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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와 롯데바이오 꽂힌 항체약물접합체, CDMO 경쟁력 시금석 부각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3-07-12 15: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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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차세대 약물 중 하나로 꼽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위탁개발생산(CDMO)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ADC는 효능이 뛰어난 항암제로 꼽히지만 제조가 까다로워 향후 CDMO기업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와 롯데바이오 꽂힌 항체약물접합체, CDMO 경쟁력 시금석 부각
▲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별도로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시설을 조성해 2024년 상업생산에 나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1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각각 ADC 제조를 위한 생산시설을 새로 구축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별도 시설을 짓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에서 인수한 공장을 기반으로 증설을 진행하는 한편 현지 인력도 적극 채용하는 중이다.

그동안 항체의약품을 주로 생산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최근 CDMO 분야에 신규 진입한 롯데바이오로직스에게 ADC 생산체제를 갖추는 것은 만만찮은 도전이다.

ADC는 특정 단백질과 결합하는 항체에 약물을 실어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항암 분야에서 활용된다. 효과 범위가 넓은 기존 세포독성항암제와 달리 암세포 쪽에만 약물을 집중시킬 수 있어 치료 효능과 안전성이 비교적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기존 의약품과 비교해 구조적으로 복잡한 만큼 개발 및 제조과정이 까다롭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ADC는 기본적으로 항체와 세포독성약물(페이로드)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하는 링커로 구성된다. 세포를 배양해 항체를 얻는 데까지는 기존 항체의약품과 같지만 여기에 세포독성약물과 링커를 결합시켜 일정한 효능을 내도록 품질과 수율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예를 들어 화이자가 개발한 첫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ADC ‘마일로타그’의 경우 전체 항체 중 정상적으로 약물과 합쳐진 항체는 50% 수준에 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ADC의 연구개발 및 규제 동향’ 보고서에서 “ADC의 제조에는 접합 단계에서 많은 화학 공정이 진행되며 이 단계에서 사용 가능한 대부분의 방법들이 비접합 상태의 항체, 세포독성약물 등 균질하지 않은 혼합물을 생성한다”고 지적했다.

ADC 제조기업은 세포독성약물 취급이 위험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ADC에 사용되는 세포독성약물은 고효능 원료의약품(HPAPI)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매우 적은 양으로도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HPAPI는 작업노출한계(OEL)가 시간가중평균노출기준(TWA) 공기 1㎥당 10마이크로그램(㎍) 이하인 원료의약품으로 정의된다. TWA는 1일 8시간 작업을 기준으로 유해인자의 측정치에 발생시간을 곱해 8시간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쉽게 말해 ADC를 생산하는 작업자의 환경에서는 시간당 공기 1㎥에 10㎍ 이상의 세포독성약물 노출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엄격한 공정 관리와 첨단 공조시스템이 필수라고 할 수 있다.

바이오솔루션기업 싸토리우스는 회사 블로그를 통해 “ADC의 주요 문제 중 하나는 매우 독성이 높은 화합물을 취급한다는 것이다”며 “고도로 훈련된 직원과 추가 장비가 필요한 복잡한 안전 프로토콜을 마련해야 하므로 연구개발 및 제조의 모든 단계가 더욱 어렵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초 기존 공장 내부에 ADC 생산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세포독성약물의 독성 관리가 어렵다는 점으로 인해 별도 시설을 짓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한다. 
 
삼성바이오와 롯데바이오 꽂힌 항체약물접합체, CDMO 경쟁력 시금석 부각
▲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에서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이런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신규 생산 품목으로 ADC를 선택한 까닭은 그만큼 장래가 유망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ADC로는 일본 다이이찌산쿄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개발한 항암제 ‘엔허투’를 들 수 있다. 엔허투는 2019년 4분기 출시된 뒤 지난해 말까지 글로벌 누적 매출 2386억 엔(약 2조2천억 원)을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현재 엔허투 이외에도 여러 ADC가 개발 목록에 올라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는 지난해에만 새로운 ADC 후보물질 57종이 임상1상에 진입해 전년보다 90% 증가했다. 전체 임상을 놓고 보면 임상 249개가 새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ADC를 개발하는 기업 대부분은 비용과 위험성을 고려해 자체 제조시설을 구축하는 대신 위탁생산을 모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같은 CDMO기업의 사업기회가 많아지고 있는 셈이다. 시장 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97억5천만 달러(약 12조6천억 원)였던 ADC 위탁생산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12.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장차 고객사들의 ADC 생산뿐 아니라 개발도 지원하기 위해 외부 기업과 협업으로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과 함께 조성한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ADC 링커 기술을 보유한 스위스 바이오기업 아라리스바이오텍에 투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국내 바이오기업 피노바이오, 카나프테라퓨틱스와 손잡았다.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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