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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에너지솔루션 유럽서 태양광사업 후퇴, 신흥시장 다변화 절실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05-30 16: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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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주 무대인 유럽 태양광 시장에서 고전하며 실적 흐름도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환 HD현대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로서는 북미뿐 아니라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 유럽 외 시장으로 사업을 넓히며 지역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필요성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유럽서 태양광사업 후퇴, 신흥시장 다변화 절실
▲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유럽 태양광시장에서 고전하며 실적 흐름도 당분간 부진할 가능성이 나온다. 그런 만큼 박종환 HD현대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로서는 북미를 비롯해 유럽 외 시장으로 사업을 넓히며 지역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필요성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30일 태양광업계와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유럽 태양광 시장 업황이 당분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태양광 시장에서는 인버터(모듈에서 생산된 직류 전기를 교류 전기로 변환하는 전력변환 장치)와 설치인력 부족으로 태양광 설비의 설치 속도가 모듈 공급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재고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태양광설치의 인허가 절차가 느리게 진행된다는 점도 유럽에서 태양광 모듈 재고가 소진되지 않고 축적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점 때문에 1분기 유럽의 태양광 모듈 가격은 지난해 4분기보다 9%나 하락했다. 1분기는 가뜩이나 태양광 설치의 계절적 비수기인데 시장 여건도 여러모로 좋지 않았던 셈이다. 

유럽 태양광 시장은 중국 태양광업체들과의 경쟁 강도가 높은 곳이기도 하다. 미국 시장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강력한 무역장벽이 기능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유럽 시장에서는 중국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태양광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럽시장 업황 악화는 이 지역을 주 무대로 하는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408억 원, 영업이익 80억 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 추정치 평균(컨센서스)과 비교해 매출은 17.5%, 영업이익은 15.7% 밑도는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평가된다. 유럽시장 매출이 크게 줄어든 탓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1분기에 유럽에서 매출 344억 원을 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08억 원)보다 62%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1분기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유럽 매출 비중은 51.5%로 절반이 넘었는데 올해 1분기에는 24.4%로 축소됐다.

안주원 DS증권 연구원은 “유럽에서 태양광 설치 허가·승인 절차가 3개월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었으나 시장에 반영돼 기존 재고가 모두 해소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올해 유럽과 국내 시장이 녹록하지 않은 만큼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외형과 이익 모두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환 대표로서는 경쟁사인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 부문(한화큐셀)과 대비되는 상황이 다소 아쉬울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시장의 밸류체인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설치→발전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HD현대에너지솔루션과 한화솔루션 모두 셀, 모듈, 설치를 담당하며 큰 틀에서 비슷한 형태의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한화솔루션은 미국 시장 비중이 높은 데다 현지 생산능력도 확보하고 있다. 미국 내 태양광 설치 확대와 더불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세제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기업인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지난해 미국 주거용 태양광모듈 시장에서 24.1%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4년 연속 선두를 지켰다.  

한화솔루션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714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85.1%나 늘었다. 이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부문 영업이익이 2450억 원으로 전체 90%를 넘는다. 이는 미국시장의 호조와 인플레이션감축법 세액공제 예상금액이 반영된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박종환 대표 역시 미국시장 비중을 늘리기 위해 증설을 비롯한 미국 진출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태양광 도입이 크게 늘고 있는 데다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세제혜택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에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데에는 비용뿐 아니라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드는 노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미국 증설에 가장 큰 어려움은 비용보다 공급망관리(SCM) 구축”이라며 “필수 소재인 웨이퍼와 폴리실리콘 등을 중국을 우회해서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HD현대에너지솔루션도 미국에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미국시장 내 매출을 확대시키기 위해 현지 영업 네트워크 확충 및 신규 고객 발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미국뿐 아니라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등 태양광 사업의 신흥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유럽서 태양광사업 후퇴, 신흥시장 다변화 절실
▲ HD현대의 태양광 부문 계열사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아프리카시장에서 첫 수주를 따냈다. 사진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설치된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고출력 태양광 모듈의 모습.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최근 포르투갈 MCA와 22MW 규모의 태양광모듈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아프리카시장에서 첫 일감을 따냈다.
 
이번 계약에 따라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500W급 고출력 모듈 제품을 올해 8월까지 공급하고 MCA는 이를 앙골라 정부가 발주한 바이룬도와 쿠이토 지역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사용한다. 2MW는 앙골라 지역 주민 14만 명의 전력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규모다.

이를 계기로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상반기부터 앙골라에서 진행될 300MW급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의 입찰에도 참여할 계획을 세웠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아프리카 지역은 전세계 태양광 자원의 60%를 가지고 있지만 태양광 발전 용량은 전세계 1% 수준에 머물러 있어 앞으로의 성장가능성이 매우 큰 시장으로 꼽힌다.

박종환 대표는 에너지사업에서 오랜 경험과 테트워크를 활용해 신흥 시장 개척에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2021년 8월 HD현대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올해 주주총회를 통해 연임했다. HD현대에서 현대일렉트릭(현 HD현대일렉트릭) 배전영업부문장, 풍력발전 3개사 대표이사, 한국조선해양(현 HD한국조선해양) 자산기획실장 등을 역임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향후 아프리카의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 태양광발전소에도 고출력, 고품질 제품을 공급해 시장 내 영향력을 넓혀갈 것"이라며 "앙골라, 우즈베키스탄과 같은 신흥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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