의 성장성을 눈여겨 보고 새 성장동력으로 만들기 위해 마이크로 올레드의 대량 생산에 적합한 기술 개발에 힘준 것으로 분석된다.
정 사장은 지난해 9월 열린 ‘제13회 디스플레이의 날 기념식’에서 “올레드 핵심 기술역량을 한층 강화해 후발국가와 격차를 벌리고 세계 1위 입지를 다질 것이다”며 “나아가 확장현실 등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 과제에서 혁신을 거듭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 F&S에 따르면 확장현실 기기 시장규모는 2022년 2조 원 규모에서 2028년 200조 원 규모로 6년 만에 100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급격한 성장전망은 과거 확장현실 기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와 달리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먼저 글로벌 거대기업 애플이 확장현실 기기 시장에 들어온 점이 콘텐츠 생태계를 풍부하게 만들 여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 확장현실 기기와 생성형 인공지능의 융합을 통한 산업의 급격한 성장세를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애플은 올해 처음 공개한 확장현실 기기 비전 프로를 내년 1분기 중으로 북미시장에서 판매하는 동시에 보급형 및 2세대 모델의 순차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확장현실 기기 시장에서는 메타(옛 페이스북)가 고군분투하는 상황이었으나 애플이 참전하면서 시장의 전체적 볼륨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도 퀄컴 및 구글과 함께 확장현실 사업에서 협력을 하고 있어 시장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확장현실 기기 시장의 전체 볼륨이 커지게 되면 핵심부품업체로서 LG디스플레이의 입지는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마이크로 올레드와 같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꼽은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2세대 확장현실 기기에 마이크로 올레드를 납품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IT매체 IT즈자는 일본 소니에 이어 LG디스플레이가 애플의 비전 프로의 마이크로 올레드 공급업체 명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를 놓고 LG디스플레이는 부인하고 있다.
다만 증권업계와 전자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LG디스플레이가 애플의 유력한 마이크로 올레드 공급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뿐 아니라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은 그동안 확장현실 기기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콘텐츠 다변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기존 콘텐츠의 패턴을 학습하는 것뿐 아니라 콘텐츠 생태계 내부에서 대립과 경쟁으로 새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기술이다.
전문가들은 생성형 인공지능이 확장현실 산업의 한계를 뛰어넘는 열쇠로 작용하면서 마이크로 올레드와 같은 하드웨어 관련 공급망에도 활기를 더해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현제 소프트웨어정책 연구소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앞으로는 확장현실과 인공지능 사이 융합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를 것이다”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발전이 균형점을 이루면서 단조로운 가상체험을 넘어서 가상의 객체, 아바타 등과 지능적 상호작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