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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최태원 정의선 구광모 미국 출장, 국빈방문 선물과 현안 해결 고심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3-04-05 16: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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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그룹 총수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동행해 한미 경제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2023년 경제계 신년 인사회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가운데)과 재계 총수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에 동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 사이 경제 전쟁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데 출장 길에 오른 재벌 총수들은 국빈 방문에 걸맞는 '선물'을 건네면서도 현안 해결을 위해 총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 세부 조항과 관련해 한국 기업의 입장을 직접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 정의선 회장과 구광모 회장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된 이야기를 꺼낼 것으로 보이는데 이미 발표한 현지 투자와 관련한 세부적 실행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최태원, 정의선, 구광모 회장 등 4대그룹 총수가 4월24~28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파견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경제사절단 주요 행사에는 한미 첨단산업 비즈니스포럼, 첨단산업·에너지 분야 성과(MOU) 체결식 등이 있다. 한미 첨단산업 비즈니스 포럼은 전경련과 미국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행사인데 여기에서 반도체, 배터리 등을 포함한 최근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될 수 있다.

특히 미국 반도체지원법(CSA)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국내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안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최태원, 미국에서 반도체지원법 논의할까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최대 관심사는 미국 반도체지원법와 관련한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이다.

미국 상무부는 3월21일 미국 반도체지원법에 따른 투자 보조금을 받으면 향후 10년 동안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세부 규정안을 발표했다. 만약 중국에서 반도체 시설을 ‘실질적으로 확장’하거나 10만 달러 이상의 ‘중대한 거래’를 하면 보조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84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태원</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45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19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구광모</a> 미국 출장, 국빈방문 선물과 현안 해결 고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국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과 관련해 미국 유력인사들과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의 40%를, SK하이닉스는 D램의 40%를 각각 중국 시안과 우시에서 생산하고 있는 만큼 이와 같은 가드레일 조항은 큰 부담이 된다.

더 큰 문제는 각 기업의 ‘영업 기밀’을 미국 정부에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상무부는 기업들이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보조금 신청 절차에서 예상 현금흐름 등 사업의 경제성을 추산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반도체 공장의 웨이퍼 종류별 생산능력, 가동률, 예상 웨이퍼 수율, 생산 첫 해 판매 가격, 이후 연도별 생산량과 판매 가격 증감 등의 영업 기밀을 엑셀 파일 형태로 제출하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세우더라도 보조금 신청은 전면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 모두 반도체 패권을 두고 맞붙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최 회장은 얼마 전 중국 고위급 인사와 만나 반도체 문제와 관련해 논의를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도 중국발전고위급포럼 폐막식 날 리창 중국 총리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국의 반도체 산업과 관련된 이야기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고려하면 이 회장과 최 회장은 미국에서도 중국에서와 비슷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미국에 반도체공장 투자 추가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7월 미국에 후공정 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 건립 등을 위해 15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아직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정부도 기업인들과 함께 국내 기업이 미국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미국 정부와 협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5일 열린 국회 첨단전략산업특별위원회(특위) 전체 회의에서 미국 반도체법과 관련한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자 “기업이 미국 시장을 선점 확보하는 데서 오는 이익과 투자에 따른 리스크에 대해 (고려해)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선 구광모,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엇갈린 희비 

국내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미국행 발길이 가장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3월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3월 기준 역대 최다 판매 실적을 갈아치우는 성과를 냈지만 동시에 아이오닉5와 EV6의 판매량은 감소하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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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020년 6월22일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현대차그룹>

아이오닉5와 EV6는 주로 국내에서 생산된다. 2022년 8월 북미 생산을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시행된 뒤 대당 전기차 보조금 7500달러(약 980만 원, 세액공제) 지급대상에서 제외됐다.

게다가 현대차가 미국에서 처음 양산, 판매하는 순수전기차 ‘제네시스 GV70’도 인플레이션 감축법 세부지침 변경에 따라 보조금을 받기 못하게 됐다. GV70 전기차에는 SK온의 배터리가 들어가는데 중국 SK온 공장에서 배터리 셀이 만들어져 보조금 대상에서 빠지게 된 것이다.

미국 재무부는 4월18일부터 세부지침에 따라 바뀐 보조금 제도를 시행한다. 

정의선 회장은 우선 리스와 렌털 차량 판매와 미국 내 공장 건설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리스와 렌털 전기차에는 조립 지역에 관계없이 보조금이 100% 주어진다.

또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연산 30만 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데 완공 예정일인 2025년보다 일정을 앞당겨 미국 자동차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통큰 투자를 기반으로 미국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미국 정부와 협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도 현대차를 돕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IRA 하위 규정에 우리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됐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한다”며 “향후 의견수렴과 보조금 신청과정 등에서 우리기업의 이익은 극대화하고 애로사항은 최소화하도록 관련 업계와 범정부적으로 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미국을 향한 발걸음이 상대적으로 가벼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8월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제정하면서 '첨단제조기업세액공제(AMPC)'라는 보조금 제도를 마련했다. AMPC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하는 배터리를 비롯해 태양광 등 주요 제품의 미국에서 제조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배터리는 1kwh당 35달러, 배터리모듈은 추가 10달러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지역에 7개의 생산기지를 확보했거나 건설하고 있다.

자체 공장인 미시건 공장을 비롯해 합작법인인 LG·GM 1공장(오하이오)·2공장(테네시)·3공장(미시건), LG·스텔란티스 공장(캐나다 온타리오), LG·혼다 공장(오하이오) 등으로 향후 10년 동안 수조 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애리조나 공장에 7조2천억 원의 대규모 추가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구 회장은 대규모 미국 투자계획을 발표한 만큼 이번 미국 방문 기간에는 세부적인 실행 계획들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공장 대부분이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사라는 점을 고려해도 2025년 기준 지배주주순이익에 반영될 수 있는 AMPC는 약 1조6천억 원으로 추정된다”며 “AMPC 혜택을 완전 배제한 지배주주순이익이 약 3조1천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려 52%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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