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에코프로가 FTSE(파이낸셜타임스스탁익스체인지) 지수 가운데 ET(친환경 기술주) 지수 편입이라는 수급 호재를 만났다.

최근 외국인투자자들의 에코프로 순매수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수 편입이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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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코프로의 FTSE 지수 편입이 가져올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에코프로 홍보영상 갈무리.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이날 장마감 뒤 FTSE ET50, ET100 지수에 모두 편입된다.

FTSE는 런던증권거래소가 운영하는 글로벌 증시 데이터 업체로 다양한 지수를 제공하고 있다.

FTSE 지수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와 함께 글로벌 벤치마크 양대 주요지수로 거론되는데 편입 시에 글로벌 지수 추종 펀드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FTSE ET50과 ET100은 친환경 관련 매출 비중이 50%가 넘는 글로벌 기업 중 시가총액 순으로 50대와 100대 기업을 각각 편입한 지수다. 에코프로는 친환경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된 업종으로 편입된다.

에코프로의 FTSE ET50, ET100 편입은 이날 장마감 이후인 만큼 편입 효력은 다음주 월요일부터 발생한다. 이날부터 패시브 자금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들이 있다. 최근 FTSE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31일 기준 지난 몇 해 동안 ET50, ET100의 수익률이 FTSE의 대표 지수 가운데 하나인 글로벌 전체지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FTSE ET50, ET100의 지난 3년 동안 수익률은 각각 56.9%, 67%로 FTSE 글로벌 전체지수 수익률(34.8%)보다 높았다.

FTSE ET50, ET100의 지난 5년 동안 수익률도 각각 87.7%, 102.4%로 FTSE 글로벌 전체지수 수익률(39.3%)을 크게 웃돌았다.

또 FTSE ET50 지수 비중 상위 5개 종목이 테슬라(11.62%), 슈나이더일렉트릭(9.40%), 에퀴닉스(8.85%), 도쿄일렉트론(8.02%), 인피니온(5.77%)으로 에코프로가 글로벌 거대 기업들과 같은 지수에 묶이는 점도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

외국인투자자들도 이달 들어 에코프로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1일부터 이날까지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에코프로다. 순매수액은 약 773억 원에 이른다.

이에 힘입어 에코프로 주가가 70만 원대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 13일 약 한 달 반만에 70만 원대를 회복했으나 다음날 곧바로 상승분을 반납해 60만 원대로 내리며 70만 원대 방어에 실패했다. 다만 이날과 전날은 70만 원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FTSE 지수 가운데 ET 지수들은 글로벌 지수 추종 펀드의 자금 유입 규모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이재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FTSE ET 지수 편입에 따른 글로벌 펀드의 유입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았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도 "FTSE ET의 추종자금은 다른 FTSE 주요지수에 비해 적기 때문에 지수 편입에 따른 효과가 기대보다 미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8월 발표되는 MSCI 한국지수 편입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MSCI 지수는 미국계 펀드 95%가 추종하는 글로벌 주요 벤치마크 지수인데 에코프로는 지난 5월 한국지수 편입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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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코프로의 8월 MSCI 한국지수 편입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당초 에코프로는 시가총액 등 조건들을 훌쩍 넘어서며 편입이 유력했으나 MSCI가 지수의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해 2021년 도입한 ‘극단적 주가 상승 종목 배제’ 조항이 발목을 잡았다. 에코프로의 주가는 올해 초 폭등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에코프로 주가는 올해 초와 같은 폭등세는 연출되지 않아 8월 MSCI 한국지수 편입이 유력해 보인다. MSCI 관계자는 “지금 흐름대로면 에코프로는 8월에 편입된다”고 말했다.

강민석 연구원은 “FTSE ET지수와 달리 MSCI 한국지수 편입은 글로벌 지수 추종 펀드 유입 규모가 상당할 것이다”며 “특히 최근 에코프로에는 공매도 잔고가 많아졌는데 펀드 유입으로 주가가 오르면 숏커버링이 나타나 주가가 더욱 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는 빌린 주식을 팔아치운 뒤 나중에 주가가 내리면 다시 주식을 사들여 갚음으로써 차익을 남기는 거래 방식이다.

예를 들면 빌린 에코프로 주식을 70만 원에 판 뒤 나중에 에코프로 주식이 65만 원으로 내렸을 때 사들여 주식을 갚음으로써 5만 원의 이익을 남기는 것이다.

그런데 이같은 공매도의 특성상 주가가 예상과 달리 올라버리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된다. 따라서 공매도 거래자들은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식을 최대한 빨리 사들여 갚으려고 한다.

이처럼 공매도 한 주식의 주가가 더 올라버리기 전에 주식을 사들여 되갚는 행위를 숏커버링이라 하는데 숏커버링세가 나타나면 주가는 더 빨리 오르는 경향이 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