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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TSMC 출신 린징청, 삼성전자 파운드리 '제2의 양몽송'일까요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3-03-19 14: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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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경쟁사 고위임원 출신을 영입하는 일은 예민한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반도체나 바이오 등 첨단분야에서는 그야말로 비일비재한 일이기도 하죠.

임원 한 명 직원 한 명이 소중한 재산인 분야라 기업과 정부는 평소에도 막대한 인센티브와 혜택을 줘가며 이직을 막고 퇴사 후에는 법과 비밀유지 각서로 옭아매 기술과 노하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데요.
 
[백브리핑] TSMC 출신 린징청, 삼성전자 파운드리 '제2의 양몽송'일까요
▲ TSMC에서 영입된 린징청(Lin Jing-Cheng) 삼성전자 AVP사업팀 부사장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링크드인 갈무리>

그럼에도 기업들은 한 인재를 얻기 위해 소송은 물론 막대한 배상금 지불도 불사하곤 합니다.

최근 삼성전자는 후공정 기술 개발을 주관할 반도체(DS) 부문 어드밴스드패키징(AVP)사업팀 부사장(Corporate EVP)으로 린징청씨를 영입했습니다. 참고로 린징청을 한국식으로 읽으면 임준성인데요.

린징청 부사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명백합니다. 이른 시일 내에 TSMC과 견줄만한 반도체 조립기술과 공급망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동안 후공정은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식각공정 등 선공정에 딸려오는 부가적 외주작업의 취급을 받아왔는데요. 사실 후공정이라는 이름부터가 덜 중요하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죠.

여기에 협력사와 상생이라는 개념이 희박한 한국의 풍토까지 더해져 후공정 기업이 일류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차단됐습니다. 

그러나 최근 파운드리 업계에서는 식각공정을 미세화해 반도체 성능을 끌어올리는 '스케일링 기법'이 한계에 부딪혔고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후공정, 특히 패키징이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게 되는 시대가 왔습니다. 그런데 한국에는 삼성전자를 도와줄 협력사가 마땅찮은 상황이라고 하죠.

하지만 파운드리사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속도를 내야 하는 삼성전자로서는 실패의 원인을 따질 때가 아닙니다. 지금 당장 자체 후공정 역량을 확보하거나 그러한 역량을 갖춘 협력사를 찾아내야 하는 것이죠. 삼성전자가 TSMC 출신 린징청 부사장을 영입한 이유입니다. 

그는 TSMC에서 1999년부터 2017년까지 18년간 미국 특허만 450개 이상 출원해가며 TSMC의 3차원 패키징 기술의 토대를 마련한 인재라는 평가를 받는데요. 앞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도 정확히 같은 일을 해 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를 구해낼 것으로 기대받는 이가 대만 인재라는 사실은 기시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과거에도 그런 인재가 등장해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구한 적이 있기 때문인데요. 그 사람이 바로 량멍쑹(양몽송)이죠. 삼성전자에 근무할 당시 양몽송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사용해 양몽송으로 더 잘 알려진 대만 엔지니어입니다.

량멍쑹은 과거 TSMC를 비롯한 반도체 업계가 2차원 설계에서 한계에 부딪혀있을때 3차원 핀펫공정으로 진보하는 것을 가능케한 인물인데요.

원 소속인 TSMC 안에서 능력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지녔지만 일각에서는 안하무인의 성격이었다는 말도 돌았다고 합니다. 그 때문인지 2009년 사내정치에서 밀려났고 TSMC를 박차고 나와 삼성전자와 손을 잡은 겁니다. 경업금지약정때문에 처음엔 성균관대학교에서 교수로서 반도체 인재들을 키웠습니다. 

이후 2011년부터는 당시 28나노에서 헤매고 있던 삼성전자 파운드리 경쟁력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삼성전자는 2014년 14나노 경쟁에서는 일시적으로 TSMC를 앞서기도 했는데 이 과정에서 량멍쑹의 공이 컸다는 것입니다.   

현재 량멍쑹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는 2017년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의 반도체기업 SMIC의 미세공정 구축을 이끌고 있다고 합니다. 

량멍쑹을 영입한 뒤인 2019년 중국 SMIC는 14나노급 반도체 양산에 성공했으며 2022년에는 7나노 반도체 소량생산에도 성공했다고 하는데요. 품질 논란이 있긴 하지만 미국의 견제로 네덜란드 ASML의 차세대 노광장비 없이 성과를 냈습니다.

결국 한 명의 천재가 대만과 한국 중국의 반도체 사업을 모두 일으킨 셈이죠.

다시 삼성전자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후공정 분야의 혁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한국은 반도체 선공정에서는 TSMC와 견주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보유했고 후공정의 하나인 테스트분야에서도 주목할 만한 기업들을 키워냈지만 패키징에서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한국의 패키징 역량은 대만은커녕 중국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린징청 부사장이 위기의 시기에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구해낼 수 있을까요? 그가 과거 량멍쑹처럼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도약을 이끌 또 한명의 대만 인재로 이름을 남길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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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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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글쎄요. 중국인이 과연 도와줄까요? 도리어 있는 기술마저 뺏앗기는거는 아닐지   (2023-03-25 09:55:41)

스파이 아니냐?   (2023-03-24 16:03:39)
순금이네
무한경쟁.사람이 답이구나.   (2023-03-24 00:09:06)

만세~~~린징청씨 화이팅입니다!!!   (2023-03-20 11:18:44)