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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미국 IRA로 실적 성장 가속, 권영수 북미 시장 '안마당' 만든다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04-11 16: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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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LG에너지솔루션이 2차전지 사업의 성장성을 실적으로 입증하고 있는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효과까지 더해지며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은 2차전지 최대 시장으로 떠오르는 미국을 안마당으로 삼기 위해 더욱 채찍질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LG엔솔 미국 IRA로 실적 성장 가속,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017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권영수</a> 북미 시장 '안마당' 만든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실적 확대 기조를 발판 삼아 2차전지 최대 시장으로 떠오르는 미국을 안마당으로 삼기 위해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배터리업계와 증권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시장의 높은 2차전지 성장률에 힘입어 가파른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효과가 더해지며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8조7471억 원, 영업이익 6332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지난해와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01.4%, 영업이익은 144.6% 늘었다. 

1분기 잠정 영업이익 6332억 원 가운데 1003억 원은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 예상금액이다. 2023년부터 미국 내 배터리 셀과 모듈 생산량에 비례해 주어지는 일정액의 보조금을 반영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실적은 매출 측면에서는 분기 기준 최대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으로는 2021년 2분기(7243억 원) 이후 최대치다. 

다만 2021년 2분기에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받은 영업비밀 침해 합의금 1조 원 가량이 매출에 반영됐던 만큼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사실상 역대 최대치로 분석된다.

이런 실적 호조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공산이 크다. 각국 정부가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하며 2차전지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LG에너지솔루션이 선제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해 놓은 만큼 전기차 시장 성장의 수혜를 누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 언론 등에 따르면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12일(현지 시각) 승용차·소형트럭 탄소배출 규제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이 규제안에 2032년까지 자국 내 판매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채우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 가운데 전기차 비중이 5.8%에 불과했는데 2032년에는 이보다 전기차 신차 판매 비중이 10배 넘게 높아지게 되는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은 지난해 말 기준 200GWh인데 올해 말에는 300GWh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25년에는 580GWh까지 생산능력을 늘릴 예정인데 미국에서만 그 절반가량을 생산한다. 

이와 함께 미국 내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 효과도 매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증권사들은 세액공제 효과를 반영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일제히 상향조정했다. 보수적으로 잡은 대신증권도 LG에너지솔루션의 세액공제 규모가 2023년 8천억 원, 2024년 1조7천억 원, 2025년 3조천억 원으로 3년 합산 5조8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실적이 받쳐주고 있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시장 공략도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미국 내 사업을 더 확대할 필요성이 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세계 1위 셀 제조사로 꼽힌다. 다만 중국 2차전지 시장이 현재로서는 가장 큰 규모인 데다 CATL, BYD 등의 중국 내 점유율이 압도적이라 중국을 포함한 순위에서는 크게 밀리고 있다. 

배터리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2월까지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점유율 13.3%로 3위에 머물렀다. 1위 CATL(33.9%)은 물론 BYD(18.2%)에도 뒤처진 것이다. 

다만 글로벌 2차전지 시장의 진짜 승부는 북미 시장에서 판가름될 것이란 시각이 많다. 북미는 유럽과 중국과 비교해 전기차 보급률이 아직 낮은 상태라 성장 잠재력이 더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게다가 주거지역과 상업지역 사이 거리가 멀어 픽업트럭과 SUV 등 다른 지역보다 큰 차체의 차량 선호도가 높다. 유럽이나 중국과 비교하면 전기차 1대에 쓰이는 배터리 용량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2차전지 셀 제조사가 차량 1대 판매에서 얻는 매출이나 이익 수준도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북미 시장의 성장잠재력은 권영수 부회장이 북미를 글로벌 제1생산거점으로 삼고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배경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이사회에서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7조2천억 원을 투자해 신규 원통형 배터리 공장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원통형 배터리 공장 건설에 4조2천억 원이 투입돼 연간 생산능력 27GWh를 갖추게 된다. 에너지저장장치용 리튬인산철 배터리 공장 건설에는 3조 원이 투입된다. 연간 생산능력은 16GWh다. 

완성차기업들과 협력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권영수 부회장은 3월24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인사말을 통해 “또 핵심 전략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유수의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 함께 230GWh 규모의 합작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1~10월 북미 지역 전기차용 2차전지 시장점유율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18%로 선두 파나소닉(48%)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파나소닉의 북미 시장점유율이 높은 것은 테슬라를 고객사로 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 전기차의 북미 시장점유율 60%가 넘는 만큼 테슬라가 공급받는 2차전지 가운데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파나소닉의 북미 시장 점유율도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테슬라가 미국 시장에 납품하는 전기차에서는 파나소닉의 원통형 배터리 비중이 압도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북미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확대됨과 동시에 여러 완성차기업들의 전기차 생산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LG에너지솔루션의 기회가 그만큼 더 크다는 의미로 여겨지기도 한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폭스바겐, GM, 포드, 스텔란티스, 르노닛산, 현대차, BMW, 혼다, 도요타 등 글로벌 10위권 완성차 기업 가운데 9곳을 고객사로 두고 있을 정도로 납품처를 다변화한 상태다. 파나소닉의 테슬라 의존도가 지난해 기준으로 87%에 이르는 것과 비교해 훨씬 안정적 구조를 갖춘 셈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양해각서(MOU)를 맺은 현대차, 도요타와 합작 프로젝트도 앞두고 있고 테슬라 추가 수주도 예상된다”고 파악했다. 

권 부회장은 북미 시장의 장기 성장성을 염두에 둔 인재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8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토 페어몬트 호텔에서 ‘글로벌 우수인재 채용행사(BTC·Battery Tech Conference)’를 열고 미국 대학·연구소에서 선발된 석·박사 40여 명에 회사의 비전, 각 사업부별 역할 및 직무, 인재 성장 프로그램 등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2026년에 북미 생산능력이 대략 290GWh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LG에너지솔루션만큼 북미에서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곳이 없는 만큼 가동률과 수율이 안정화되는 2025년 무렵에는 북미에서 선도적 위치를 공고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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