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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8주년 '#김슬아의선택' 흥행 성공, 매출 정체 따른 고민은 과제로 남아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3-05-31 15:5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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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8주년 '#김슬아의선택' 흥행 성공, 매출 정체 따른 고민은 과제로 남아
▲ 김슬아 컬리 대표이사는 최근 컬리의 8주년 기념 특별 할인 행사에 맞춰 컬리로그라는 고객 소통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쇼핑리스트를 공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집에 커피머신이 4개 있어요.”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음료는 바로 커피!”
“남편의 최애템(제일 좋아하는 물건)은 부산 맛집인 거대곰탕의 곰탕입니다.”

김슬아 컬리 대표이사가 최근 회사 창립 8주년을 기념해 진행한 특별 할인 행사에 발맞춰 공개한 '사생활'이다.

어찌보면 개인적이라고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을 고객들에게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었던 이유는 컬리로그 덕분이다.

컬리로그는 컬리가 고객을 위해 만든 온라인 소통 커뮤니티다. 젊은 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형태로 제작됐으며 5월 초에 정식 공개됐다.

김 대표는 컬리의 컬리로그 공식 계정을 활용해 회사의 창립 8주년 행사를 직접 알렸다. 그는 행사가 시작된 22일부터 시작해 총 5개의 콘셉트로 자신이 평소 어떤 상품을 소비하는지를 자세하게 소개했다.

예를 들면 김 대표는 컬리로그에 글을 올린 첫째 날 ‘컬리 대표 김슬아의 pick 1, 초간단 건강식’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이 출근하며 백팩에 노트북과 함께 챙기는 상품 5가지를 공개했다. 셋째 날에는 ‘요리없이 고퀄’이라는 콘셉트로 “매번 직접 요리해 먹는건 힘들어 오늘은 간편식을 준비해봤다”며 봉골레 오일 파스타, 망향식 비빔국수 키드, 들깨 미역국 등 본인이 즐겨 먹는 메뉴를 소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7년째 샐러리를 갈아서 만든 음료를 마신다’와 같은 시시콜콜한 정보까지 컬리로그를 통해 알렸다.

컬리는 김 대표의 상품 소개글을 올리며 ‘#컬리찐팬쇼핑리스트’ ‘#김슬아의선택’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컬리의 창업자이면서도 컬리의 1호 고객인 김 대표가 무엇을 좋아하고 소비하는지 알리는데 주목해 마련한 이벤트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커머스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슬아 대표는 성공한 창업가이기도 하지만 컬리 고객들 사이에서는 셀럽이자 인플루언서라고 할 수 있다”며 “김 대표의 쇼핑 리스트를 공개한 것은 이번에 준비한 8주년 기념 할인행사에서 컬리 충성고객들의 반응을 끌어내기 위한 결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컬리는 22일부터 31일까지 진행하는 8주년 기념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칠 것으로 보인다.

31일 오후 3시50분 기준으로 컬리의 8주년 기념행사에서 구매된 상품은 약 926만 개, 할인 금액은 모두 110억 원가량으로 집계됐다. 컬리 내부적으로는 고무적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행사의 성공과 별개로 앞으로 김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많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것은 컬리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내는 것이다.

컬리는 최근 1분기보고서 공시를 통해 1분기에 영업손실 305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보다 적자 폭이 40%가량 줄었다는 점에서 긍정적 성적표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동안 컬리의 적자가 지속된 탓에 사업구조가 건강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부정적 평가도 많았는데 이런 시각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는 수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출만 보면 김 대표에게 고민거리도 적지 않다.

컬리가 그동안 스타트업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적자 지속에도 불구하고 이를 상쇄하는 높은 매출 성장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시장의 전체 성장률을 크게 앞서는 높은 성장성만을 보고 컬리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컬리 8주년 '#김슬아의선택' 흥행 성공, 매출 정체 따른 고민은 과제로 남아
▲ 김슬아 컬리 대표이사.

그러나 1분기 컬리의 매출은 후퇴했다. 컬리가 1분기에 낸 매출은 5096억 원으로 2022년 1분기보다 0.6% 감소한 것이다. 1분기 이커머스 시장의 거래액 성장률이 7.4%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컬리의 매출 감소는 다소 뼈아픈 결과로 여겨진다.

비록 컬리의 1분기 매출 감소가 큰 편은 아니라는 점에서 외형 확대에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보기는 힘들다. 다만 컬리가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를 이어간다면 앞으로 높은 성장성을 담보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의견이 이커머스 업계 안팎에서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이커머스업계의 한 관계자는 “컬리가 유니콘기업으로 주목받으며 커올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률을 웃도는 성장성을 유지한 덕분인데 1분기 매출만 보면 컬리가 이 강점을 놓쳤다고 볼 구석이 많다”고 말했다.

컬리의 매출 확대는 기업공개를 준비하는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김 대표는 올해 1월 컬리의 기업공개 작업을 중단하면서 언젠가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는 날이 오면 그 때 다시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보인 적이 있다.

투자금융시장의 상황이 나아지면 언제든지 상장에 재도전하겠다는 뜻인데 1분기처럼 외형 성장이 급격히 둔화하는 모양새를 보인다면 투자자들이 컬리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하기 힘들 수 있다.

특히 컬리와 같은 이커머스기업은 당장 눈앞의 수익성보다는 미래 성장성이 얼마나 있느냐를 가지고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수익성을 잡기 위해 외형을 줄였다’는 성적표로는 투자자들을 만족시키기 힘들 수 있다는 뜻이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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